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선생님 헌정산행 참석기
2019. 11. 2 -3.(첫째 주말)
감기.. 왜이리 독하나?
모처럼 목감기 때문에 밤새 잠을 설쳤다. 미친다.
간질간질한게 목구멍 저 밑에서 미치도록 아리하게 괴롭히다가 곧 굵다란 기침으로
표현키 힘든 고통을 동반한체 터진다.
한두번이면 참아내겠는데 계속, 간헐적으로 터지니 잠을 잘 수 있겠는가?
참다참다 결국 목마른놈이 우물판다고
토요일 아침 늦게 이비인후과를 찾아 나선다. 아침일찍 안가고 왜 늦게 갔는가하면
병원에 가기싫어하는 성격에 어느 정도는 참아보려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니 얼마나 괴로웠겠는가!
한산할 것으로 예상했던 집앞의 변두리 이비인후과 문을 열어보는 순간...
옴마야? 문놈의 사람이 이래 많노?
그러고보니 내가 아픈 사람들을 접하지 않아 그렇지 주변에 아픈 사람들은 항상 넘쳐난다는 진실을 잊고 있었다.
오늘은 의미있는 날이다.
부산 준희선생님 헌정산행 행사가 있는 날인데
홀대모 외 전국에서 활동하는 산에 대해 난다긴다하는 엄청난 산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다.
그 자리에 초대되는 것도 큰 영광이겠지?
실제 나는 자격도 모자라는 왕초보자일뿐.
대산형님과 지맥님 제안으로 어떡하다 참가하게 되었다.
혹시 조금이라도 산을 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준희선생님께서 만들어 붙이신 정상입간판을 많이 봤으리라
1대간 9정맥 168지맥 줄기 봉우리 봉우리 위에 어김없이 준희선생님 봉우리 안내 간판이 떡하니 놓여있다.
물론 그 대간 정맥 지맥줄기 중 이름있는 산에는 정상석이 들어섰을 터이고, 정상석 들어선 봉우리를 제외한 곳에는
산을 타는 사람들이 어느 곳인지 잘 알 수가 없으니
길잡이도 해 주고, 그 봉우리를 알릴 이정표 역할도 담당할 수 있게
준희선생님께서 직접 달아 놓으신 것이다.
전국의 그 많은 모든 산줄기를...
실제 상상키 힘든 엄정난 업적이 아닐수 없다.
산꾼들 사이에서 최고로 쳐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강 간단히 언급해봤다.
병원갔다가 주사 한방 맞고 대산형님 만나 대구에서 같이 출발한다.
산이조치요 식구인 도요새(이근진)형님과 강일형님을 평사휴게소에서 만나 조우한뒤
행사장에 도착하니 한적한 농원에는 이미 산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참석인원이 140여명에 이른다 한다.(부산 국제신문에는 이날 행사참석인원이 150명으로 기재되어 있다.)
대단한 인맥.
뭐든 사람이 이끌어간다.
사람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결국은 그란 사람이 모여 큰 힘을 이루는 것 아닌가~
진짜 배울점이 많다.
신산경표 만드신 박성태 선배님의 마음을 울리는 축하말씀도 마음에 와 닿았고
긴 내용속에서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의 헌정시와 헌정 인사말씀도 끝없이 이어진다.
이 모든 인맥들을 하나하나 다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최근 건강이 나빠져 이번 헌정행사를 준비했다고 하는데 준희선생님은 감격해서 울먹이신다.
뭔가 찡~하다.
앞으로도 모든 것을 잘 이겨내시고, 즐겁고 넉넉한 마음으로 산에서 여유를 찾아가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무려 140여명이 한곳에 몰려서 저녁을 같이 먹으려니 좁은 행사장안은 난리가 났다 .
그래도 산꾼들 답게 단합해서 즐거이 저녁을 마치고
밤늦게까지 삼삼오오 둘러앉아 지나온 산행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물론 산 얘기에 술이 빠지면 쓰나?
안주는 별것 없이 귤 하나 얹어 놓더라도 단연 술자리의 최고 안주는 바로 산에 대한 얘기 그 자체다.
엄청난 분들...
일반인들이 보면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분들. 우리는 이들을 산꾼이라 표한다.
자전거 들고 백대명산 다 정복하고 백두대간, 9정맥을 최근 완주한 산두님도 만나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평소 무척이나 궁금했던 비실이부부님. (저는 그렇게 연배가 높으신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
경남지역의 산새들의합창(매번 힘든 산줄기에 높은 곳에 위치한 노오란 시그널 주인공 분들)
배방장님을 위시한 J3, 무한도전, 태달사, 감마로드, DMZ, 신산경표 등등 동호회원들과 제주도에서 오신 돌바람님....
그리고 백두대간을 18번씩이나 완주하신 정병훈님 부부...
뭐 생각하기도 어려운 엄청난 경력을 지닌 분들이 어울리는 자리를 상상해보라.
상상 그 이상이다!
목 아픈 것도 잊고 즐거운 시간 보낸다.
이 모든게 어느 한분의 힘으로 모여질 수 있었다는게 진짜로 놀라울 일이 아닐수 없다.
중요한 부분은 바로 사람을 모으는 힘. 흡인력 그 힘이 중요한 것이다.
예전에 힘든 산길을 따라 가다보면 수없이 부딪히는 국제신문 노란 시그널을 우리는 기억한다.
국제신문 산행대장을 10년 넘게 해오셨다는 것도 이자리를 빌어 알게되었다.
그말은 결국 국제신문 시그널을 통해 산줄기를 내신 장본인이 선생님이셨다는 말이되겠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겠다....
모처럼 산얘기로 밤세워 얘기를 나누니 시간이 그렇게 빠를수가 없다.
1층 거실에는 무한도전 팀들과 J3 팀들이 뭉쳐지고
2층 거실에는 우리 산이조치요 식구들과 부산의 산새들의 합창 팀들과 같이 어울려졌다.
특히 '오빠'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선배님과는 시그널도 교환하고 인사를 했다.
닉네임이 너무 우스워서 젊은 분인가 생각했더니 55년생이라 하셨다. 허걱?
예전에는 시그널을 직접 만들어 붙이고 혼자만 다니셨다 하시며 반갑다고 술을 자꾸 권해주시며
손으로 만들어놓은 마지막 남은 빠알간 시그널 한장을 내게 기념으로 주셨다.
술이 많이 취한거 같아 선배님 주무시는 텐트까지 바래다 드렸는데 그 다음날 아무것도 모르시더라는...ㅎㅎ
그렇게 그렇게 밤세워 재미난 산행얘기를 주고 받고..
우째 나도 모르게 기절하다시피 잠이 들었나 보다.
기억도 안난다. 인간적이잖은가~ㅎㅎ
그렇게 잠깐 눈붙였다가 일어나니 5시쯤?
다들 부지런하다.
깜깜한 새벽인데 강일형과 도요새형은 일어나서 채비를 갖추고 밖으로 나간다.
'기상은 6시인데...' 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다 또 자분다.
조금 자다가 6시 알람이 울려 눈떠보니
나혼자 널찍하게 자고 있고 대산형님만 저 구석에서 머리방향을 반대로 하고 몸을 세워 주무시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잠버릇 그렇게 거칠지도 않은데 나중에 말씀 들어보니 내가 몸부림을 엄청 쳤다고 한다.
실제 믿기지 않지만... -_-';;
대산형님한테 쳐들어가서 자꾸 덮치려(?) 했다고 하지 않나, 강일형님 자리를 침범, 빼앗아 잤다고 하던데..
가만 생각해보니.....
2층 거실 마루바닥이 판넬 전기가 들어와 열선이 통과하는 따뜻한 부분과 그렇지못한 써늘한 부분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난 싸늘한 부분에 잤기에 따뜻한 부분으로 찾아다녔는 것이 아닐까? 본능적으로!!
이자릴 빌어 다시한번 미안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ㅋㅋ
근데 강일형은 왜 그렇게 일찍 나갔을까?
(나중에 알고보니 모닝 담배한대 피우고 오셨단다 ㅋㅋ)
생쌀같이 씹히는 아침을 간단히 먹고 정족산을 오른다.
정족산이 식겁하겠다.
전국에 내놓으라 하는 산꾼들이 이렇게 우르르 자기에게 달려올줄 어찌 알았겠는가~!
낙동정맥 줄기에 놓인 정족산(700.1m)
예전에 한번인가 오른적이 있는 산인데 그렇게 큰 감동은 받지 못한 평범한 산이다.
별로 이름도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스타가 되었네?
정족산 출세했다. ㅎㅎ
조금 오른 것 같은데 4키로가 금방 끝나버린다.
1시간 만에 정족산 정상을 탈환하고 다시 여유롭게 내려온다. 뭐든 氣가 중요한것 아니겠는가~
다같이 내려와 비빔밥 점심을 먹고, 그렇게 1박2일의 헌정산행 행사는 막을 내린다.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신 준희선생님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반가운 분들과 일일이 악수로 인사하고 내려왔다.
이 모든 준비를 해주신 홀대모 에이원 방장님 이하 운영위원 여러분께 수고많으셨다고 후배 인사올리며
참석해주신 모든 산꾼님들께도 반가웠고, 앞으로도 산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하자며 감사말씀 올립니다.
한국 전통산줄기 개념인 백두대간. 정맥. 지맥의 길잡이 역할을 해오신 등산계의 큰 거장인
준희선생님 앞날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빌며
우리 모두 큰 선배님을 본받아 일희일비하지 않고 산을 닮아가기를...
知足不辱 知止不殆
왼쪽부터 강일형, 도요새형, 준희선생님, 대산형님, 본인....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