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들어오는 길목, 우리집 베란다에 농장을 만들어보자.
직접 기른 쌈채소에 삼겹살 구이로 황사 걱정 안녕~~
화사한 꽃을 볼 때마다 또는 뉴스에서 먹거리로 장난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누구나 직접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행동에 옮기려면 막막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우리집 어디에서 키워야할지? 물은 얼마나 줘야할지? 무엇을 키우면 좋을지? 걱정만 한가득이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으려고 한쪽에 치워둔 아이스박스나 딸기 먹고 남은 스티로폼 박스… 하다못해 이빨 빠진 넓은 접시만 있어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집 근처 마트에서 천원짜리 씨앗만 구매하면 1주일안에 내가 직접 기른 채소를 식탁위에 올릴 수 있는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ㅇ 보는 기쁨, 기르는 재미, 먹는 즐거움, 실내 습도 조절까지~ 베란다 텃밭 즐기기
봄을 맞아 몸속에서 꿈틀대는 경작 본능이 느껴진다면? 가까운 텃밭이나 주말농장으로 나들이할 여유가 없다면?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것이 바로 베란다 텃밭이다. 좁은 공간이지만 베란다는 꾸미기에 따라 훌륭한 텃밭으로 변신할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가 채소를 키우기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다니는 것이 번거로운 주말농장이나 옥상텃밭에 비해 문만 열면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조량은 부족하지만 비나 눈과 같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채소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흙을 밟는 경우가 별로 없는 도시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자연교육의 장을 열어줄 수 있다. 편식하던 아이들도 자기가 키운 채소라면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먹게 된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주고 수확의 기쁨을 가르쳐주는데는 베란다 텃밭만한 것이 없다.
베란다 농사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베란다에 텃밭을 만드는 것이다. 나무 상자를 이용해 화단을 만들어도 좋고, 간단하게 스티로폼 상자를 여러 개 붙여 놔도 된다. 동네 슈퍼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스티로폼 상자는 가벼워 이용하기에 편리하고 자원 재활용의 의미도 크다. 상자 텃밭은 물빠짐이 중요하므로 적당히 구멍을 낸 상자 맨 밑에 자갈을 깔고 그 위로 마사토나 모래를 올린 다음 본흙을 덮는다. 흙에 섞는 거름은 완전 발효된 것을 써야 냄새와 벌레가 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밭의 깊이는 최소 30㎝는 돼야 작물이 뿌리를 잘 내린다.
베란다는 바람과 햇살이 들어오는 남향받이 창문이 있으면 충분하다. 상자를 배치할 때는 철재 앵글이나 선반을 이용해 층을 나누면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물의 채광량을 높이기에 좋다. 봄에는 기온과 습도가 적당해, 베란다에서도 대부분의 쌈채류 재배가 가능하다. 생육이 왕성하지는 않지만 방울토마토·오이 등 열매채소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 다만 자연 조건이 아닌 까닭에 발아와 육묘가 쉽지 않으므로 종자보다는 모종을 사다 옮겨 심는 것이 좋다.
베란다 텃밭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대파에 도전해보자.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대파의 윗부분은 요리에 넣어 먹고 남은 흰 밑동을 뿌리째 흙에 꽂아두기만하면 며칠만에 밑동에서 새순이 나와 일주일이면 수확해서 먹을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두세 번은 족히 수확할 수 있는 미나리도 초보에게 추전할만한 채소다. 씨앗부터 심어서 키운다면 근대나 청경채처럼 잎이 빳빳한 쌈채소 종류가 좋고 묘종을 사다가 심는다면 상추나 고추와 같은 채소가 시작하기에 좋다. 모종을 심은 후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물주기다. 물은 충분히 줘야 하지만, 상추류는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잎이 연약해진다. 상자의 흙 상태를 잘 살펴 겉흙이 말랐다 싶을 때 오전 중에 한번 흠뻑 주도록 한다.
*4월에 심으면 좋은 채소 놓치지 마세요~
종류 |
파종시기 |
수확시기 및 특징 |
상추 |
4월 중순 |
모종으로 심으면 15일 만에 수확 가능 당도가 높고 즙이 많은 ‘로메인 상추’추천 |
열무 |
4월 하순 |
파종 후 20~30일만에 수확가능 재배할 때 부직포를 씌워 벌레를 막아주는 것이 중요 |
아욱 |
4월 하순 |
씨앗 파종 후 40일만에 수확 가능하고 20일 후에 재수확 가능 |
적겨자채 |
4월 하순 |
약간 매운 맛이 나지만 잎이 부드러워 최근 각광을 받음 |
경수채 |
4월 하순 |
파종 후 30일만에 수확 가능 저온이나 고온에 상관없이 잘 자라는 것이 특징 |
ㅇ 집안에서 파릇파릇 새싹채소 기르기
새싹채소 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 영양이 풍부하고, 씨앗과 물로만 재배할 수 있는 데다 6~8일 만에 먹을 수 있어 부담없이 키울 만하다. 무·배추·상추·유채·쑥갓·브로콜리·양배추·들깨 등 대부분의 채소 씨앗이 새싹채소로 가능하다. 흙이 필요 없고 깨끗한 물만 주면 되기 때문에 집에서도 쉽게 기를 수 있다. 최근 새싹재배기까지 등장했지만, 돈들일 필요 없이 큰 접시나 그릇을 이용해도 충분하다. 접시에 수건이나 키친타월을 깔고 씨앗을 뿌린 뒤 물이 마르지 않도록 하루 두세번 물을 뿌려주면 일주일 안에 싱싱한 새싹채소를 맛볼 수 있다. 어둡게 해주면 더 잘 자란다. 밀·보리·메밀싹도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싹 역시 기르는 방법은 같다. 밀싹은 우리밀을 싹 틔워 10㎝ 정도 자랐을 때 즙을 내 마신다. 보리싹은 무쳐먹거나 된장국에 넣으면 좋다. 메밀싹은 새싹채소로 키운 것과 어두운 곳에서 콩나물처럼 키운 것 두 종류가 있는데, 둘 다 샐러드·비빔밥용으로 훌륭하다.
- 새삭채소 키우는 방법 배워보기
① 새싹채소 씨앗, 스티로폼 등 평평한 그릇, 거즈를 준비한다.
② 스티로폼에 거즈를 올린 후 거즈가 젖을 정도로 물을 뿌려준다.
③ 촉촉한 거즈위에 씨앗이 겹치지 않게 잘 펼친 다음 물을 자작하게 붓는다. 수시로 물을 분무해 촉촉하게 유지한다. 싹이 나기 전까지 신문지나 비닐을 덮어주면 좋다.
④ 1~2일 지나면 거즈 위로 싹이 올라오고, 아래로는 뿌리가 내린다. 이때도 역시 하루에 두세 번 물을 갈아주고, 수시로 물을 스프레이로 뿌려 잎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1주일 후 5~10㎝ 정도 자라면 손으로 뽑거나 가위로 잘라낸 다음 뿌리와 씨앗 껍질을 제거 한 후 물에 씻어 먹는다. 비빔밥이나 샐러드, 월남쌈 등에 활용한다.
- 새싹채소 키울 때 알아두면 좋은 Tip
① 씨앗 구입 시 <새싹채소용 씨앗> 또는 <무소독종자>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씨앗은 인터넷쇼핑몰이나 다이소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② 포장연월일을 확인한다. 포장된 지 오래된 것은 발아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③ 새싹 전용 재배기가 있지만 1회용 종이컵과 스티로폼, 페트병, 요플레병 등 재활용 용기를 이용하면 경제적이다.
ㅇ 소중한 텃밭을 더욱 건강하게~ 집에서 비료 만들어 쓰기.
집에서 만든 텃밭에 채소를 키우다보면 해충의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땅, 햇볕, 물의 힘만으로 채소를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집에서 키우는 채소에 화학비료를 주기에는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우리 가족이 먹을 음식이니만큼 조금 귀찮더라도 직접 비료를 만들어서 사용해보자. 집에서 만드는 비료에 필요한 재료는 달걀껍질이다. 달걀에는 칼슘성분과 석회질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있는데 채소에 칼슘성분이 부족할 경우 성장장애가 생기거나 병충해에 약해지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텃밭을 만들고 6개월이 지나면 흙에 있는 기름기가 빠져나가는데 이 때 달걀껍질 비료를 이용해 기름기를 보충해주면 좋다. 달걀껍질 비료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달걀껍질 안에 있는 하얀막을 제거하고 햇볕에 바짝 말린 다음 절구나 믹서기를 이용하여 달걀껍질을 잘게 부셔주면 끝이다. 일반적으로 화학비료는 채소 가까이 뿌려주면 비료의 성분이 강해서 채소에 영향을 주지만 달걀껍질 비료는 그런 걱정없이 채소 옆에 솔솔 뿌려주기만하면 된다. 집에서 원두커피를 내려 먹고 남은 원두 찌꺼기도 훌륭한 비료가 된다. 원두 찌꺼지를 잘 말려 흙 위에 뿌려주면 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잘 말리는 것이다. 젖은 상태로 사용하게되면 썩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ㅇ 씨앗부터 배양토, 비료까지 한방에 올킬~ 유명화훼단지를 찾아보자.
여기저기 물어보고 텃밭 가꾸는 정보 검색도 귀찮다면 화분, 씨앗, 묘종, 비료, 배양토 등을 한방에 구입할 수 있는 화훼단지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요즘에는 텃밭조성을 위한 물품 구입과 함께 가벼운 가족나들이도 즐길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화사한 색상의 화초를 구경하면서 기념사진도 찍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채소 모종을 보면 베란다 크기는 잊은채 양손가득 모종을 구매할지도 모른다. 씨앗이나 모종을 구경하며 가격을 문의하면 친절한 점원이 심는 방법부터 물주는 방법, 수확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주니 메모할 종이와 펜도 잊지 말고 가져가자.
- 품질을 따진다면 <양재동 화훼공판장>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화훼시장이다. 각종 꽃은 물론 동양란·서양란·관엽식물·선인장 등 다양한 종류의 화초와 관련 용품을 취급하는 400여 점포가 입점해 있다. 공영도매시장인 만큼 가격이 센 대신 품질이 확실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오후 7시(생화매장은 오전 3시∼오후 3시)이며, 일요일은 문 닫는 곳이 많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서 성남 방면 버스를 타면 세정거장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문의 ☎ 02-579-8100)
- 시골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면 <고양화훼단지>
고양화훼단지는 농장을 겸한 1,400여개의 점포가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과 주교동을 따라 기다란 ‘꽃벨트’를 형성한 곳이다. 한적하고 공기가 맑은데다, 도매상이 없어 가족끼리 삼삼오오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문을 열고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내려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문의 ☎ 031-962-0161)
ㅇ 방황하는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보다 화분을 선물하자.
요즘 주말농장이다 베란다 텃밭이다 해서 채소 가꾸기가 인기다. 그래서인지 많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도 각자의 이름이 적힌 화분이나 텃밭을 가꾼다. 아이들은 흙에 씨앗을 넣고, 새싹에 물을 주면서 먹을거리의 소중함과 노동의 보람을 배운다. 각자의 이름이 적힌 화분을 창가에 두고 가꾸면 보기에도 아름답고 나아가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직접 기른 채소를 친구들과 나누어먹으면 나눔의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아이들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텃밭을 가꾸다보면 작은 씨앗 하나에서 생명이 움트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도 쑥쑥 자랄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