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햄버거를 좋아합니다. 1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까해서 좋아한다고 얘기하기가 쑥쓰럽지만 그래도 햄버거를 샌드위치나 핫도그 같은 다른 종류의 간식보다 더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 고기가 더 들어있기 때문일 겁니다.
1976년에 부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면서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에서 처음 햄버거를 구경했는데 그게 햄버거였다는 것은 한참 뒤에 알았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 이름을 확실하게 아는 사람이 없어서 저도 당황스러웠는데 그때는 제 설명이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맥도날드 햄버거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한참이 지난 뒤에 버거킹이 더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언제 버거킹 햄버거를 꼭 먹어봐야겠다고 벼르기만 하고 아직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나이에 햄버거 가게에 들어갈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주 예전에 카튜사로 근무하신 분들이 예전 햄버거 말씀을 하시면서 요즘 햄버거는 예전 것의 절반도 안 된다는 하시던데 저도 그런 햄버거를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미군에 제공되는 햄버거가 버거킹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햄버거가 정크푸드라고 해서 규제해야 한다는 얘기가 세계보건기구에서 의제로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크는 쓰레기·넝마를 의미하며 불필요한 것에 대한 총칭이라고 위키백과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정크 푸드란 고칼로리에 영양가가 없는 식품을 뜻하며, 햄버거·피자 같은 즉석식품이 이에 속한다고 합니다. 속어로 정크 푸드는 헤로인(heroin)과 같은 마약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잡동사니 식품을 과다 섭취하여 생긴 비만이나 각기병, 영양실조와 같은 질병을 가리켜 정크 푸드 증후군이라고 한답니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이런 얘기를 한다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겠지만 정크푸드의 대표적 식품이 햄버거, 핏자, 감자튀김 등이라고 하니 놀랍습니다. 우리 치킨은 설마 정크푸드로 분류되지 않겠지요? 햄버거 먹을 생각을 이젠 버려야겠습니다.
정크푸드가 담배보다 더 안 좋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핏자나 햄버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