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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생태계, 세계를 지키다 ⑧
인천시 깃대종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엔 무수한 동식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공존한다. 새가 없으면 해충이, 최상위 포식자가 없으면 초식동물이 크게 늘어난다. 먹이사슬이 붕괴돼 생태 교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 인천시는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만들어가자는 ‘탄소중립’을 정부 목표보다 5년 앞당겨 선언한 탄소중립 선도도시다. <굿모닝인천>이 2023년 세계를 지키는 인천 생태계를 탐구한다. 저어새, 금개구리, 점박이물범, 흰발농게, 대청부채. 여덟 번째 생태 탐험으로 ‘인천시 깃대종’ 5형제를 만난다.
인천시, ‘제51회 지구의 날’ 맞아
인천 상징 ‘깃대종’ 5종 선정
저어새, 금개구리, 점박이물범, 흰발농게, 대청부채. 우리 인천시는 ‘제51회 지구의 날’(2021년 4월 22일)을 맞아 인천을 상징하는 깃대종 5종을 선정했다. 깃대종은 1993년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이 제안, 지역 생태계를 대표해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생물종으로 생태적·지리적·사회적·문화적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우리 시는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5종의 깃대종을 선정하면서 ‘생태 가치 자원 발굴’과 ‘지속 가능한 환경도시’로서의 위상을 알렸다.
이후 인천 깃대종을 보호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지난해 우리 시는 ‘인천 깃대종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 개발 운영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시민 가운데서 선발해 깃대종 교육과 홍보,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깃대종 서포터즈’를 운영했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깃대종 생태 교실’을 열어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심어 주었다. ‘깃대종 생태 관광 투어’를 통해 남동유수지(저어새), 인천대공원(금개구리), 대청·백령도(대청부채, 점박이물범), 영종도 씨사이드파크(흰발농게)를 돌아보며 깃대종을 관찰하는 시간도 가졌다.
▲ 송도 갯골의 저어새
▲ 대청·백령도의 대청부채
저어새, 금개구리, 점박이물범, 흰발농게,
대청부채 등 인천의 깃대종
■ 저어새
흰색 깃털을 가졌으며, 주름진 주걱 모양의 긴 부리를 가진 새이다. 몸길이는 60~78.5cm로 번식기엔 노란색 가슴 띠와 머리 뒤 긴 갈기(장식깃)가 생긴다. 주요 번식지는 남동유수지, 남동구 수하암, 강화도 각시바위 등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전 세계 4,800여 마리 중 80%가 인천에서 번식한다. 저어새의 고향이 인천인 것이다.
▲ 저어새
■ 금개구리
등에 두 줄의 금색 띠가 있다. 몸길이는 3.5~6cm로 암컷이 수컷에 비해 몸집이 2~3배 크다. 강화군 송해면, 계양구 서운동에서 발견되며 저지대의 논, 농수로, 배수로, 물웅덩이, 습지, 저수지의 수초가 무성한 곳에서 서식한다. 4월에 겨울잠에서 깨어나 5월부터 7월까지 알에서 깬 장소에서 살아간다.
▲ 금개구리
■ 점박이물범
몸길이 1.4~1.7m, 몸무게 82~123kg인 동물이다. 회색이나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과 흰색 점무늬가 있다. 짧은 주둥이를 가졌으며, 몸 전체가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다. 1년에 한 차례 이상 털갈이를 하며 방수와 보온 기능을 유지한다. 명태와 청어 같은 어류가 주식이며, 오징어 같은 연체동물과 플랑크톤도 잘 먹는다. 전 세계 개체수 1,500여 마리 중 백령도 하늬해변 등에 300~40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한다.
▲ 점박이물범
■ 흰발농게
갑각의 길이는 약 0.9cm이며 너비는 약 1.4cm이다. 수컷의 집게다리 한쪽이 다른 한쪽에 비해 커서 만화 ‘주먹대장’처럼도 보인다. 큰 집게다리가 흰색이어서 흰발농게로 불린다. 갯벌의 모래가 섞인 진흙질 바닥에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살아간다. 영종도 갯벌이 전국 최대 서식지로 200만 개체가 확인되고 있다.
▲ 흰발농게
■ 대청부채
납작한 칼처럼 생긴 녹색 잎이 줄기 아래쪽으로 6~8장 마주 보고 달리며 부챗살처럼 벌어진다. 꽃은 7~8월경에 피며 오후에 피었다가 다음 날 아침 스러지는 게 특징이다. 꽃은 분홍빛이 감도는 보라색으로 화려해 보인다. 여러해살이풀로 비옥하고 햇빛이 잘 드는 해안가 지역에서 피어난다. 옹진군 대청도에서 많이 발견돼 인천 ‘대청’이라는 고유 명칭을 쓴다.
▲ 대청부채
인천시, 깃대종 보호와
확산 로드맵 추진
우리 인천시는 깃대종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 중이다.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홍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인천지하철 1호선 동막역에 ‘인천 깃대종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부기역명을 ‘저어새 생태학습관’으로 정해 음원 방송을 하는 중이다.
홍보 부스는 포토존으로 조성했으며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시는 앞으로도 깃대종 보호와 홍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인천대공원의 금개구리
환경 칼럼
인천시 깃대종 보호, 이제 시작이다.
노형래 환경 칼럼니스트
인천시 깃대종 보호 정책의 윤곽이 서서히 잡히고 있다.
인천 지역 환경·교육 기관도 시민들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홍보 프로그램을 펼치는 등 깃대종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3년 8월 17일 오후 3시쯤 옹진군 대청도 미아해변.
10대 학생부터 카메라를 든 70대까지 인천시민 20여 명이 10여 그루의 대청부채를 관찰한다.
▲ 대청 부채
“우아~~ 너무 신기합니다. 어떻게 오후 3시에 딱 맞춰 꽃망울을 터트리는지 정말 생물시계입니다.”
“줄기는 범부채처럼 생겼고, 꽃은 부챗살 모양의 붓꽃 같아요.”
대청부채를 처음 본 시민들은 4시간 동안 배를 타고 온 피곤함을 잊은 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이들은 인천시가 마련한 ‘인천시 깃대종 대청부채 따라 떠나는 대청도 생태 기행’에 참가한 인천시민들이다.
인천시는 2023년 잔점박이물범, 대청부채, 금개구리, 흰발농게, 저어새 등 시 깃대종 보호와 홍보를 위해 이론과 현장 탐방을 결합한 ‘깃대종 생태 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학생과 시민을 위한 교육과 홍보를 위해 5대 깃대종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저어새 시민 교육과 홍보는 동막역 인근 남동유수지에 자리한 저어새생태학습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저어새 전문 모니터링은 물론 시민들과 함께하는 저어새 환영, 생일, 환송 잔치 등 저어새 생애주기별 행사를 펼치고 있다.
백령도에서 서식하는 잔점박이물범 보호와 시민 홍보는 백령도 현지에서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이 나서서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논 습지, 갯벌 등 서식지 파괴로 신음하고 있는 흰발농게와 금개구리는 인천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이 진행 중이다.
인천시 깃대종 보호에 기업도 발 벗고 나섰다.
포스코인터내서널은 지역 환경단체와 손잡고 3,900만 원을 들여 저어새생태학습관(저어새), 연희공원자연마당(금개구리), 영종도 송산공원(흰발농게), 대청항(대청부채), 용기포항(점박이물범)에 깃대종 해설 안내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해설 안내판에는 시민들이 깃대종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깃대종 정의, 보호를 위한 유의 사항, 홍보 영상으로 연결되는 QR코드 등이 들어간다.
인천시, 지역사회, 기업 등이 인천시 깃대종 홍보에 여념이 없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점박이물범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늦어지고 있으며, 흰발농게 서식지도 끊임없는 갯벌 매립으로 사라지고 있다. 신도시 개발로 논 습지가 파괴돼 금개구리도 살 곳을 잃고 있다.
대청부채 서식지는 백령도, 대청도의 절벽 지대 등 서식지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멸종을 막기 위한 보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인천시와 지역사회, 기업, 인천시민의 노력으로 5대 깃대종이 지구상에서 멸종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노형래 / 글로벌에코투어연구소 대표, 해양문화교육협동조합 이사장, <바다 그리고 섬을 품다> 저자
원고출처 : 굿모닝인천 웹진 https://www.incheon.go.kr/goodmorning/index
글 김진국 굿모닝인천 편집장│사진 홍승훈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