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역에서,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출구를 잘못 나왔더니,
여기까지 오는데 10분이 소요되었고...
예전에는,
가장 높은 건물이 청량리 역이었으나,
지금은 빌딩숲에 가려서,
역을 찾는 것도 어렵고...
암튼,
이른 아침에,
몇몇 사람이 모여서,
해장국을 먹으러 갑니다.
양평까지,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가는데...
멀리 보이는 용문산이,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고...
비 소식이 있었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용문역으로 갑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해장국집은,
폐업으로 인해 흉측한 모습으로...
대안으로 찾아간 곳은,
원조 양평 해장국이라 하는데...
1만 원 치고는,
맛도 없을 뿐 아니라,
양도 너무 빈약하기만...
한 그릇에 만 원짜리 해장국보다,
2개에 3천 원짜리 옥수수가,
훨씬 맛있었고...
암튼,
용문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용문산행 버스를 기다려 봅니다.
예전에는,
여기가 5일장이 있었는데,
문득 그때의 기억이... ㅎㅎ
버스를 타고,
20분 남짓 달려서,
드디어 용문사 일주문에 도착을...
그동안,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여길 오지 못했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용문산을 찾게 돼서 너무 좋았고... ㅎㅎ
일행과 함께,
일주문을 지나서,
용문사 은행나무를 찾아갑니다.
국립공원도 아니고,
특별한 문화재도 없는데,
그동안 입장료를 지불하고 여길 왔다는 것이,
많이 억울했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활보하면서,
산을 찾을 수 있어 너무 좋았고... ㅎㅎ
이 나무가,
용문산 은행나무인데...
제일 나이가 많은 나무는 아니고,
등치가 제일 큰 나무입니다.
나이는 약 1,100살 정도 되는데,
10손가락 이내에 들지도 못한다고...
절을 지나고,
용문산으로 들어가는데...
계곡은,
수량이 많고,
시원한 냉기가 돌아서 좋았는데...
한 가지 단점은,
습도가 너무 높아서,
땀이 비오 듯하고...
등산로는,
시작과 동시에,
가파른 구간이 계속되는데...
물은,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데,
땀은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암튼,
시원한 계곡에서,
청량한 물소리 들어가며 올라갑니다.
비가 많이 온다고 했는데,
아직은 구름도 없고,
기온은 선선해서,
산행하기 최적의 상태이고...
한 가지 단점은,
심한 오르막은 없지만,
자갈로 된 등산로를,
끊임없이 올라야 한다는 것...
드디어,
마당바위에 도착했는데...
바위에는,
이미 산객들이 자릴 잡았고...
우리도,
이쯤에서 술 한잔 걸치고,
바로 하산을 했어야 했는데...
바위 사이로,
어지럽게 이어진 등산로는,
산객들을 힘들게 하지만...
그럼에도,
산을 찾는 사람들은,
한발 두발 올라가네요.
참고로,
산은 높은데,
등산로는 짧아서,
대부분 이런 길이고...
다 좋은데,
무릎이 조금씩 아파오고...
왜냐하면,
등산로가 이모양이라,
발을 비틀면서 오르다 보니,
무릎에 나쁜 영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서 올라 가는데,
안개가 자꾸만 밀려들고...
물 한 모금 마시고,
주변을 둘러보니,
산수국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여러 꽃 중에,
유독 푸른 녀석이 있어,
사진으로 담아 봤는데...
이런 꽃이라면,
화단이나 정원에 심어도 좋을 듯...
에고고....
안개가 점점 짙어가니,
한숨이 절로 나오고...
더구나,
하루 전 야간 산행으로 인해,
피로도 덜 가신 상태라서,
곡소리가 유난히 많이 나오네요. ㅎㅎ
일행이,
바로 뒤에 있는 데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심하고...
아직,
절반도 못 올랐는데,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지고...
결코 녹록지 않는 코스를,
헉헉거리며 올라갑니다.
그냥 소나무인데,
안개가 도와주니,
좀 있어 보이고... ㅎㅎ
산에 구름이 많다는 것은,
평소에 보지 못한 풍경이라서,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 드는데...
오늘도,
나무 하나,
바위 하나도,
구름과 함께하니 모두가 새롭고...
정상이 멀지 않았는데,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그래서,
올라서야 할 바위를 오르지 못하고,
대신에 그 바위만 찍어 봤고...
암튼,
구름이 모든 걸 가려버린 세상에서,
무언가 찾아보려 헛된 노력을... ㅠ.ㅠ
정상은,
아직도 멀었다고,
은행나무 잎이 말해주고...
어쩌면,
이쯤에서 정리를 하고,
산행을 마무리하는 것이,
현명했을 수도...
왜냐하면,
여기부터 한 시간 남짓은,
고통, 고난 이런 것 보다,
당황스러운 상황이....
바람이 거세지면서,
산을 감싸고 있던 구름이 물러가고...
구름이 없으니,
산세가 보이나 싶었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소리가,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즉,
머지않아서,
거센 비바람이 몰아칠 예정인데...
아니나 다를까,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은,
거의 폭우 수준으로 내리고...
우산을 펼쳤으나,
바람에 날리는 빗줄기는,
우산으로 감당이 안되고...
더구나,
우르릉 꽝꽝 거리는 천둥은,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등산로는 비좁고,
비는 억수로 쏟아지고,
바위틈에 몸을 감추려 해 보는데...
바위를 등지고 있으니,
바람을 막아 주는 것 만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한여름 소나기는,
잠시만 피하면 되는데,
소나기가 그칠 기미는 보이질 않고...
시진을 보면,
떨어지는 빗줄기가,
샤워장 수도꼭지처럼 보이는데...
이런 빗속을 뚫고서,
정상으로 향하는 사람이 있고...
암튼,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젖은 상태로 올라가는 사람 뒤를 따랐고...
이게 뭐라고,
천둥과 안개와 비바람을 뚫고서...
아직도 하늘은 울어 대는데,
여기 와야 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고...
암튼,
이유도 모른 채,
정상을 가야 해서 여기에...
아무도 없는 정상은,
용문산 표지석만 외롭게...
천둥이 아닌,
벼락이 내리칠까 봐,
1분도 머무르지 못했고...
사실,
벼락보다는,
휘몰아치는 비바람으로 인해,
너무 추워서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고...
정상 바로 아래에,
조그만 정자를 찾았습니다.
평소에는,
저기를 차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었으나...
오늘은,
아무도 없는 공간을,
내 맘대로... ㅎㅎ
일행과,
조촐한 술자리를...
휘몰아치는 빗줄기는,
정자 내부까지 들어 오지만...
먹어야 하기에,
아니,
살기 위해 먹어야만 했고... ㅎㅎ
식사를 마치고,
산을 내려가는데...
휘몰아치던 폭우는,
잠시 소강상태로...
아니,
이후로는 그런 비는 없었지만,
등산로는 비로 인해 질퍽하기만...
정상에서도 보이지 않던,
용문산 철탑들은,
하나 둘 눈에 들어오고...
이제는,
산을 내려가서,
못다 한 점심을 먹으며,
이번 산행의 무용담을 즐기려 하는데...
시간 내에,
산행이 마무리될지 의문이고...
역시,
여름 소나기는,
피하는 것이 상책인가 봅니다.
불과 30분 전에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으나,
비가 그치고 구름이 물러가니,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암튼,
장군봉에서 바라본 풍경은,
언제 비가 왔냐는 듯한 모습이고...
나무사이로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는,
양평 백운산입니다.
지난여름에,
저 산을 찾았을 때도,
엄청난 소나기와 함께 했는데...
난,
용문산과 인연은,
소나기로 시작해서,
소나기로 마무리되는 듯...
용문산에서,
양평까지 이어지는 종주 코스는,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지는데...
사람의 발길이 적어서 그런지,
등산로는 잡목이 무성하고...
덕분에,
숲을 즐기는 기분으로,
하산 중이고...
장군봉을 지나고,
양평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가는 코스를,
조금 어려운(??) 곳으로...
어렵다기보다는,
사람의 왕래가 없을 뿐 아니라,
지도에도 없는 등산로를 따라서 하산키로...
혹시,
등산로가 보이나요??
사나사 계곡으로 가는 길은,
간간이 보이는 안내용 리본을 따라서,
험한 구간을 내려가야 합니다.
길의 흔적도 없고,
경사도 가파르다 보니,
사람보다는 동물들의 흔적만...
산을,
제법 많이 내려왔는데,
아직도 사람의 흔적은 없고...
내려오는 등산로는,
간혹 멧돼지의 흔적과,
다람쥐가 뛰노는 모습뿐이지만...
호젓한 산행을 하고 싶다면,
이곳은 최고의 공간이었고...
커다란 고목나무에는,
엄청 커다란 버섯이 자라고...
이름을 찾으려고 한참을 고생했으나,
덕다리버섯과 닮았다는 것을 빼고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중요한 것은,
버섯이 아니라,
물이 질질 새고 있는,
내 등산화라는 점...
흠뻑 젖은 등산복이,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말라가나 싶은데...
안갯속을 걸으니,
다시 젖은 상태로 돌아가고...
젖어버린 옷보다는,
비에 젖은 바위들은,
너무나 미끄럽기만...
능선 구간을 지나고,
계곡과 합류하는 구간에 도착하니,
시원한 물소리가 너무 경쾌하기만...
계곡에 물은,
시원함을 지나,
너무 차가웠고...
암튼,
계곡에서,
시원하게 세수도 하고,
물도 한 모금 마셨고...
사람의 왕래가 없으니,
등산로의 안내표시도 이런 모습으로...
나무에 매달린 안내판은,
내용도 부실할 뿐만 아니라,
방향도 틀린 쪽을 가리키고 있고...
그래도,
이런 것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술이 있는 곳으로...
계곡 구간은,
3Km 남짓 되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수량도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시원하기까지...
그리고,
간간이 나타나는 조그만 소들은,
물놀이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고...
이곳은,
폭포라고 했는데...
시간이 오래돼서,
이름이 가물가물 하고...
어째튼,
수심도 엄청 깊고 수량도 많지만,
물이 떨어지는 높이는 수심만도 못했고..... ㅎㅎ
사나사 절이 가까워지고,
등산로는 임도의 모습으로 바뀌고...
임도라 해도,
사람이 없으니,
여기저기에 움푹 파인 곳과,
흙이 쓸려가고 임도의 형체만 남았고...
그래도,
등산로보다는,
훨씬 쉬운 구간이었고...
임도가 시작되는 곳부터는,
등산로의 잡초도 말끔하게 제거했을 뿐 아니라,
이런 그네까지 만들어 놨고...
그네는,
타는 사람은 없고,
바람에 홀로 흔들거리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런 장소에서 물놀이도 하고 낮잠도 즐긴다면,
올여름 무더위는 걱정이 없을 듯...
드디어,
계곡도 마무리되고...
이제는,
사나사 절을 지나고 나서,
양평 읍내에 있는 술집으로 가면 되는데...
술집을 가기 전에,
친구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이렇게 당혹스러운 이정표는,
어디에도 없을 듯...
왼쪽도 용문산과 백운봉이고,
오른쪽도 백운봉과 용문산이라면,
초행인 산객들은 어쩌라는 말인지...
암튼,
이것도 이정표라고 해 놓은 것을 보고,
조금은 화가 나서...
여기는,
사나사라는 조그만 절입니다.
면적은 결코 적지 않는데,
건물이나 규모는 조그만 암자처럼 보이고...
이제는,
친구들이 노는 곳을 찾아가서,
안부를 전하고 나는 술집으로... ㅎㅎㅎ
절에서,
친구들이 물놀이하고 있는 곳까지는,
10분 남짓이면 되는데...
날씨는,
언제 비가 왔고,
언제 천둥이 으르렁 거렸냐는 듯하고...
암튼,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부지런히 걸었는데...
하나, 둘, 셋,
잔을 세어보니,
9명이 한자리에...
나도,
저기에 끼고 싶었는데,
늦어서 그러지 못했고...
어째튼,
얼굴이라도 봐서,
너무 좋았고...
친구들과 헤어지고,
3시 50분경에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머피의 법칙이 적용 됐는지,
오후 3시 차가 떠나고 나면,
저녁 7시 20분에 차가 온다고...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서,
술이 있는 양평으로...
얼큰한 해장국과,
시원한 소주는,
정답입니다.
젖은 옷 갈아입고,
푸짐하게 즐기는 해장국은,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고...
얼큰하게 취한 상태로,
노곤 한 몸을 이끌고,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고...
==========================
먼 곳에서 만난 친구들은,
너무나 반가웠지만...
함께 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한 마음만...
다음에는,
산에서 함께하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