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를 보기란 이번 수업을 계기로 처음인듯 하다.
한편 한편을 보면서 어떤 영화는 너무도 아쉽게 또 어떤 영화는 유쾌하게 끝나며 5편의 영화가 이어져나갔다.
그 중에서도 유쾌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그 영화가 랑데뷰이다.
이 랑데뷰라는 영화를 보면서 '아, 저럴때 있지....!!!' 하고 심하게 공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랑데뷰는 은주라는 한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주인공의 하루 일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느 화창한 날 은주는 무료한 듯 있다가 밖을 나간다.
그렇지만 뭐 특별한 계획도 없고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듯 보인다.
게다가 집에 들어가기는 싫고 혼자 있기도 싫은 듯 주위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지만 모두들 선약이 있는지 은주는 결국 혼자 남게 된다.
그러다 그녀는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하지만 남자친구는 그녀와 만나기가 싫은건지 아니면 그냥 집 밖을 나가기가 싫은건지 그녀를 만나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혼자 쇼핑을 하고 혼자서 길거리를 돌아다닌다. 그러다 결국 집에 들어와선 남자친구에게 만나자고 전화하고 떼를 쓰며 울음까지 터뜨리게 된다.
이런 은주의 행동들을 보고는 어떤 이는 할 일 없으면 그냥 집에 들어가서 쉴 것이지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자신도 이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충분히 그런 말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은주뿐만 아니라 돌이켜보면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은주처럼은 아니더라도 그냥 날씨 좋은 어느 날 특별히 뭔가 하고 싶은 것도 없지만 집에 일찍 들어가기 싫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경험은 누구든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주는 보통 사람들이 한번은 느껴봤음직한 모습을 나타내 주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그 누군가가 아무는 아닌듯 하다.
은주가 같은 과 남자친구인 듯 보이는 안경끼고 약간은 통통해 보이는 남자친구를 만나 색다른 모임에도 나가보고 그 친구와 손금도 보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지만 그다지 은주의 마음에 썩 들어보이지는 안는 듯 보였다.
특별히 인간관계가 너무 좋아 주위에 사람들이 들끓는다면 모를 일이지만 까탈스러운 성격이라면 더욱 약속잡기는 힘들어질 것이다.
까탈스러워 보이진 않지만 결국 은주는 다시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게 된다.
은주는 남자친구에게 계속 전화를 해서 결국 남자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듯 하다.
물론 남자친구를 만나는 장면도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대사도 나오지는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 은주가 웃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단지 이런 결말은 내가 바라는 바 인지도 모른다.
유쾌하게 이 영화의 마지막을 끝내고 싶어한 그리고 내가 이런 상황에 이입시켜 보게 되어 이런 해피엔딩으로 끝내고 싶어한 나의 바램이 작용한 듯 하다.
'영화의 결말은 관객이 결정하는 것이니까'라는 지극히 나의 주관에 따라서 이다.
사소한 듯 보이는 일상이 특별한 영화로 태어날 수 있고 이렇듯 많은 이에게 공감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다시금 놀랍고 영화 제작에 힘쓰시는 분들에게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이 30분도 채 안되는 영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할 수 있게끔 기회를 만들어주신 남태우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