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다니 마리아처럼(요12:1-8)
갈등
1. 예수님이 유월절 6일 전에 나사로가 사는 베다니 마을에 오셨습니다.(1절) 주님은 이때부터 6일 후에 유월절 어린양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죽으셨어요. 나사로는 얼마 전 죽었다가 나흘 만에 주님께서 다시 살리시는 경험을 하였어요. 이미 죽어서 나흘이나 되어 냄새가 나는 상태에서 나사로를 주님께서 살리셨습니다. 무덤에 있는 나사로를 향해서 주님이, 나사로야 나오라! 부활 때 모습을 주님이 미리 보여주셨어요. 주님이 나사로를 살린 때부터, 유대 종교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모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본문 앞장인 요한복음 11장에 잘 나와요. 참 기가 막힌 역사 이야기에요.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고통당하는 온갖 질병에서 낫게 하시고 각종 포로된 삶-억눌린 것으로부터 해방과 자유를 주셨어요. 주님의 언행은 인류사에서 다시 볼 수 없는 감동적인 모습을 3년의 공생애 동안 매일 매일 보여주셨어요. 안타깝게도 유대 종교인들은 주님을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었어요. 주님은 이런 악인들이 우글거리는 예루살렘에서 숙박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루살렘 동편 골짜기를 건너 2-3km 떨어진 베다니 마을로 가셨습니다. 주님이 오시자 나사로 가정이 주님을 위하여 잔치를 준비했습니다. 죽었던 동생을 주님께서 살리셨으니, 그러지 않아도 대접하기를 즐거워하는 나사로 누이 마르다가 얼마나 마음을 다하여 잔치를 준비했겠습니까?
2. 나사로와 마르다, 마리아 3남매가 예수님과 잔치를 할 때 각각 어떻게 있었는지 볼까요? 2절, 마르다는 일을 하고 나사로는 예수와 함께 앉은 자 중에 있었습니다. 마르다는 이 가정의 가장 역할을 했고, 이 잔치에서도 앞서서 일을 했어요. 나사로는 주님과 함께 앉은 자 중에-잔치 주빈석에 앉아있었어요. 마리아는 3절,“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닦으니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마리아는 언니 마르다와 나사로와 비교할 수 없이 놀라운 일을 행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손님들이 집에 들어오면 손발을 씻을 물을 주고, 특별히 귀한 손님의 경우에 머리에 향유를 조금 붓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는 예수님을 영접하며 머리가 아니라 발에 향유를 부었어요. 그것도 자기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닦으면서요. 마리아의 이 행위로 인해서 나사로 집에 향유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유대인 풍속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일을 마리아가 행했습니다. 마리아의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마리아는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 일을 왜 주님께 행했습니까? 마리아는 자신이 행한 일이 무엇인지 알고 이렇게 했을까요?
갈등 심화
3. 마리아의 모습을 보던 제자들 가운데 가룟 유다가 반응을 보였습니다. 5절,“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으냐 하니.”마리아가 예수님을 영접하는 모습을 보던 사람들이나 다른 제자들도 각기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가룟 유다의 말만 기록이 되었어요. 마리아가 주님께 부은 향유는 순전한 나드 한 근이에요. 인도서 수입한 330g 정도입니다. 유다는 이 향유의 값을 금방 알았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한 공동체의 재정 담당였던 유다가 당시 시세를 알려줍니다.
그 값이 삼백 데나리온, 300일간 한 남자의 임금입니다. 오늘로 말하면 한 남자의 1년 연봉입니다. 각 사람의 임금 차이가 있으니 정확히 얼마라고 말할 수 없지만, 4-5천만 원은 족히 됩니다. 이 향유 옥합은 당시 여인들이 결혼을 준비하던 혼수 준비물로도 알려졌어요. 마리아의 어머니가 남겨준 것이라고도 합니다. 마리아가 아끼고 귀하게 여기고 잘 보관해 두었던 옥합을 꺼냈어요. 이것을 조금도 아니고 한꺼번에 모두 쏟아서 주님의 발에 부었어요.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유다가 거침없이 말했습니다. 이 귀한 것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면 좋지 않습니까? 주님께 문제를 제기했어요.
4. 이러한 유다를 향해서 사도 요한은 매섭게 말합니다. 6절,“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요한은 막내 제자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자 공동체를 지켜보았어요. 요한의 관찰과 발견은 정확했어요. 그는 최초의 복음서 마가복음보다 40년 늦게 주후 90년 경에 기록을 했습니다. 요한복음은 요한의 해석적인 서술이 등장하는데, 6절도 그렇습니다. 유다가 진정 가난한 자들을 생각해서 말한 것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는 처음부터 제자 공동체에 들어온 것은 도둑과 같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고요. 유다가 그런 사람이라고 하지만, 유다와 같이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요? 다른 제자들은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그들도 그때에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을까요?
실마리
5.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가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머리털로 닦은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어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었어요. 예수님은,“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고 말씀하셨어요.(마26:13) 마리아가 주님을 영접하는 것을 보고 비난한 사람들을 향하여 주님은, 너희는 내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아니하였으되 마리아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그 머리털로 닦았다. 너희는 내게 입 맞추지 아니하였으되 마리아는 내가 들어올 때부터 내 발에 입 맞추기를 그치지 아니했다. 너희는 내 머리에 감람유도 붓지 아니하였지만, 마리아는 향유를 내게 부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눅7:44-46)
마리아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주님을 영접하되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드렸습니다. 몸과 마음, 향유를 부어드리기까지요. 마리아가 이렇게까지 한 것은 자기 동생 나사로를 주님이 살려주셨기 때문입니다. 동생의 생명을 살려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언니 마르다는 잔치 음식으로, 자신은 향유를 부어드릴 뿐 아니라 머리털로 발을 씻어드렸습니다. 남동생의 생명을 살려주셨는데, 300데나리온이 아깝게 여기지 않았아요. 자기 머리털로 발을 씻어드리는 것도 기꺼이 했습니다. 최고로 겸손한 자세로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6. 마리아의 섬김에 대해 가룟 유다가 비난을 했지만, 유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마26:8,“제자들이 보고 분개하여 이르되 무슨 의도로 이것을 허비하느냐 이것을 비싼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거늘.”다른 제자들도 유다와 같은 마음이었어요. 제자들은 마리아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예수님이 마리아를 비난하는 제자들을 보시고 말씀하셨습니다. 7-8절,“그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
예수님은 마리아가 하는 일을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제자들은 아무도 알지 못했는데, 마리아는 알고 한 것입니다. 주님은 6일 후, 성금요일에 하나님의 어린양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죽임당하실 것이에요. 주님은 이 일을 세 번씩이나 제자들에게 예고를 말씀해주셨어요. 애들아, 내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유대 종교인들에게 고난당하고 십자가에 죽을 것이다. 그리고 3일 만에 부활할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내가 죽은 후에 내 제자로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제자도를 말씀해주셨습니다.(마가복음8, 9, 10장) 제자들은 모두 건성으로 주님의 수난 예고와 제자도를 들었어요. 마리아는 주님을 만나고 변화된 후에, 제일 순위가 항상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었어요.
7.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을 건성으로 듣지 않고 세밀하게 듣고 마음에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역사가 어떻게 이어져가는지 눈여겨보면서요. 이렇게 특출난 사람이 항상 한 명씩 있어요. 사도 바울이 빌립보에서 전도할 때 루디아도. 제자들이 마리아와 같이 제대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했다면, 마리아가 행한 것을 보고 칭찬하고 그들도 같은 마음으로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제자들이 이것을 깨닫지 못해서 마리아를 이해할 수도 없었어요. 마리아가 주님의 장례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향유를 주님의 머리에 부었을 것입니다. 이게 정상이에요. 마리아는 예수님의 머리가 아니라 발에 향유를 부었어요. 자기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정성껏 씻어드렸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가난한 자들은 내가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한 후에도 항상 있지만, 나는 곧 떠날 것이라고까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어요. 제자들은 그때에는 예수님의 이 말씀까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했습니다. 훗날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오순절 성령이 임하신 후에는 이 모든 것을 깨달았지만, 그때는 그렇지 못했어요. 이렇게 보면, 마리아가 대단합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깨달으며, 이 세상이 어떻게 되어가고 하나님은 어떻게 통치하시는지를 알고 대처하면 마리아처럼 살 수 있습니다.
복음 제시
8. 제자들은 이렇게 무지하고 깨닫지 못하고, 어리숙하게 예수님과 동행하였습니다. 주님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일을 다 아시고, 미리미리 준비하셨어요. 주님이 베다니에 오셨을 때 주님을 위해 잔치가 있었습니다. 다른 복음서를 보면 나병환자였던 시몬의 집에서 잔치가 열렸어요. 나사로도 다시 살아나고 시몬도 나병이 나아서 감사로 주님을 위해 잔치를 연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서 마리아가 주님의 장례를 준비하며 주님의 발에 향유를 붓는 일이 있었어요. 주님은 이것을 숨기지 아니하시고 드러내셨습니다.
예수님은 6일 후에 자신이 죽을 것을 아셨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도 피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가셨어요. 이런 주님의 모습을 보면서 사순절을 보내며, 다음 주일이면 종려주일을 맞는 우리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당시 대제사장 가야바는,“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한 줄 모르냐?”(요11:50) 말했어요. 주님 한 사람 죽이면 끝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기들의 라이벌을 죽이는 것으로 이스라엘이 평안할 것이라고 한 말입니다. 요한은 이 말은 가야바가 스스로 한 말이 아니라고 했어요.
9. 가야바가 그 해의 대제사장으로 예수께서 이스라엘 민족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민족들을 구원하시기 위한 것을 미리 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요11:51-52)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두고 유대교 최고 지도자의 생각이 이처럼 허망하고 말았어요. 누구에게든지 십자가는 힘듭니다. 피하고 싶어해요. 주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지막 기도를 하시면서, 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기도하셨어요. 십자가는모든 인류를 위해 희생을 각오하고 주님이 담당하신 것입니다. 주님이 죽기까지 하나님 앞에 순종하신 것은 우리를 긍휼히 여기심-사랑을 차마 버리지 못하신 것입니다. 사순절을 지키며 우리가 가장 감동을 받는 순간입니다.
기대
10. 마리아는 다른 어느 제자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습니다. 예수님은 마리아의 섬김을 받으시며 뿌리치지 않으셨어요. 마리아를 인정하고 칭찬해주셨어요. 똑같이 주님을 좇아 동행했는데, 제자들은 각기 달랐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나 언행이 달랐습니다. 그중에 가룟 유다는 뚜렷하게 자기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성경을 읽거나 설교를 들으면서,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합니까? 마리아가 좋은 본을 보여주었습니다.
찬송가 211장 1절 가사는 값비싼 향유를 주께 드린 막달라 마리아 본받아서... 하는데 이 가사는 잘못되었습니다. 한국찬송가공회가 몇 차례 번역을 바꿔가며 오늘처럼 되었어요. 막달라 마리아가 아니라 나사로 누이 마리아든지-베다니 마리아라고 불러야 합니다. 금년도 사순절이 이제 두 주를 남기고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우리 다 같이 일어나서 찬송하며, 오늘 말씀을 들으며 깨달은 대로 기도합니다.(오늘 찬양: 구주의 십자가 보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