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부터 배우고 익혀도 늘 헷갈리는 낱말이 있다. '조용히, 깨끗이'도 그 가운데 하나일게다. 어찌씨(부사)에 붙는 '-히'와 '-이'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하다'를 붙여서 말이 되면, '-히'이고, 안되면 그냥 '-이'로 쓰면 된다고도 하지만, '깨끗이'는 예외다.
'깨끗하다'이기 때문에 '깨끗히'라고 미루어 생각하면 안된다. '깨끗이'가 맞으니까. 발음은 물론 '깨끄치'가 아니라 [깨끄시]가 맞다. '깊숙이'도 마찬가지다. '깊숙히[깁수키]'가 아니라 '깊숙이[깁수기]'가 맞다는 얘기다.
가수 강산에씨의 노래 '넌 할 수 있어'가 좋은 보기로 등장했다. 음반과 초기 공연에서는 [깨끄치]라고 발음했지만, 부산국제영화제 특집 '새미기픈믈'에선 [깨끄시]라고 바르게 소리냈으니까. 우리말나들이에 좋은 소재를 제공하기 위해서 그런 것은아니겠지만, 어찌되었건 강산에씨는 '틀린말 바로 잡는 건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걸 확실 하게 보여준 셈이다. 틀린말 바로 잡는 일, 남에게 미룰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노래제목 '넌 할 수 있어'처럼 '우리도 할 수 있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