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도를 뽑은 무사의 몸에서 검은 인영(人影)이 튀어나와
상대방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그에 맞선 상대방은 옆으로
재빨리 피하고 역시 분신참을 써서 도를 뽑았다. 처음의
무사 역시 분신참을 피하고 달려들었다.
둘은 그렇게 한동안 무시무시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그 엄청난 광경을 본 세르핀은 정말 진심으로 감탄했다.
'어떻게 저렇게 빠르게 움직이지? 보이지도 않을정도야...'
옆에서 같이 지켜보던 아리스와 사이언스 노인 역시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감탄과 동시에
걱정이 되었다.
'이자들... 너무 강하다. 이 정도라면... 대륙의 판도는
뒤바뀔지도 모른다.'
사이언스 노인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그는 비록 그 어떤
나라가 대륙을 지배해도 상관없었지만 대륙에 피바람이
불어닥친다면 상관있었다.
'순수 군사력으로 전쟁을 한다면... 우리가 진다.'
아리스가 보기에 저 무사들은 아리스 자신과 싸워도 승부를
장담할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자들이 이곳에만 해도
몇백명이 있었으니...
채앵!
"와아아아아!"
드디어 승부가 났다. 무사 하나의 도가 날아가 비무대 옆
흙바닥에 박혀 있었고, 상대방의 도가 무사의 목에 대어져
있었다.
"둘 다 잘했네."
진천의 칭찬에 무사들은 각자의 무기를 수거하고 진천에게
예를 표했다.
"그럼 비무도 봤는데 이만 가보겠네."
"미천한 실력이라 교주님의 눈을 버리진 않았을까 걱정입니다."
"하하하 미천하다니! 본교에서 호법원을 제외한 최강의 집단이
미천하면 저 정파 놈들은 뭐가 되겠나?"
"크하하하하!"
천마흑도대 무사들이 모두 하나같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이들보다 강한 집단도 있단 말인가? 허... 정말 천마신교라는
곳은 대단하군...'
사이언스 노인은 천마신교의 저력에 놀라울 뿐이었다. 그 때
옆에서 사이언스 노인의 감탄에 초를 치는 세르핀이라는 인간이
있었으니...
"밤도 늦었는데 들어가서 잠이나 자죠..."
* * *
결국 세르핀의 주장으로 일행은 곧 교주가 사는 천마신교의
중심 건물로 갔다. 진천의 말에 따르면 이 건물이 천마신교
내부에서 제일 큰 건물이라고 한다. 건물의 높이는 아파트
20층은 되는듯 했고, 넓이는 올림픽 경기장의 두배 정도였다.
물론 고르고 왕국에서 보내준 드워프들이 없었더라면 이정도
건물을 지을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을것이다.
"자 여기가 니 방이다."
진천이 세르핀을 사이언스 노인과 아리스의 방 사이에 끼인
방으로 안내했다. 방은 굉장히 고급스러웠다. 가구들은 모두
연갈색 나무를 아주 멋드러지게 깎아 만들었고, 침대 위에도
비단침과 이불이 개어져있었다.
세르핀은 요 며칠동안 몸을 너무 혹사시켜서 그런지 이 멋진
방을 보고 감탄할 새도 없이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곯아 떨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자던 세르핀은 한밤중에 목이 말라서 깨어났다.
며칠동안의 강행군 동안 물 몇모금 안마셨으니 갈증이 날만도
했다.
세르핀이 창호지가 발라진 문을 옆으로 밀자 그곳에는 귀엽게
생긴 시녀 하나가 서 있었다. 시녀는 세르핀의 얼굴을 보고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숙였다.
"뭐 불편한 점이라도 있으신가요?"
"목이 마른데..."
평소라면 존댓말이 나갔을테지만 지금의 세르핀은 정신이
반쯤 나가있어서 그런지 아주 자연스럽게 반말이 나왔다.
"네 여기있습니다..."
시녀가 고개를 푹 숙인채 물 한사발이 놓인 나무쟁반을
건넸다.
세르핀은 쟁반을 받아서 방안으로 들어가 물을 마셨다.
그리곤 다시 자려고 하는데 이미 한번 깨버려서 그런지 잠이
안왔다.
'밖에 나가서 구경이나 해볼까?'
그 전날 진천이 안내해줬지만 거의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렸기 때문에 다시 나가보고 싶었다.
세르핀이 문 밖으로 나오자 시녀는 다시 고개를 푹 숙였고
세르핀은 그런 시녀에게 인사 한마디 건넨 다음 바깥으로
나왔다.
차가운 밤바람을 맞자 시원해지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괜히 나왔나?'
그래도 이왕 나온김에 세르핀은 이 건물 주변이라도 한번
돌아볼 생각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렇게 걷다보니 어디선가 대화 소리가 들렸다.
이 밤중에 누가 나와서 대화를 한다는게 이상했기에 세르핀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곳은 커다란 정원이었는데 그 한가운데에는 연못이 하나
있었고, 그 위로는 버드나무 가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연못
옆에는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것은 놀랍게도 진천과 아리스였다.
'뭐야! 저 두사람 사귀어?'
세르핀은 대화를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안들키도록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저에게 무공을 가르쳐주세요."
아리스가 무감정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 목소리 깊은곳에서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에 진천도 상당히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무공을 배우고 싶어하지?"
"복수"
아리스는 진천의 질문에 원망이 담긴 차디찬 목소리로 그
한 단어를 내뱉었다.
"복수는 하고 나면 기분이 더 찝찝해지지. 차라리 포기하는게
널 위해서도 좋을거야."
"그럴순 없습니다. 그 자는 제게서 사랑, 가족 그리고 행복.
이 모든걸 다 빼앗아갔습니다. 그런 자를 용서할수는 없습니다."
진천은 아리스의 확고한 대답에 잠시 생각하는듯 했다. 그런데
그때 아리스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제발... 제발 저에게 무공을 가르쳐주십시요. 지금까지
힘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제발... 강해질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리스의 오른쪽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져내렸다.
세르핀으로서는 처음보는 아리스의 눈물이었다. 그 분노에 찬
눈물을 본 진천은 아리스를 측은하게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너는 무공을 배울수가 없다."
"!!!"
아리스는 강해질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공을 배워 강해지기 위해서는 내공을 익혀야한다.
내공이란 공기중의 기를 모아서 단전에다 비축하는 수련법이지.
사람은 그 단전이 아랫배에 위치해있다. 그런데 너의 몸에서는
단 한줄기의 기도 느껴지지 않는걸 보니 그 쇳덩어리들을
몸에 부착시킬때 너의 단전은 이미 파괴된듯 하다."
아리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그 동안 강해지기
위한 방법을 몇년동안 계속 찾아왔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무공을 익히면 될것 같았는데 익힐수가 없다니...
"전 익힐 수 있겠죠?"
둘의 대화를 듣고있던 세르핀이 나서서 물었다. 진천은 세르핀이
엿듣고 있는걸 알고 있는듯 했지만, 아리스는 세르핀을 보고
상당히 놀란듯 했다.
"세르핀..."
아리스가 중얼거렸다. 세르핀은 그런 아리스를 따뜻한 눈으로
한번 바라보고는 진천을 똑바로 쳐다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
첫댓글 오~세르핀 멋있따>ㅅ< 오늘은 길다 세르핀이 멋있는것보다 나는 길게 나오는 소설이 더 좋음 ㅋㅋㅋ
세르핀 망쳐놓고 길게 써볼까요?? ㅋㅋㅋㅋ
오옷!!! 세르핀 카리스마있는데..ㅋㅋ 아리스와의 러브라인은 언제 이루어질것인가?? 아우.. 최고다 진짜ㅋㅋ 세르핀 말개그 하나에 저렇게나 화를 내다니ㅋㅋㅋ
저정도 말개그면 저럴만하죠 ㅋㅋㅋㅋㅋ
쪽지보고 들어와보길 잘한거같아요!! 진짜 재재래어님 글재밌어요!ㅋㅋㅋ
맘마님 오셨군요 ㅎㅎ 벌써 다읽으셨나요?? ㄷㄷ ^^;;
역시재미써요~~ㅋㅋㅋ 쪽지보고 보러왓는데 역시네요~ㅋㅋ잘보고가요~
감사합니다 ㅎㅎ 쪽지 보내는게 효과가 대단하더라구요 ㅋㅋㅋㅋ
쪽지보고 왔어요 그리고 오타요 세르핀이 '지랄한다'라고 할때, 앞에는 ' 인데 뒤는 " 에요. << 지는 얼마나 잘났다고 퍽 좀 긴듯, 잘보고 갑니다
헛!!! 오타있나요?? ㄷㄷㄷ 지금 바로 수정하러 갈게요 ㅎㅎ ^^;;
ㅠㅠ 재재래어님 악마시군요 ㅋㅋㅋ 세르핀 망쳐놓으면 다른 독자들이 불쌍하자나요^^ ㅋㅋㅋㅋ
그런가요?? ㅋㅋㅋㅋ 아무래도 망치진 말아야겠군요... ㅎㅎ ^^;;
아아~ 저도 님 처럼 빨리 써야 할텐데... 저 넘 게으르죠... 에즈 그린것도 아직 안올렸어요오~ 역시 말은 게으른건가?? 당근먹구잡다.. 이히히히힝~
저도 보통 일주일에 하나 올려요 ㅋㅋㅋㅋ 앞으론 시험땜에 연재속도 더 느려질듯... ㅠㅠ
이야~~ 주문이름이 멋있어요ㅋㅋㅋ 이제 6화를 읽고나니 7화하고 매치가 되는거같다는.............
주문 이름이라면 무공 말씀이시죠?? ㅎㅎ 무공이름은 제가 지어낸거지만 그 배치는 사실 무협소설 비뢰도를 따라한거에요... ㅎㅎ;;
시녀가 세르핀한테 관심이 있나보네요 ㅋㅋ
누구나 다 관심이 생길정도로 잘생겼거든요 ㅋㅋㅋㅋ 이거 괜히 잘생기게 만든듯... 쓸때마다 표현하기 힘들어요... ㅠㅠ
푸하하 동생만도 못한 형 ㅋㅋㅋ
이번화는 이해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됐군 ㅋㅋㅋㅋ
웃길땐 웃기고 진지할땐 진지하고 확실하게 가는군화
첨에는 너무 웃기게 나갔는데 갈수록 진지한게 좀 끌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