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작품 세계를 고집하며, 남들은 컴퓨터로 쓰는 글을 아직도 원고지에 친필로 쓰는 소설가 구보.
선배 기영이 편집장으로 있는 작은 출판사에 자신의 소설 출간 여부를 결정지으러 부푼 마음으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서지만,
세상은 그의 소설(순수문학) 출간보다는 자서전에 더 힘을 기울이지요.
구보는 허탈한 마음으로 거리를 배회하면서 다양한 지인들을 우연 또는 필연적으로 만납니다.
그때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태에 발맞추지 못하고 느끼는 소외감, 무력감 같은 것들이 그를 더욱 위축시킵니다.
마지막에 만난 오랜 친구 연출가의 이야기를 듣고
(천 만원을 모아 작품을 올리느라 준비 중인 그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생각에 기쁘다는)
그는 문득...
희망을 갖습니다.
자신이 아주 오래 전 썼던 단편에 쓴 '설레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익숙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되새기며.
이 장면에서 저는 저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새로운 글을 쓸 때마다 설레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하고,
익숙해지지 않아야 하는데 너무 타성에 젖어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
* 서울 거리를 흑백으로 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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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1934년 8월 1일부터 9월 19일까지 《조선중앙일보》에 32회 연재한 후 1938년 문장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이 작품은 소설가 구보가 서울 거리를 배회하면서 거리에서 만난 도시 풍경과 사람, 사물, 사건들에 대해 반응하며, 변화하는 내면 의식을 그려내고 있다.
구보는 집을 나와 동대문행 전차를 탄다. 경성역 삼등 대합실로 이동한 구보는 온정을 찾을 수 없는 냉랭한 눈길들을 보고 슬픔을 느끼고, 다방에서 만난 친구가 돈 때문에 매일 살인과 강도, 방화범에 대한 기사를 써야 한다는 사실에 애달파한다. 다방을 나온 구보는 동경 유학 시절 옛 사랑을 떠올린다. 여급이 있는 종로 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며 세상 사람들을 정신병자로 간주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구보는 자신보다 어머니의 행복을 생각하면서 이제는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생활을 하리라는 다짐을 하며 집으로 향한다.
첫댓글 엇. 이거 보고 싶네요!
어디서 해요?
넷플릭스에 있어요^^
@바람숲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