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새 역사 쓴 '추추 트레인'
볼티모어戰 첫 타석서 솔로아치
빅리그 데뷔 15년 만의 대기록
꾸준한 노력으로 쌓아올린 금자탑
30대에 더 빛난 '기록의 사나이'
2019년 택사스 레인저스의 스프링켐플르 앞두고 크리스 감독은 팀 최고참 추신수(37)에게 특별한 부탁을 했다.
훈련장에 조금 늦게 나와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오전 9시에 팀훈련이 시작되지만 추신수가 매일같이 새벽 5시애 나와 개인훈련을 하니
젊은 선수들이 쫓아하다 무리할까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01년 시애틀 메리너스와 계약해 미국 무대 진출 후 19년,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15년 동안
이런 습관이 몸에 밴 추신수는 올해도 기어이 새벽 출근을 이어갔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30홈런이나 30도루를 할 수도 없다.
한 시즌에 200안타를 치는 선수도 아니다'라며 '부족한 재능을 만회하려면 열심히 훈련해야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추신수의 이런 성실함이 마침내 아시아 선수 최초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200홈런이라는 금자탑으로 이어졌다.
5일 미국 택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전경기에 1번 좌익수로 나선 추신수는 0-4로 뒤진
1회 말 상대 선발 딜런 번디의 2구째 시속 147km 포심 패스볼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이번 시즌 11호째이자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2006년 7월 29일 시애틀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날린 이래
지난해 마쓰이 히데키(일본)의 175개를 넘어서 아시아 선수 최다홈런 기록을 계속 늘려가던 자신의 200번째 대포였다.
추신수는 200개의 홈런 중 1회 선두 타자 홈런을 30개나 쳤고 극적인 끝내기 홈런도 3방을 테뜨렸다.
솔로 홈런이 131개로 가장 많았고, 투런포가 46개, 3점 홈런은 19개에 그랜드슬램도 4방이나 된다.
특히 3구 이내에 친 홈런이 128개로 전체의 64%를 차지한다.
브론슨 아로요로부터 가장 많은 4홈런을 빼앗았고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야스트로스) 등
특급 투수들을 포함한 5명에게서 3점홈런씩을 날렸다.
추신수가 15시즌 동안 보여준 꾸준함은 200홈런 외에도 다양한 기록을 양산했다.
2009~2010년과 2013년 3 차례나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2015년 7월2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서는 아시아 출신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52경기 연속 출루로 아시아 선수 최다이자 현역 메이저리거 최다 신기록을 동시에 썼다.
2008년 9월과 2015년 9월, 두 차례나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무엇보다 사이클링히트와 두 달째 이달의 선수상은 만 33세, 연속 출루기록과 올스타전 출전은 만 36세에 이뤄내며
전성기가 지났다고 말하는 30대에 더 빛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가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약1534억원)에 계약하며 왜 아시아 선수 최초 몸값 1억달러 선수가 됐는지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류, 애리조나戰 7이닝 무실점
다승 부문 내셔널리그 단독 선두
평균 자책점 1.35...MLB 전체 1위
7연승...한국인 투수 최다연승 타이
체이스필드서 1880일 만에 승리
'5월의 투수' 류현진 (32.LA 다저스)과 5일 홈구장인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상대해야 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괴물'을 잡기 위해 우타자만 8명을 선발 출전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좌완 투수에 강한 타자들을 전진 배치했다.
하지만 다양한 구종으로 구속의 변화를 주면거 칼날 제구를 통해 상하좌우 마음대로 공을 던지는가 하면
여러 가지 조합으로 상대 타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느 '팔색조' 류현진에게 그 정도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류현진이 이날 애리조나를 상대로 7이닝 동안 3피안ㅌ카 무사구 무실점의 깔끔한투구로 다저스의 9-0 완승이자
7연승을 이끌며 시즌 9승(1패)과 개인통산 49승째를 챙겼다.
다승 부문 메이저리그 공동 선두이고 내셔널리그에서는 단독 선두다.
또한 최근 7연승 행진으로 1999년 박찬호의 한국인 빅리그 최다 연승 타이기록도 세웠다.
이날 삼진은 2개밖에 없었지만 21개의 아웃카운트 중 무려 17개를 땅볼로 잡아내며 5-0으로 앞선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6월 첫 등판을 실점없이 마치며 18.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인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1.48에서 1.35까지 떨어졌다.
2위 제이크 오도리지(미네소타 트윈스, 1,96)와의 격차를 더 벌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또한 원정에 약하다는 인상이 강했지만 이날 호투로 원정경기 시즌 3승째를 챙기고
원정 평균 자책점 역시 2.22에서 1.78로 떨어뜨렸다.
체이스필드에서의 승리는 2014년 4월 12일 이후 1880일 만이다.
더블어 지난해까지 3.36이었던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도 올 시즌 연이은 호투로 2.96으로 낮춰 2점대에 진입했다.
특히 류현진은 올해 이전 경기까지 타구의 땅볼 비율이 49.5%였지만 이날은 무려 82.6%나 될 만큼 땅볼 유도형 투수로 변신했다.
이를 위해 상요한 주무기는 104개의 투구 중 41개나 던진 체인지업이었다.
빠른 직구로 현혹한 뒤 승부수로 던진 체인지업에 상대 타자들은 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류현진의 애리조나전 17개 땅볼 아웃은 개인 한 경기 최다(종전 13개) 기록이다.
땅볼 유도가 많을 경우 수비의 도움이 중요하지만 이날 유격수 모리 시거가 2개를 범하는 등
다저스 내야진은 실책을 3개나 하면서 류현진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대단한 것은 이를 스스로 극복했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1회 2사 뒤 연속 실책으로 맞은 1,3루의 위기에서 전날 홈런을 날렸던 크리스천 워커를 만났으나
체인지업으로 땅볼 처리했다.
7회에도 1사1루에서 시거의 실책으로 다시 1사1,3루로 몰렸지만 닉 아메드를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송용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