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시티는 원래 부지 주인이었던 건국대학교의 꿈을 담은 상징물이자 미래를 여는 열쇠이기도 하다. 당초 쓸모 없이 방치돼 있던 유휴지를 개발해 명문사학 도약의 견인차로 삼겠다는 야심찬 구상이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시티는 2만 5,200여 평의 부지 위에 연건평 20만여 평 규모의 주거 및 상업시설을 세우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다. 주상복합아파트 1,310세대는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신세계 이마트와 11개의 영화관 등을 포함한 상가 역시 이에 맞춰 문을 열었다.
여기에 초특급 시니어타운(노인유료요양시설)을 지향하는 ‘더 클래식 500’과 롯데백화점이 들어설 건물이 내년에 준공되면 스타시티는 마침내 제 모습을 드러낸다.
건국대 법인은 스타시티 개발로 막대한 수익을 확보하게 됐다. 우선 연건평 총 20만평 가운데 절반의 지분을 포스코건설에 매각함으로써 이미 3,200여 억원을 벌어들였다. 또 나머지 10만평은 직접 보유하면서 상가, 백화점, 시니어타운 등으로 임대사업을 펼칠 예정이어서 매년 300억원 안팎의 임대 수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스타시티 프로젝트의 성공은 곧바로 건국대 발전의 토대로 직결되고 있다. 건국대 법인이 개발 수익의 대부분을 학교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는 건국대 법인의 교육부문(학교 및 부속병원) 전출액을 스타시티 개발사업 이전과 이후 기간으로 나눠 비교해 보면 단적으로 드러난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건국대 법인의 교육부문 전출액은 연 평균 17억여원에 불과했지만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연 평균 378억여원에 달했다. 스타시티 개발 덕분에 법인의 학교재정 지원 규모가 무려 22배나 늘어난 것이다.
실제 교육환경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살펴보면 스타시티 개발 사업의 파급 효과가 더욱 실감난다. 우선 시설투자 측면에서 보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22개의 건물이 신축 또는 증축됐다. 교육시설의 연면적이 불과 6년 동안 9만 9,674평에서 16만 7,129평으로 68%나 늘어난 것.
단순히 양적 팽창만 한 게 아니라 질적 개선도 크게 이뤄졌다. 축구장, 야구장 등을 갖춘 최첨단 스포츠과학타운(경기 이천)이나 세계 수준에 버금가는 연구환경을 확보한 의생명과학연구동 등이 그런 사례다.
시설 투자 외에도 법인의 전폭적 재정지원 덕분에 우수 교원도 대거 신규 채용했다. 2000년 605명이었던 전체 교원 숫자는 2006년에는 931명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교원 확보율은 50%대에서 78.8%로 상승했다.
건국대 재단의 ‘스타시티 대박’은 다른 사립대 재단들로부터도 수익사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 많은 사립대 재단 관계자들이 직접 스타시티를 견학하거나 건국대 재단 측에 사업전략 등을 문의해 오기도 한다. 서울의 모 사립대는 건국대 사례를 벤치마킹해 지방캠퍼스 개발사업 계획을 잡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스타시티가 건국대 수익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국내 대학법인 최초의 우유업체와 육제품업체라는 명성을 가진 건국유업과 건국햄은 40여 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오랫동안 건국대 수익사업의 간판 구실을 해왔다.
두 회사는 각자 사업을 펼쳐오다가 지난해 3월 축산제품 생산 및 판매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통합을 하고 건국유업ㆍ건국햄으로 새출발했다.
건국유업ㆍ건국햄은 2010년까지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을 꿈꾸며 현재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기존의 유제품 및 햄ㆍ식육제품 사업 외에 부가가치가 높은 건강식품사업과 외식사업을 추가해 4대 핵심사업으로 진용을 재편했다.
특히 외식사업 분야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퓨전 레스토랑 ‘레스티오’ 매장을 크게 확대해 프랜차이즈 형태로 발전시킨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유제품, 육제품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훨씬 커진다는 계산이다.
건국대 법인은 이밖에도 건국대병원에서 옛 민중병원 사이 능동로 구간의 부지 6,000여 평을 판매ㆍ영업, 문화ㆍ집회, 교육연구ㆍ복지 시설 등 3개 블록으로 복합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1단계로 건국대병원 바로 옆 1,700여 평 부지에 판매ㆍ영업시설 사업을 진행 중이며 나머지 2개 블록 개발계획도 조만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건국대 법인의 희망대로 능동로 개발사업까지 완료되면 기존 스타시티와 더불어 조화를 이루는 명실상부한 ‘건국 타운’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시티로 꽃피운 건국대의 수익사업이 학교를 얼마나 변모시켜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타시티 프로젝트는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의 강한 결단력과 추진력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많다. 학교 설립자인 고 유석창 박사의 맏며느리인 김 이사장은 2001년 취임 이후 건국AMC라는 부동산개발 수익사업체부터 설립했다. 법인이 보유한 부동산을 개발해 장기적인 학교발전 재원을 마련하자는 구상에 따른 결정이었다. 김 이사장은 이 중차대한 임무를 맡기기 위해 당시 삼성물산 건설부문 기술연구소장(상무)으로 승승장구하던 오중근 동문(건축공학과 졸업)에게 전화를 했다. “삼성이라는 국내 최대기업에서 ‘별’을 달고 있는데 제 발로 그만둘 사람은 극히 드물 겁니다. 하지만 이사장님의 부름을 받았을 때 별로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건국인으로서 모교 발전에 주춧돌이 되자는 생각에 사심 없이 결단을 내렸죠.” 오중근 건국AMC 부사장의 회고다. 그는 삼성물산 시절 초고층빌딩과 골프장 시공에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그런 터에 스타시티 프로젝트는 자신이 직접 시드머니 조성에서부터 설계, 디자인까지 개발사업의 전 과정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의 기회이기도 했다. 오 부사장은 스타시티를 모든 사람이 감탄할 수 있는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수시로 해외 출장을 나가 선진국 건설시장의 첨단기술과 트렌드를 접목하는 한편 자신만의 안목으로 최적의 시공을 이끌어냈다. 그는 내년에 준공되는 시니어타운 ‘더 클래식 500’이 스타시티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최초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췄다는 자부심도 내비쳤다. 또 다른 이유로는 ‘더 클래식 500’이 스타시티 임대사업의 한 축으로서 건국대의 미래를 여는 초석이기 때문이다. “이사장님과 뜻이 잘 맞아 사업을 진행하면서 재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 구성원들이 스타시티 사업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보내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건국대의 긍지이자 미래라는 점을 모두가 인정해주기 때문에 큰 보람도 느끼고 있어요.” 오 부사장은 스타시티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모교의 강단에도 설 예정이다. 지난 3월 건축대학 전임교수로 이미 발령을 받아 놓았다. 그는 “스타시티 개발 경험이 후배들을 위한 훌륭하고도 생생한 교재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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