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피캇(Magnificat)
이 기도문은 구세주 예수를 낳으리라는 천사 가브리엘의 예고를 받은 마리아가 예수를 잉태한 몸으로 엘리사벳을 방문하였을 때 그녀의 축복의 말에 응답하면서 부른 찬미 기도이다(루카 1,46-55). 마니피캇이라고(Magnificat)도 한다. 마리아의 노래는 과거에 이스라엘 안에서 보여 준 하느님의 위업을 제시하는 가운데 그 분의 약속이 반드시 성취될 것임을 보증해 준다. 이러한 의미에서 ‘종말론적 찬가’라 할 수 있는데, 신약성서에서 가장 아름다운 찬가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역사
성모의 노래는 4세기의 라틴어역 성서에서 'Magnificat anima mea Dominum'('내 영혼이 주를 찬송하니')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첫 글자를 따서 마니피캇이라고 오랫동안 불렸다. 6세기 성 베네딕토(St. Benedictus, 480~547) 때부터 서방교회에서 저녁기도의 찬미가로 사용되었다. 특히 장엄 저녁기도에는 특별한 후렴과 함께 제단에 분향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보여준다. 동방교회에서는 큰 축일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기도 때 불린다. 성모의 노래는 많은 작곡가들에게 좋은 소재로 제공되어 왔다. 마르틴 루터는 마니피캇 주석에서 마리아를 진정한 그리스도의 겸손과 하느님 경외심의 표본으로 찬미하고 있다. 몇몇 교부들이 성모의 노래가 성모 마리아의 노래라기보다는 엘리사벳의 노래라는 주장을 하였기 때문에 그 기원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1912년에 개최된 교황청 성서위원회는 성모의 노래가 성모 마리아의 노래임을 천명하였다.
구성
이 노래의 전반부는 성모 마리아의 개인적인 찬가로, 후반부는 유다인들이 하느님의 구원을 찬미하는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 마리아의 노래는 단순하면서도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이 노래는 무엇보다 구약성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구약성서를 직접 인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와 연관짓기도 한다. 특히 ‘그분이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55절)에서 저자가 이 노래를 구약과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있음이 명료하게 나타난다. 또 이 노래 안에는 구약의 기도문들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찬가의 내용들이 등장한다. 그 내용은 주로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역사(役事)하심에 대한 것이다. 하느님이 이같이 배고픈 이들을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에 그분은 찬미받는다. 오로지 그분만이 찬미의 대상이 된다. 첫째 소절인 ‘내 영혼이 주님을 기리고’와 ‘내 영이 내 구원자 하느님을 반겨 신명났거니’는 병행 구절로 상호 보완해 가면서 서로를 해석해 주고 있다. 이 소절의 강조점은 ‘기리다, 찬송하다’라는 동사에 있으며 찬미의 주체는 마리아이고 찬미의 대상은 주님인 하느님이다.
‘주님 나의 구원자, 권능을 떨치는 분, 거룩한 이름을 지니신 분’(46~51절)이란 표현 안에서 그리스도인이 이해하는 하느님의 모습이 종합되고 있다. 마리아가 찬양하는 하느님은 한마디로 ‘구원의 하느님’이다. 그분은 결코 저 멀리 떨어져 사는 분이 아니라 인간에게로 향하는 분이다.
라틴어 원문
Magnificat anima mea Dominum,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Et exsultavit spiritus meus in Deo salutari meo,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quia respexit humilitatem ancillae suae;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ecce enim ex hoc beatam me dicent omnes generationes,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quia fecit mihi magna qui potens est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et sanctum nomen eius;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et misericordia eius a progenie in progenies timentibus eum.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Fecit potentiam in brachio suo;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dispersit superbos mente cordis sui.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Deposuit potentes de sede, et exaltavit humiles.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Esurientes implevit bonis, et divites dimisit inanes.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Suscepit Israel puerum suum, recordatus misericordiae suae,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sicut locutus est ad patres nostros, Abraham et semini eius in saecula.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참고문헌
“마리아의 노래”, 『한국가톨릭대사전』, 한국교회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