백조가되리 였던 닉네임을 행복충전(1)로 바꾸었습니다. ㅎ
이 글은 제 선배님이 선물로 보내주신 글인데 이곳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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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슬금슬금 다가온다구요...ㅎ
저어기~ 어디선가봉께 울 이쁜님들은 가래떡 야기로 밤을 새우더만 ...ㅎ
지두 가래떡하면 잊지 못할 추억이 있어서 한줄 야기를 써야겠네유.
시내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님들이야 야기꺼리도 별루다 없겠지만...
시골하고두 두메산골 하늘만 빼꼼히 보이는...
좌로부터 뺑둘러 보아도 山 ...우로부터 뺑그르 돌아도 山만 보이는 곳에서 태어난 지 같은 촌넘들이야
계절별로 야기꺼리가 엄청이두 많지유...ㅎ
가래떡...ㅎ...
지가 아주 어릴적엔 가래떡을 방아간(정미소)에서 뺏시유...
그후엔 기름집에서 바톤을 이어 받았구(즉 떡 방아간 아닐런지?)
믿어지지 않겠지만..5학년줄에 서있는 이들은 까마득한 추억으로 아마도 기억들 하실기유.
탕!탕!탕!...하며 돌아가는 발동기 소리가 나락(벼)를 쌀로 탈바꿈 시키는 곳인건 맞지만
설 명절이 다가오면 방아찢기(정미)는 중단하고 발동기에 가래떡 빼는 기계를 연결하여 떡 줄기를 뽑아냈지유.
온 동네 사람들 가래떡을 뽑아야 하니께 몇날 몇일을 했던거 같아유.
부지런한 아줌니들이 이구온 불은쌀(물에 담가서) 소쿠리는 나래비로 줄을 섰고
흰가래떡은 끝을 모르게 자꾸만 밀고나왔고.. 가위든 아자씨는 연신 툭툭 잘라댔지유.
저리가라... 저리가 이눔들아....하고 야단을 쳐도 꼴닥꼴닥 침을 삼키며 꼬맹이들은 다가섰지유
몇번을 야단치던 어른들도 결국에는 가래떡 한자루씩 줄꺼란걸 심리전으로 알고 있엇고.
캬~ 야단 뒤에 얻어먹는 가래떡 맛이 죽여줬거든유..하하하
한쪽에선 기름을 녹인다고 드럼통을 커다란 돌 위에 올려놓고 장작불을 지폇었고...ㅎ
기름통을 불에 데운다고유?...ㅎㅎㅎ
지금에 생각해보면 자살 행위였는데..
그 시절엔 지식도 없었고...목소리크고 잔머리 잘 돌리는 아자씨들이 내뱉으면 그게 곧 방법이었고...ㅋ
아마도, 기름(경유? 벙커시유?)도 질이 엄청 나빳었던거 같아유...
불에 데워진 기름통에 까망 호수를 집어 넣고 입으로 빨아서 작은 통에담아 발동기에 넣어주어야
땅!탕!탕!~ 하고 발동기가 잘 돌아갔는가벼유...ㅎ
머여 그람 내 나이가 들통 나능겨....ㅋ
야단에도 굽히지 않고 얼씬거린 깡덕에 가래떡 몇개 얻어 먹고 배가부른 꼬맹이들은 멀리 가지도 않고 근처에서
놀이를 했지유. 절골(금수봉산 계곡)에서 부턴진 몰라도
시베리아 벌판(갱변)을지나 송아뜰을 달려온 바람은 물댄 논의 얼음위로 썰매를 탔고
어스므레한 골목을 휘감는 칼 바람들은 꼬맹이들에 허름한 누더기 옷을뚫고 뼈속으로 파고 들었지유.
엄청 추웠시유... 왜 그리도 명절때만되면 추운건지?... 수염기른 훈장님도 말씀 안해주셧시유.
먼 야기를 할려구 그렇게도 서론이 찌다라냐구요...ㅎ
불꽃 놀이유...
설 명절 지나고 정월 대보름까지는 쥐불놀이라고 다들 하셧을테지만...
그 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있음 할끼구
내 인생의 첫번째 위기가 아니었을까 생각 되어서 오늘은 가래떡에 얼힌 불덩어리 야기유
지금이야 자알 생긴 외모덕에 이쁜님들한테 사랑을 듬북 받고있지만...ㅠㅠㅠㅠㅠ
그때 0.001초만 늦게 반응을 했더라면 지금 님들을 볼수 있었을까유?....
사람이 살다보면 몇번에 위기가 온다지만... 이넘에 기구한 운명는 몇번을 넘겨야 끝이 날런지?...ㅎ
땅거미가 살포시 내려 앉아 나무가 귀신처럼 보일락말락 할때쯤 동무와 둘이 방아간 앞을 지나갔드랬지요.
그때 였어유.. 지금으로 말하면 불꽃 놀이지유...아주 큰 불꽃 놀이.....ㅋ
뻥!~뻥!~ 하는 소리와 함께 집채만한 불덩어리가 휘익~하며 하늘을 날았지유
나란히 걷던 내 칭구와 나를 향해서 선물 보따리나 되는냥....
뻥!~~하는 굉음은 내 생전 처음 들어보는 큰 소리였고 천둥보다도 더 큰 소리였어요.
집채만한 불꽃? 아니지 불덩어리는 까아만 천지를 대낯처럼 환하게 비추며 달려왔고
앗!...하는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본능적으로 땅바닥으로 다이빙을한 나는 순간 정신을 놓았구
나를 지나친 불덩어리는 내옆의 칭구한테 찰싹 달라붙었지요.
동시에 넘어졋지만 아마도 내가 조금 빨랐던거 갔아유.
나이 든 내 고향님들은 아~ 그 야기구나하고 고갤 끄떡이시는 님들도 있을끼유.
원치않는 불 덩어리는 내 칭구한테도 붙었고 나머진 돌담벽에 붙어 밤을 밝혔지유.
갑작스런 선물에 놀란 내 칭구는 순간 미친소처럼 변해갔고
땅바닥에 납작 업드린 나한텐 죽음이란 순간의 공포를 몰고왔었지요.
아주 짧은 순간에.. 아니 눈 깜박할 사이에 일어난 엄청난 사건에 떡방아간 주변에 몰려있던 어른들과 아이들의
비명은 적막한 밤하늘로 메아리쳤고 미친소가 되어버린 내 칭구에 절규에 가까운 울음소리와 이리저리 뛰는
발자국소리는 지축을 흔들었지요.
아주머니들의 어떻게해~ 어떻케~하는 대책없는 안타까운 절규와 미친소를 뒤따르는 아저씨들의 발자국소리가
마치 전쟁터의 말굽소리 같았지유.
누구신지?
지금껏 생각해봐도 알지못했지만...
땅바닥에 업드려 꼼작 못하는 나를 어느 아저씨가 이르켜 세웠고 내 얼굴하고 몸을보며 "괜찮니"... 괜찮아...
하시고는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 생각되셧는지 나를 뒤로하고 불붙은 칭구를 향해 달려가셨어유.
순간 정신을 차린 나도 자석에 끌려가듯 그 아저씨를 따라 달렸지유.
불 붙은 칭구는 골목을 내달려 고랑에 하얀눈이 희긋히긋 보이는 어두운 밭길로 내 달렸고
울퉁 불퉁한 발고랑에 결국은 넘어졌지유
뒤 따라간 어른들은 가마니로 그 칭구를 덥어놓고 밭 고랑에 모여있는 눈을 모아 불을 껐지유.
모여든 어르신들은 갑작스런 결과에 어쩔줄 몰라 우왕자왕 하셧고
한참의 시간과 각자의 고뇌에찬 대처방법이 합의가 이뤄졋는지 칭구에 아버지는
뜨겁다고 앙앙 울며 난리를 치는 동무를 이불에 싸서 시내 병원에 간다며 어두운 산길로 향했지유.
무식과 안일이 빚어낸 인재...재앙 이었어유...
6.25 사변때도 피난골이라 한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무사했다는데...
아마도 내고향 역사 이래 최고의 재앙이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그럼 저는 어찌 되었느냐구요...ㅋ
그러네요.
제 예기 쬐끔만하고 그 칭구 안부 묻고 마무리 해야 겠네요.
공포에 질려 고개를 푹숙이고 집엘가니 할머니께서 놀라신 모습으로 등잔불을 가져와 이리저리 비춰보며
나에 상태를 확인 하셧지유.
앞 뒤로 둘러보신 할머니는 저를 꼬옥 않아주시며 하늘을 보고 뭐라 말씀 하셧어유....
"아이구 신령님 고맙습니다"...신령님 고맙습니다.. 하날님 고맙습니다.. 칠성님 고맙습니다...부처님 고맙습니다...ㅎ
다음날! 이른 아침에 마당을 깨끗히 쓸으신후 황토흙을 파오셔서 싸리문 옆이며 집 모퉁이 마다 한 웅큼씩 씩 놓으셧고
그 귀한 쌀을 한말이나 물에 담그셧지요.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가자 할머니는 부억의 가마솥위에 시루단지를 올려 놓고 아궁이엔 장작불을 피우셧지유.
서산으로부터 땅거미가 내려오자 할머니는 시루떡을 장독대에 올려놓고.. 촛불을 켜 놓으셧고
특별한 때만 입으시는 흰옷으로 갈아 입으시곤 손을 비비셧지유...ㅎ
비나이다. 비나이다...신령님께 비나이다....다음은 먼 말로 빌으셧는지 잘 기억이나질 않아서...ㅋ
집채만한 불 덩어리였어두...
자알생긴?(여기는 특별히 강조하는겨유) 얼굴에 흠집내기가 미안해선지 귀옆을 지나며 머리와 눈섭만을 끄을려 놓았대유..ㅋ
잽싼 나에 운동신경이 님들과 인연을 맺어보라구 재앙으로부터 피할수 있었던건지......ㅠㅠㅠ
아니쥐...아녀..ㅎ...신령님.. 부처님.. 하날님.. 칠성님... 보살핌이쥬....
그때 불 선물에 머리카락이 놀라고 끄을려져서 지금에 앞 이마가 쬐께.. 아주 쬐끔.. 넓은겨유...ㅎ
불을 등에 매달고 내달린 칭구는 내 어린시절을 같이한 옆집 1년 선배였구요
몇일후 장에 가시는 할머니를 따라가서본 그 칭구는 온몸이 화상을 입어서 차마 눈을 뜨고 볼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화독을 뺀다고 소주를 병채 부어가며 하얀 거즈로 온몸을 닥아내면 그 칭구에 얼굴은...... 비명은.......
지금도 그 때의 악몽과 그 칭구를 생각하면 소름이........ㅋ
지금은 어데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있는지?
슬슬 다가서는 설 명절에 가래떡이 풍습이지만
저는 그 이후론 떡 방아간에 갈일이 생기면.. 배가 아프다고...머리가 어떻다고...ㅎ 갖은 핑계를 다 댓지유...
그래도 가래떡은 좋아해유.
화로불에 구어먹는 가래떡의 그 맛이...호호불며 재를 털던 향수가....
내 할머니의 뭉클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네요.
가래떡 뽑으신님들 저 한테도 쬠만 보내주심 안될까유...ㅎㅎㅎ
[ 끝을 모르게 이어져 나오는 따끈 따근한 가래떡 ]
[ 가래떡을 만드느라 분주한 시골 떡방아간 ]
[ 떡시루를 만드는 시골아줌마 ]
[ 떡시루에서 김이 모락 모락 ]
[ 떡시루가 빨리 익히라고 구멍을 내는 아줌마 ]
[ 가래떡을 만드는 방아간주인 ]
[ 먹음직 스런 가래떡 ]
[ 풍요로운 가래떡 ]
[ 꿀꺽~ 가래떡 ]
[ 어린시절 향수가 젖어 있는 가래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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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 우리 행복충전님의 가래떡 추억은 참..... 단숨에 달려 읽어 내려 왔네요~~~ㅎㅎㅎ 그래도 가래떡은 맛나지요~. 설 잘 쇠시고 항상 건강 하세요. 여기 부천은 또 눈 내리고 있네요. 감사 합니다.
예,,, 이 가래떡은 제 가래떡이 아니구만유...ㅎㅎㅎ 아주 오래전 시골집에 있었던 한분의 실화추억입니다. 명절 잘 보네세요.
맞아요~~~ㅎㅎㅎ. 설날 이네요. 떡국 많이 드셨는지요~~~.
나눠 먹느냐고 조금 먹었구만유...ㅎ 행복한 한해되세요~
백조가되리님 , 오랜만입니다 , 아참 , 행복충전(1)님 , 가래떡 추억 잘 듣고 갑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안녕하셨지요. 제가 너무 오랫만에 인사를 드렸나요. 너무 좋은글을 혼자 보기가 아까워 이리로 모셔왔습니다. ㅎ 행복한 명절되세요. ㅎ
그 맛나는 떡이 하필가래떡
ㅎ 보기만해도 많있게 생겼쥬... 염색약 잘쓰고 있습니다... ㅎ 즐거운명절 되세요
가래떡 참기름 발라 먹으면 넘 맛있어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주 빛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래떡 하셨나요. 지는 이번에 얻어먹고 마는디유! ㅎ
아뇨 ㅎㅎ 저는 그냥 좋아해요
저거 썰어서 쫀득쫀득한 떡국을 무으모 끝내주는디 모질게도 묵고 저버요
떡집에 제가 배달 부탁드렷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서유! ㅎ
가래덕 손 아프게 썰던 기억이나네여.. 썰고 남은건 그담날에 연탄불에 구워서 먹구여,,,아련한 추억입니다.
ㅎㅎㅎ 추억으로 간직하지 마시고 오늘이라도 한번해보시지요 ㅎ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되세요.
금마을님 명절 잘 보내셨지요... 나눠드릴테니 많이 드시고 가세요 ㅎ
가랫떡을 보니 만사가 다 풍성합니다. 만복으로 충만하소서!
우전님도 풍성한 명절 맞으셨지요.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마나다 대박맞으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