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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맛있는 위로』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그들에게 위로가 돼준 음식들의 이야기다. 옷 갈아입듯 여자를 바꿔가며 만나다 ‘진짜 사랑’에 빠진 플레이보이와 그의 연애에 달콤함을 더한 ‘수플레’, 뜨겁진 않지만 따뜻한, 그래서 더욱 오래가는 60대 노부부의 사랑과 오래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테린’의 공통점, 톱스타의 외로움을 달랜 달달한 취미 ‘마카롱’, 대기업 부장의 허기진 열정에 잔잔한 파문을 던진 ‘프렌치 어니언수프’, 하루종일 음식을 만들면서 정작 자신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는 셰프들의 소울푸드 ‘감자튀김’ 등, 저자가 요리를 하면서 만났던 손님들을 음식으로 위로했던 과정에 대한 흔적이다.
저자 이유석
요리는 곧 다른 사람을 위해 '행복'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셰프. 손님들의 사연에 언제나 귀 기울이는, 이야기 수집가. 음식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푸드 테라피스트. 압구정 '루이쌍끄Louis Cinq' 오너 셰프. (현)을지대학교 조리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의 미슐랭 3스타급 레스토랑들(라스트랑스L'Astrance 랑브루아지L'Ambroisie 등)에서부터 작은 비스트로들까지 거치며 3년간 요리수업을 받았다.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만차 등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실력을 쌓은 뒤 도쿄에서의 미식여행을 끝으로, 2010년 압구정에 프렌치 레스토랑 루이쌍끄를 오픈했다. 가게는 점심영업은 하지 않고, 대신 심야까지 영업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른바 압구정 '심야식당'. 덕분에 그는 늦은 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찾아온 손님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루이쌍끄는 2012년 영국 로이터통신, 미국 AP통신에 강남 대표 레스토랑으로 소개됐으며, '자갓서베이Zagat Survey'가 뽑은 주목할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그는 조선일보에 매주 '이유석의 음식공감'을 연재중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프랑스 문화 셀러브리티로 선정,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의 광고모델로도 활동중이다.
프롤로그 | 매일의 식탁 위에는 매일의 드라마가 있다
첫번째 이야기
ㆍ 열정이란, 내 ‘진짜 얼굴’과 마주하는 것
대기업 부장의 허기진 열정에 잔잔한 파문을 던진 ‘프렌치 어니언수프’
ㆍ 사랑이란,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뜨겁진 않지만 따뜻한
노부부의 오랜 사랑처럼 오래 씹을수록 깊어지는 맛, ‘돼지고기 테린’
ㆍ 연애란, 스치듯 지나가는 찰나의 달콤함
플레이보이에게 사랑의 달콤함을 안겨준 ‘수플레’
ㆍ 희망이란, 마음의 생채기 위에 앉은 딱지 같은 것
실직과 이혼으로 주저앉은 기러기 아빠의 새로운 희망, ‘라면’
ㆍ 외로움이란, 누구에게나 공평히 주어지는 감정, 고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톱스타의 외로움을 달랜 달콤한 취미, ‘마카롱’
ㆍ chef story 추억은 맛으로 기억된다
스페인 유학시절, 친구들과 나눈 맛있는 정, ‘불고기’
두번째 이야기
ㆍ 요리란, 누군가를 위해 ‘행복한 시간’을 만드는 일
매일 음식을 만들면서도 정작 먹지 못하는 셰프들의 소울푸드, ‘감자튀김’
ㆍ 가족이란, 그 어떤 순간에도 내 뒤에 서 있는 존재
사별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준 폭신한 부드러움, ‘오믈렛’
ㆍ 가난이란, ‘가진 것’은 없지만 ‘가질 것’은 많다는 가능성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가난한 후배를 위한 소박한 응원, ‘쌀국수’
ㆍ 꿈이란, ‘이룰 수 있는 것’을 실제로 이뤄가는 것
요리사 지망생의 꿈을 향한 첫걸음, ‘스테이크’
ㆍ 추억이란, 통증이 사라진 상처, 풀지 못한 방정식
첫사랑을 잊지 못한 미모의 여성, 그녀가 사랑을 추억하던 법, ‘시저샐러드’
ㆍ chef story 음식은 무언의 대화다
스페인 유학시절, 향수병을 달래준 ‘마늘수프’
세번째 이야기
ㆍ 대화란, 작은 공통점을 점점 크게 만들어가는 것
대화에 서툰 한 가족에게 소통의 계기가 돼준 ‘부야베스’
ㆍ 기억이란, 언젠가는 반드시 희미해지는 것
달걀을 먹지 못하는 갤러리 관장을 위한 특별식, ‘수란’
ㆍ 정이란, 앞에선 투덜대도 뒤에선 칭찬하는 마음
늘 시비를 걸던 단골손님과의 끈끈한 정, ‘봉골레파스타’
ㆍ 도전이란, 그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가는 것
가정형편 때문에 뒤로했던 꿈에 도전한 제빵사의 데뷔작, ‘바게트’
ㆍ 그리움이란, 이제는 없어 더욱 간절한 것들
향수병에 시달리던 프랑스 남자를 달래준 ‘솔뫼니에르’
ㆍ 달콤함이란, 인생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맛, 그래서 더욱 갈구하는
낙방을 거듭한 취업 준비생에게 달콤한 위안이 돼준 ‘쇼콜라’
ㆍ chef story 당신 마음속엔 어떤 음식이 자리하고 있나요
왕따였던 고교시절, 친구를 만들어준 ‘짜장면’
에필로그 | 아주 개인적인, 수줍은 고백
밤 10시 이후 ‘심야식당’으로 변신하는
압구정 프렌치 레스토랑!
일반인부터 연예인, 그리고 ‘정식당’ ‘그라노’ ‘레쓰쁘아’ 등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들까지 찾는 마성의 가게!
‘루이쌍끄’ 훈남 셰프의 훈훈한 음식 이야기
유흥의 메카로 꼽히는 압구정. 럭셔리, 트렌드 같은 휘황찬란한 단어들이 연상되는 이곳에 정겹고 소박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심야식당’이 있다? ‘루이쌍끄’는 파워블로거들과 연예인들에게 사랑받는 프렌치 레스토랑. 2012년 영국 로이터통신, 미국 AP통신에 강남 대표 레스토랑으로 소개됐으며, <자갓서베이>가 뽑은 주목할 레스토랑에도 선정됐다. ‘정식당’ ‘그라노’ ‘레쓰쁘아’ 등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들이 찾는 ‘압구정 사랑방’으로도 유명하다. 남녀노소 누구든 강렬하게 매료시키는 마성의 가게!
하지만 이 식당의 진가는 일반 손님들과 벌어진 따뜻하고 훈훈한 에피소드에서 드러난다. 가게는 여느 레스토랑과는 달리, 점심 영업은 하지 않고 저녁과 심야에 영업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운영한다. 오픈 키친을 마련하고 바(bar)를 설치한 것도 특징. 덕분에 이곳의 오너 셰프는 다양한 계층의 손님들을 만나, 바에서 그들의 희로애락을 들으며 같이 와인 한잔, 맥주 한 잔씩 마시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밤 열한시 이후, 아쉬움과 희망이 공존하는 그 시간을 나는 정말이지 사랑한다. 이미 어디선가 한잔을 걸치고 약간 취한 상태로 찾은 손님이나 야근을 마치고 늦은 퇴근길에 들어온 손님…… 힘겨웠건 즐거웠건 어쨌거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낸 사람들은, 그날의 피로와 기쁨을 가감 없이 쏟아내며 새로운 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한쪽에선 오늘 벌어졌던 안 좋은 일에 대한 탄식이, 다른 쪽에선 설렘과 기대가 섞인 희망찬 목소리가 어우러져 가게 안은 다양한 감정으로 넘실댄다. 굳이 격식을 차릴 필요가 없는 시간, 자신을 치장했던 표정과 말투를 내려놓은 손님들의 민얼굴을 보는 것이 심야에 식당을 운영하는 또다른 재미다.” - 본문 중에서
이 책 『맛있는 위로』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그들에게 위로가 돼준 음식들의 이야기다. 옷 갈아입듯 여자를 바꿔가며 만나다 ‘진짜 사랑’에 빠진 플레이보이와 그의 연애에 달콤함을 더한 ‘수플레’, 뜨겁진 않지만 따뜻한, 그래서 더욱 오래가는 60대 노부부의 사랑과 오래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테린’의 공통점, 톱스타의 외로움을 달랜 달달한 취미 ‘마카롱’, 대기업 부장의 허기진 열정에 잔잔한 파문을 던진 ‘프렌치 어니언수프’, 하루종일 음식을 만들면서 정작 자신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는 셰프들의 소울푸드 ‘감자튀김’ 등, 저자가 요리를 하면서 만났던 손님들을 음식으로 위로했던 과정에 대한 흔적이다.
대기업 부장의 허기진 열정에 잔잔한 파문을 던진 ‘프렌치 어니언수프’
노부부의 오랜 사랑처럼 오래 씹을수록 깊어지는 맛, ‘돼지고기 테린’
톱스타의 외로움을 달랜 달콤한 취미, ‘마카롱’……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식당을 찾은 손님들과 그들에게 건네진 ‘맛있는 위로들’
음식을 테마로 한 에세이지만, 정작 이 책의 주인공은 ‘음식’보다 ‘사람’이다. 책에는 성별부터 연령, 직업이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잘나가는 대기업의 부장인 ‘L’은 돈도 벌었고 성공도 거머쥐었지만, 정작 꿈은 잃어버린 인물이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맹렬히 살아왔는지 모르겠다며 좌절하는 그에게, 비록 40대를 훌쩍 넘긴 나이지만 이제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고민하는 그에게, 저자는 ‘프렌치 어니언수프’를 건넨다.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영양만점의 수프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그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따뜻이 다독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꼬릿한 치즈와 달달한 양파가 어우러진 적당히 느끼하고 부드러운 수프는 L의 허기진 열정에 잔잔한 파문을 던지고, 결국 L은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꿈을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
“L은 사춘기 소년처럼 수줍어하면서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프에 성큼 다가갔다. 먼저 코를 갖다대고 녹아내린 치즈의 ‘꼬릿꼬릿한’ 냄새를 음미하더니, 이내 못 참겠다는 듯 수저를 집어들고 한 숟가락을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쫀득하고 고소한 치즈를 먹고 나면 뒤이어 걸쭉한 양파가 혀에 닿는 어니언수프. 양파 특유의 달달한 맛은 뾰족해진 신경을 가만히 다독여주는 느낌이다. 마치 쓴 약을 먹고 난 뒤 엄마가 입에 넣어주던 사탕의 달콤함이 주던 위안처럼, 괜찮다고,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고 마음을 달래준다. 토닥토닥. 버터와 치즈, 닭고기육수가 들어간 탓에 느끼한 맛도 있지만, 팍팍해진 몸과 마음에 적당한 기름기가 둘러지는 순간의 느낌은 결코 나쁘지 않다. 뭐랄까. 삶이 좀더 여유로워지는 기분이랄까.” - 본문 중에서
훈훈한 외모에 재벌2세라는 배경까지 더해져 여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던 ‘K’. 매일 옷을 갈아입듯 여자를 바꿔가며 만나던 그가 어느 날 ‘진짜 사랑’을 만난다. 숱한 ‘연애’를 했으면서도 ‘사랑’에 빠진 건 난생처음인 그는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수플레’를 함께 먹으며 더욱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이별을 맞이해야만 했던 K. 둘이 나눠먹던 수플레를 홀로 쓸쓸히 먹으며 그는 지난 사랑을 복기한다.
“쓸쓸한 웃음을 머금으며 그가 말없이 수플레를 먹기 시작했다.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듯,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수플레와 연애의 진짜 공통점은, 한없이 달콤하지만 그 달콤함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 데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 본문 중에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톱스타들. 일반인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을 살 것 같지만, 그들 역시 맛있는 음식에 열광하고 친구들과의 수다로 스트레스를 푼다. 40대의 남자배우가 마카롱 만들기에 빠져 저자에게 학생처럼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몸매관리가 필수인 여배우가 그릇 바닥이 보일 때까지 음식을 싹싹 비우며 행복해한다.
“남은 안주나 음식을 포일에 싸달라고 부탁하는 톱스타 F, 거리낌 없이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여배우 B, 친구들과 몇 시간 동안 수다를 떨며 음식을 싹싹 먹어치우는 여배우 C를 보고 있노라면 스포트라이트 이면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고민이 있고 비슷한 취미가 있으며 친구들의 고민에 함께 아파하는 평범한 일상이 있음을…… 그들 역시 혼자 사는 집에서 외로움에 몸서리치기도 하고, 늦은 밤 마음이 허한 것인지 배가 고픈 것인지 헷갈려하며 냉장고를 뒤지고,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로 묵은 감정들을 풀기도 한다. 외로운 거, 쓸쓸한 거, 아픈 거, 그것들 모두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보다.” - 본문 중에서
매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쫄쫄 굶다가 늦은 밤 허겁지겁 아무 음식으로나 끼니를 때우는 셰프들, 뜨겁진 않지만 따뜻한, 그래서 더욱 오래가는 사랑을 나누는 60대의 노부부, 사별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그녀가 평소 즐겨 만들어주던 오믈렛을 통해 달래는 남자,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가난한 부부와 저자가 그들을 위해 준비한 깜짝 이벤트,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와도 이혼한 기러기 아빠가 품은 새로운 희망, 라면 등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마치 우리의 삶을 압축시켜놓은 듯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음식을 맛보고 영혼을 치유받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각각의 사연과 음식들이 놀랍도록 닮아 있다는 것. 매번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는 취업 준비생의 좌절을 달래준 쇼콜라는 ‘달콤함은 세상에선 맛볼 수 없는 것, 그래서 더욱 갈구하게 되는 것’이란 진리를 전해준다. 어느 순간 대화가 사라진 채 이름뿐인 가족관계를 유지하던 한 가족은 한 그릇에 담긴 부야베스를 떠먹으면서, 함께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음식 이야기인 동시에 인생이야기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신, 지금 괜찮나요?
쓰디쓴 소주 한잔, 친구와의 수다도 무용지물.
덩그러니, 혼자인 것만 같은 당신을 위한 위로.
쓰디쓴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 넣어도, 친한 친구와 마주앉아 넋두리를 늘어놓아도, 좀처럼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감미로운 음악은 귓가만 맴돌 뿐 가슴까지 파고들지 못하고, 평소 힘이 되어준 책 속 글귀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느 때라면 배를 잡고 뒹굴며 웃었을 개그 프로를 보는데 어이 없이 눈물이 난다.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 세상에 덩그러니, 나 혼자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 그때가 바로 ‘맛있는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다.
마음이 한없이 배배 꼬인 날, 달콤한 아이스크림, 고된 하루에 지치고 피곤한 날, 엄마가 끓여준 보글보글 김치찌개, 괜히 기분이 뾰족해진 날, 적당히 느끼하고 부드러운 파스타, 으스스한 날씨에 마음까지 추워진 날, 뜨거운 라면 국물, 무료하고 따분한 날, 우걱우걱 씹는 재미가 쏠쏠한 감자튀김……
음식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다 잘될 거야라는 맥없는 응원도, 네가 정신차려야지라는 야속한 질책도, 세상은 만만치 않다는 진중한 조언도 하지 않는다. 그저, 허기진 마음을 가만히 채워줄 뿐이다. 뿔난 마음을 부드럽게 다독여줄 뿐이다. 지친 몸에 살며시 힘을 건넬 뿐이다. 그것이 음식이 지닌 소박하고 위대한 힘이며, 우리에게 전해지는 맛있는 위로다.
“어린 시절 즐겨봤던 만화 <은하철도 999>의 주인공 ‘철이’는 힘든 순간을 이겨내거나 혼자밖에 없다고 느껴질 때 늘 라면을 먹었다. 아직도 소년이 눈밭을 하염없이 걷다가 돌아와 라면을 끓여먹었던 장면이 생생히 떠오른다. 나 역시 허하다는 기분이 들 땐 라면을 먹었다. 가장 간단한 조리만으로 손쉽게 완성되는 라면을 만들어 먹노라면, 사는 게 그리 어렵고 힘든 일만은 아니라는 위로가 됐기 때문이다. 꼬들꼬들한 면발을 오물오물 씹어먹고, 얼큰한 국물을 후루룩 마시다보면, 어느덧 몸과 마음이 후끈후끈 데워지곤 했다.” - 본문 중에서
이 책 『맛있는 위로』는 이처럼 팍팍한 삶에 위로를 건네는, 허기진 마음을 보듬어주는,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음식의 힘에 관한 이야기다. 독자들은 자신에게 위안이 되어준 음식들을 떠올리며, 글을 읽는 동시에 음식을 음미하는 두 가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음식과 이야기를 재료로, 웃음과 눈물, 행복과 기쁨, 꿈과 희망이라는 양념이 버무려진 이 책은 그 자체로 독자들에게 ‘맛있는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프랑스요리도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한 입 먹는 순간, 뿔난 마음이 사르르~ 위로의 레시피 수록!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음식들의 레시피를 수록한 것도 이 책의 특징. 봉골레파스타, 스테이크, 테린, 부야베스, 솔뫼니에르 등 평소 접하기 힘든 프랑스음식도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수플레, 마카롱, 쇼콜라 같은 달달한 디저트의 레시피, 라면, 감자튀김, 오믈렛, 시저샐러드 등의 손쉬운 요리를 더욱 맛있게 만드는 법도 공개된다.
저자는 한국에서 조리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의 미슐랭 3스타급 레스토랑들(라스트랑스L'Astrance 랑브루아지L'Ambroisie 등)에서부터 작은 비스트로들까지 거치며 3년간 요리수업을 받았다.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만차 등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실력을 쌓은 뒤 도쿄에서의 미식여행을 끝으로, 한국에서 직접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그가 ‘몸’으로 체득한 요리법은 오직 이 책의 독자만 받을 수 있는 특별 보너스인 셈이다.
■ 추천사
루이쌍끄는 내게 있어 의미가 남다른 ‘심야식당’이다. 서울 시내에서 새벽에 수준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몇 개 없는데, 루이쌍끄는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물론, 일상에 지친 몸에 편안한 휴식까지 안겨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니었나보다. 2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손님이 이곳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은 듯싶다. 평소 ‘요리하는 시인’이라 불렀던 이유석 셰프의 글솜씨 또한 쏠쏠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 김은조, <블루리본 서베이> 편집장
나는 자고로 셰프란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맛없는 음식을 비싸게 파는 ‘범죄자형’, 맛있는 음식을 비싸게 파는 ‘사업가형’, 맛있는 음식을 많은 사람이 맛볼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는 ‘성직자형’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유석 셰프를 통해 손님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셰프가 있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많지 않은 나이에도 그는 뛰어난 음식솜씨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셰프다. - 이욱정, KBS <누들로드> PD
이유석 셰프를 알게 된 건, 그가 유럽을 돌며 요리수업을 쌓던 몇 년 전이었다. 남들과는 다르게 요리학교 대신, 칼 가방 하나 메고 프랑스와 스페인의 유명 레스토랑부터 허름한 비스트로, 시장까지 돌며 밑바닥에서 고되게 요리수업을 쌓아가는 그를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하곤 했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식엔, 그의 지난 행보가 묻어나는 걸 느끼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화려한 요리들과는 다르게, 투박하고 단순하지만, 따듯함과 정성이 느껴진다. 이 책은, 마치 그런 그의 음식과 닮아 있다. - 팻투바하, 미식 칼럼니스트
음식은 몸뿐 아니라 마음을 어루만지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한 공감과 속깊은 위로로 가득하다. 저자가 지금까지 먹어온 맛, 만들어온 맛, 세월과 함께 추억하게 된 맛에 대한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한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상처받은 마음에 맛있는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김성윤, 조선일보 음식담당 기자
이유석 셰프를 처음 만났던 10년 전. 첫 만남 때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보석처럼 빛나는 눈동자가 요리에 대한 열정을 가득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만든 음식에는 그의 열정이 콕콕 박혀 있다. 이 책은 그의 열정으로 빚어낸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자, 음식으로 인해 한없이 소중한 감정과 시간을 선물 받은 손님들의 이야기이다. - 박효남, 밀레니엄힐튼호텔 총주방장
몇 해 전 늦은 영업시간에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이 큰 인기를 끌었다. 중년의 주인장이 혼자 운영하며 밤부터 이른 아침까지 문을 여는 이 가게는, 주인장의 음식맛이 훌륭해서라기보다는 소박한 음식과 어울리는 이야기가 있기에 지금도 이를 추억하는 팬들이 많다. 굳이 그 식당에 오마주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손님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식당을 만들고 싶었다. 여느 레스토랑과 달리, 심야 영업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식사 손님뿐 아니라 술손님도 적지 않다보니 바(bar)에서 다양한 계층의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와인 한잔, 맥주 한잔씩 같이 마시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삼고 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사람’과 더불어 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인생’과 마주할 수 있었다. 이 책 『맛있는 위로』는 바로 그들과의 이야기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그들에게 위로가 돼준 음식들의 이야기다. - ‘프롤로그’ 중에서
솔직히 처음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단골손님이라고 해도 그간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은 전무했을뿐더러, 늘 당당하고 자신만만하던 그가 그렇게 나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놀라웠다. 하지만 이내 알 것 같았다. 그가 그렇게 온전히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은 그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딱 주인과 손님 관계의 나 정도밖에 없었던 것이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가면’을 늘려가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상사에게 믿음직스러운 직원으로 인정받기 위한 ‘자신만만한 얼굴’, 가장으로서 존경받기 위한 ‘근엄한 얼굴’, 친구들에게 초라한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한 ‘밝은 얼굴’…… 그렇게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맞는 얼굴을 골라 사용하다보면, 정작 내 진짜 얼굴을 잊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미 주변 사람들에게 인지된 얼굴이 있기에 내가 느끼는 기분, 마음에 품은 생각을 온전히 드러내는 일이 어려워진다. 혹여 무심결에 속내를 내비치면 사람들은 당황해하거나 화를 내거나 실망한다. 그렇기에 나에 대해 알지 못하는, 실망할 일도 멀어질 일도 없는 거리의 사람에게나 간신히 진짜 얼굴을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열정이란, 내 ’진짜 얼굴‘과 마주하는 것’ 중에서
테린은 버려질 뻔한 재료들이 모여 환상의 맛을 내는 ‘기특한’ 음식이다. 그 자체로는 요리가 될 수 없는 재료들이 어우러져 완성된 요리로 탄생한다. 여러 고기들의 맛이 제각각 입안을 맴돌면서도, 그 모든 맛이 하나의 오묘한 맛으로 모아진다. 이른바 맛의 연금술이랄까.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며 맛있게 테린을 먹는 노부부를 보며, 문득 부부라는 관계와 테린이라는 음식이 묘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어려운 일을 도우며 그렇게 좀더 완전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 그것이 부부라는 관계가 만들어내는 사소한 기적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테린은 그 노부부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음식이었다. - ‘사랑이란,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뜨겁진 않지만 따뜻한’ 중에서
레스토랑이 위치한 압구정은 예로부터 ‘유흥’의 대명사로 꼽혔다. 청춘들의 쾌락이 난무하는 이곳에서 일하며 뜻하지 않게 ‘수많은’ 커플들을 봐왔다. 굳이 ‘수많은’을 강조한 것은, 한 사람이 계속 여러 사람을 바꿔가며 만나는 모습을 본 것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다. 심야 영업을 하는 만큼 저녁에는 소개팅을 하거나 선을 보는 남녀가 많다. 밤 열한시 이후에는 최종 목적지(?) 전에 분위기를 잡으려는 커플들이 또 그렇게 많이 찾는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 등등 각종 기념일엔 또 어떻고. 세상의 모든 커플이란 커플은 압구정으로 모여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수한 커플들이 가게를 거쳐갔다. - ‘연애란, 스치듯 지나가는 찰나의 달콤함’ 중에서
한번은 금요일 늦은 밤이었는데,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가게의 전 테이블이 셰프들로 꽉 찬 것이다. 문가에는 청담동 이탈리아 레스토랑 ‘뚜또베네’의 총괄 셰프가, 그 옆 테이블엔 압구정 이탈리아 레스토랑 ‘그라노’와 청담동 프렌치 레스토랑 ‘비스트로 드 욘트빌’의 셰프들이 앉아 있었다. 룸에는 강남 파인다이닝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리스토란테 에오’의 어윤권 셰프와 ‘라싸브어’의 진경수 셰프까지. 모든 손님이 셰프와 홀 지배인으로 구성되다니, 쉽게 보기 힘든 진풍경이었다. 마치 셰프들의 단합대회라도 열린 기분이었다. 서로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보니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그날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몇몇 얄미운 손님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는데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많은지라 한마디 거들었다. (중략) 그렇기에 셰프들에게 인기 있는
첫댓글 이유석 지음 / 출판사 문학동네 | 2012.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