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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내린 충남 천안
1월 25일 설 명절 전야...
천안을 비롯하여 충남 전지역에 20Cm 이상의 기습적인 폭설이 내렸습니다
아침부터 산발적으로 흩날리던 싸락눈은 저녁시간이 되면서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죠
귀성을 서두르던 귀성객들은 눈길에 미끄러지고 헛바퀴를 돌려가며 귀성길에 올랐고
나도 저 백토마를 타고 가야 하나...아니면 전철을 타고 가야 하나...
잠시 장고를 하다가 그냥 전철을 타고 가기로 결정...
천안 서부역에서 표를 끊고 전철을 타려 하는데 그날 따라 전철도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습니다
서울역을 출발한 종착역이 신창인지라 평소에는 텅텅 비어 있어야 될 장항선 전철이
이날은 귀성하는 귀성객들로 온 종일 북적였습니다
경부선 새마을호를 비롯하여 전 구간의 열차들이 입석표까지 매진 되었기 때문이죠
폭설속에 푹 파묻힌 나의 백토마
폭설 내린 충청남도 온양온천 용화동
천안역을 씨이익 ~ 출발한 장항선 전철이 온양온천역에 도착하는 시간은 체 20분도 안 걸렸습니다
온양온천도 천안과 마찬가지로 많은 눈이 내렸죠
낮 시간동안 내린 눈으로 인하여 도로 곳곳은 결빙되어 금새 빙판길로 변해 버렸습니다
간간히 이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은 살 얼음판을 걷듯 진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엉금엉금 기어다녔고 날이 어두워지자 지나 다니는 행인들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폭설 내린 온양온천 용화동
낮 시간동안 내린 눈이 얼어 붙으면서 빙판길이 되어버린 온양온천
설날 전야, 폭설 내린 온양온천 용화동
설 명절 전야, 폭설 내린 온양온천 용화동 뒷골목
설 명절 전야, 폭설 내린 온양온천 용화동 뒷골목
설 명절 전야, 폭설 내린 온양온천 용화동 뒷골목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눈 내린 용화동 설경
눈 쌓인 온양온천 뒷골목을 돌아돌아 가다보니 어느덧 설 차례를 지내야할 아우네 아파트였죠
사실 설 차례는 형이 지내야 하는데 형이 개갈 앙 나다보이 아우네가 지내는 것입니다 ^ ^
아부이는 우리 어린시절에 일찌감이 돌아 가셨으니 부재중이시고,
어무이도 제 명대로 다 사시지 못하고 돌아 가셨으니 노친네들은 아무도 안 계십니다
그냥 형제들끼리 모여 지내는 설 명절이었죠
아우내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용화동 설경
자정 무렵의 온양온천 용화동
술잔이 몇차례 오고가고 어린시절 끈끈하게 살아왔던 옛 이야기들을 희희낙락 하다보니
어느덧 자정무렵이었습니다
눈은 자정 무렵이 되어 가면서 또 한차례 세차게 퍼붓기 시작했죠
자정무렵 많은 눈이 내리고 있는 온양온천 용화동
밤사이 많은 눈이 내린 온양온천 용화동
설 명절 아침...
온양온천 용화동엔 밤사이 많은 눈이 내렸고 대부분의 점포들은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하루종일 부엌일에 매달린 제수씨는 노근한 몸을 일으키며 제사 음식들을 정성스럽게 챙기기 시작했고
아우는 제삿상에 제사 음식을 하나하나 올려놓기 시작했죠
밤사이 많은 눈이 내린 온양온천 용화동
밤사이 많은 눈이 내린 온양온천 용화동
설날 아침, 눈 내리는 온양온천 용화동 - 동영상 제삿상을 차리는 딱통 아우
저 앞에 제삿상을 차리고 있는 사람은 별명이 딱통인데 어린시절 내가 만들어준 별병이었습니다
첨에는 통닭이란 별명 이었는데 어느사이 딱통이 되었있었더군요 ^ ^
애들이 통닭...통닭...통닭...통닭..통닭.....
연거푸 하다보니 딱통이 되었다나...? ^ ^
아이들이 제사 도중 조금이라도 웃기라도 하면 저 딱통 입에서 금새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 이 자슥들 ! 제사 지내는데 웃고 떠들어 ? 너...그렇게 시끄럽게 할려면 나가 있어 ! "
그때 바로 그 위에 술취한 형이 한 마디 했죠
" 시끄럽긴 마...니가 더 시끄럽다 ! "
그때 또 아이들이 키득키득 거립니다
뿔따구난 딱통은 애들에게 또 일장 연설을 합니다
" 이 자슥들...제사 지낼땐 엄숙하게 지내야지. 니들이 집안을 콩가루 집안 맨들려고 하냐 잉 ? "
그때 장내는 잠시 조용해 지다가 그 술취한 형이 또 한 마디 거들었죠
" 야...니들 인상들 펴고 제사 지내라...그거이 메냐 ? 우거지상을쓰고...잉 ? "
그때 딱통은 자기 형을 한 번 힘끔 치다 봅니다
" 멀 반 마.....설날 제사는 재밌게 지내야지...짜샤 ! "
"그때 애들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또 한 번 꺽 꺽 ~ 거립니다
- 이상 콩가루 집안의 설 명절 제사 현장이었습니다 -
설날 세배하고 세뱃돈 챙기는 아이들
설날 아침...
제사를 끝내고 나니 이웃에 살던 옛 친구들도 찾아와 분위기는 또 금새 어수선해 집니다
눈이 많이 내린 관계로 성묘는 생략 하기로 하고
일년에 한 번씩 벌어지는 세배라는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내가 세배를 할 만한 사람들은 눈을 씻고 둘러봐도 하나도 없었고
거의 나에게 세배를 할 애들만 눈 대중으로만 봐도 여섯, 일곱은 족히 되는것 같았죠
초등학교 4학년 짜리, 6학년 짜리 중학생, 고등학교 2학년짜리 등등...
이 애들은 세배를 하기에 앞서 오늘 자신들이 받아야 할 세배돈에 대하여
제 나름대로 열심히 계산을 하고 있는듯 하였습니다
옛날의 내가 그랬듯이 지금의 저 아이들도 똑같이 따라하고 있는 것이죠
한 녀석, 두 녀석, 세 녀석...
이 녀석들이 넓죽 넓죽 절을 할때마다 주머니에 꼬불쳐 놓았던 돈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죠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 하세요 ! "
해마다 듣는 새해 인사말입니다
그래서 어떻게하면 이 위기를 피할수 있을까...
이리저리 잔머리를 굴려가며 일장 연설에 들어갔죠
" 그래 ! 니네들도 늘 건강하고 새해에는 보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너희들이 타고난 소질을 계발하여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스스로 터득해야 해야한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여 조상님들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우리모두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역사를...어쩌구...저쩌구..."
세배를 마치고 나의 일장연설을 듣던 녀석이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한 다는 말이
" 큰 아빠 ! 큰 아빠가 하시는 말씀이 우리학교 교장 선생님 말씀 같아요 "
" 교장선생임이 그런 말씀을 할리가 없다. 나는 우리조상들 교육헌장을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다. 적어도 이런 말을 할 정도라면 배포도 커야하고 호연지기 해야하고 홍익인간 해야 한다
정, 내 이야기 듣기 지루한 애들은 나가서 놀아도 좋다 "
한참 지루하게 일장 연설이 계속 이어지는 순간
주변의 아우들이 일제히 수근수근 거리며 장내는 잠시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마침내는 참다못한 군중들까지 가세하며 한꺼번에 세배들을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나의 잔머리는 5분도 체 안돼서 허무하게 무너져 버리고 말았죠
그리고는 몇몇 화가난 군중들이 떼거리로 몰려와서는 한 다는 말이
" 성님 ! 설 명절만 되면 뭔가 밑지는것 같으요 ? 우리들 세배도 마져 받으슈 ! "
그러면서 성난 군중들 몇몇이 철푸덕 주저앉아 세배를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
혹 하나 뗄려고 하다가 혹 몇개 더 붙이는것 아닌가 싶어
나도 하는 수 없이 나도 철푸덕 엎드려 머리를 바닥에 조아리며 같이 맞절을 했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것, 예의범절이고 체통이고 뭐고 간에 다짜고짜 하는 수 밖에 없었죠
" 아니 아우님들 ! 왜들 이러시오 ? "
철푸덕 ~ 느업 쭈우우욱 ~
그때 세배를 하던 아우들은 손 바닥을 벌리면서 한 마디씩 했습니다
" 성님 ! 세뱃돈 ! "
" 나도 세배 했으니 나 먼제 세뱃돈 주라 ! "
" 그깟 세뱃돈 몇푼 때문에 같이 맞절을 하다니...체통좀 지키슈 성뉨 ! "
그러면서 자기네들끼리 수근 거리며 힐끔힐끔 치어다 보고 있었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애들도 자기네들끼리 서로 마주보고 킬킬...
거리며 웃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낮 뜨거운 장면이었죠
사실 우리 형제들은 2살 터거리, 아니면 연연생이라서
집안에 예의범절과 위계질서란것이 없습니다
그냥 서로 야자 타임으로 놀때가 많죠
둘째는 첫째한테 야자타임으로 나오고, 셋째는 둘째에게 야자타임,
그리고 넷째는 셋째에게 야자타임으로 나오기 일쑤죠
그래서 동네서 놀러왔던 사람들이
이늠의 집안은 콩가루 집안이란 이야기를 곧잘 하기도 합니다
- 이상 콩가루 집안의 설 명절 세배 현장이었습니다 -
콩가루 집안 설 명절 세배 현장
설날, 세뱃돈에 눈 먼 아우들 -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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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밖으로 뛰어오른 망둥이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나먹통아님
첫댓글 명절 잘 쇠시었구먼요, 분위기 아주 쥑여 줍니다. 세배돈 받을때가 좋은 시절인데... 주어야만 하는 나이가 되고나니 나도 세베돈 받던 시절이 있었는가? 우리때는 백원짜리 동전 하나 받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죠. 온 동네 다 돌아 다니면서 세배를 하고 음식 얻어 먹는 것이 전부였죠. 배고픈 시절이기도 했지만 마을 전체 세배를 다닌 마직막 세대에 속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은 마을 커녕 집안조차도 자기네 집에서만 ...하긴 명절 안 세는 잡놈들도 많은 세상이다 보니 ... 잘 보고 갑니다.
그러고 놀 때가 재밋는 때제... 그나마 조만치가 묵직헐 때 말이제 문지가 폴폴 나도 챙기 줄줄 앙가? ^^
하하하... ^^ 행복한 설 풍경, 넘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화기 애애한 집안 분위기에 곤얀시 기분이 좋아 집니다.. 서해안 타고 올라 왔는데 천안 지역에 눈 마니 왔대요
같은 동넨데 세배하면 지도 세뱃돈 주실랑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