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남유하, 조규미, 김명, 한수언, 최상아 지음
무선 | 184페이지 | 150X215mm | 정가 12,000원 | 2022년 6월 7일 발행 | 도서출판 그린북
ISBN 978-89-5588-415-9 74810 | ISBN 978-89-5588-946-8(세트)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장르소설 > SF
“나 칩 제거했어.” 지호가 말했다.
“나도.” 반장도 덩달아 팔을 내밀었다.
“뭐? 어떻게?”
“너도 ‘탈출’이라고 들어 봤지?”
우리는 가짜 세상에서 탈출한다!
지구인들이 나아갈 탈출구를 정확히 가리키는 여성 서사 SF 단편선
다섯 명의 여성 작가가 쓴 청소년 SF
관습과 규범을 벗어나는 새로운 세계를 그리다
그린북에서 청소년소설 《탈출》이 새로 나왔다. 십 대를 위한 다채로운 문학 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그린이네 문학책장’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이다. 《탈출》은 SF 앤솔러지로,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다른 행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미래 시점의 청소년들을 그리고 있다.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활발하게 창작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다섯 명의 여성 작가가 작품을 실었다.
미래에 먼저 닿은 여성 SF 작가들의 시선은 사랑, 권력, 외모, 아동 학대, 가스라이팅 등 다양한 주제를 포착하고 있다.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과 기술, 경쟁이 낳은 그릇된 권위, 여전히 난무하는 차별과 혐오……. 작가들이 그린 미래 사회는 암울할 정도로 현재와 다름없지만, 그 속을 살아가는 청소년의 모습은 무척이나 새롭다. 그들의 사랑에는 관습적인 방식도 젠더의 구분도 없다(남유하, <탈출>), 권위에 굴복하는 인간보다 저항하는 로봇이 되고자 한다(<조규미, 로봇 당번>). 외계 생명체가 인간의 탈을 쓴 속물들의 비인간성을 꾸짖기도 한다(김명, <아메바리아>). 인간보다 다정한 로봇이 상처받은 인간들을 돌보며(한수언, <보호감찰봇 리베라>), 위험한 순간에도 끝내 자기 자신을 지키는 법을 잊지 않는다(최상아, <위험한 페르소나>).
다섯 작가가 쓴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이 책이 그린 청소년들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기득권이 만든 부조리한 관습과 규범, 즉 가짜 세상에서 탈출하여 다양한 개인성을 존중하고 연대하여 서로의 존엄을 지키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다섯 이야기의 주인공이며 작가들의 정체성이기도 한 여성성의 발현이기도 하다.
<탈출>
가까운 미래, 미성년자 감정 조절을 위한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모든 중학생들은 팔뚝에 작은 칩을 심게 됐다. 호르몬을 조절해 현실 연애를 막고 가상 연애를 권장하기 위해서다. 많은 아이들이 메타버스 연애를 즐기고 가상 데이트를 즐기지만 나는 왠지 관심이 없다. 나는 사실 나와 같은 파동을 지닌 아이, 수현과 친해지고 싶지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어느 날 나는 절친인 줄만 알았던 우리 반 두 아이의 현실 연애를 목격하게 된다. 두 아이는 나에게 칩 제거, 즉 ‘탈출’을 권하고, 안전한 가상현실에 염증을 느끼는 또 한 명의 아이 수현과 함께 나는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간단히 칩 제거에 성공한 나와 수현. 가상 연애가 아닌 진짜 연애가 막 시작될 참이다.
<로봇 당번>
나는 우주항공국 달 탐사 프로젝트의 교육생이다. 한 달간의 캠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실전 탐사에 참가할 수 있기에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임하고 있다. 이제 열흘간의 탐사 실습이 남아 있고, 배정된 15팀의 리더인 타스 선배를 만났다. 그런데 위험 요소를 감지해 주는 탐사 로봇이 고장 나는 바람에 우리 팀은 첫날부터 꼬이게 된다. 로봇 없이 간다는 리더 타스와 불만을 드러내는 치온. 그 사이에서 부당함을 호소하다가 타스의 눈 밖에 난 버블은 명령에 따라 로봇 당번을 맡게 된다. 타스는 버블에게 낮은 점수를 주고, 부상을 당한 네이예를 탐사에서 배제하는 등 리더의 권력을 남용한다. 나와 동료 대원들은 힘에 굴복하는 대신 로봇 당번을 자처하기 시작한다.
<아메바리아>
성미는 지구에 정착한 외계 생명체 아메바리아인의 후손이다. 인간의 외피를 만들어 쓰고 지구인들과 섞여 살아가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는 외피를 벗어 던지고 물컹한 슬라임 형태가 된다. 종족 진화와 행성 회귀를 꿈꾸는 엄마와 달리, 성미는 지구의 맛난 먹거리들을 사랑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부터 외계인 헌터를 자처하는 뻥튀기 장수가 모녀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하고, 성미는 엄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뻥튀기 장수를 예의주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성미는 집에 몰래 들어온 괴한의 공격을 받고,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뻥튀기 장수라고 생각했던 그 괴한은 다름 아닌 모녀가 그토록 믿고 의지한 빵집 아르바이트생 현민이었다. 인간 껍데기 안에서 살고 있는 괴이한 존재는 비단 아메바리아인뿐이 아니라는 걸 성미는 일찍이 깨달았다.
<보호감찰봇 리베라>
양어머니와 친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던 가솔은 법의 보호에 따라 부모로부터 벗어나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가솔에게 배정된 보호감찰봇 리베라는 유예기간 동안 가솔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한편 보육기관 입소 또는 가정 입양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가솔은 독립된 거주 공간에서 3주의 유예기간을 보내며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친구도 사귀게 된다. 그러는 사이 리베라는 가솔에게 친오빠 부부를 양부모로 맞을 것을 권하는데……. 하지만 가솔은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그것은 새로 만난 친구 제임스 로라, 그리고 리베라와 공동으로 독립된 생활을 꾸리는 것이다. 걱정과 편견의 시선 속에서 가솔과 제임스 로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 가고, 뜻밖에도 가솔과 리베라의 과거 인연이 밝혀진다.
<위험한 페르소나>
나는 학교 친구들 모두가 동경하는 남자아이, 포타와 사귀고 있다. 평범했던 내가 포타의 관심을 받으면서부터 유명 인사가 되었고, 모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포타는 완벽한 남자 친구이고, 나는 포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는 포타를 위해 눈동자 색이며 체형, 머리카락 색까지 여러 번 바꾸었다. 포타는 밤마다 법으로 금지된 불 피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나와 그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 한다. 나는 불안하기만 하다. 어느 날 포타는 교통신호를 교란하여 자동차 사고를 낼 계획을 세우고 나에게 프로그래밍을 부탁한다. 나는 포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다. 결국 협박에 가까운 포타의 요청에 못 이겨 범죄에 가담하게 된 나.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나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포타의 실체를 파악하게 된다.
차례
탈출 ─남유하
로봇 당번 ─조규미
아메바리아 ─김명
보호감찰봇 리베라 ─한수언
위험한 페르소나 ─최상아
지은이 남유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미래의 여자〉로 과학 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 우수상을, 〈푸른 머리카락〉으로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았다.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와 《양꼬치의 기쁨》, 창작동화집 《나무가 된 아이》, 청소년소설 《평범한 아이들》을 썼다.
지은이 조규미
단편소설 〈음성 메시지가 있습니다〉로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장편동화 《기억을 지워 주는 문방구》로 건국대학교 창작동화상을 받았다. 그 밖에도 청소년소설 《너의 유니버스》 《첫사랑 라이브》 《가면생활자》와 동화책 《별을 읽는 소년》 《9.0의 비밀》 등을 썼다.
지은이 김명
십 대들과 재미난 대화를 하고 싶어 청소년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동화 창작 수업을 받았고, 계간지 《어린이와 문학》에서 청소년소설을 공부했다. 《요괴 호러 픽션 쇼》에 단편 〈더비더비〉를 실었다.
지은이 한수언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고, 다양한 책과 매체에 그림을 그렸다. 옷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상상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은 다채로운 세상 속 저마다 즐겁게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동화 《고양이 자꾸》 《남달리와 조잘조잘 목도리》와 청소년소설집 《고사리의 생존법》을 썼다.
지은이 최상아
단편동화 〈한 사람을 위한 방게 탕수육 그리고 딤섬〉으로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 상’을 받은 뒤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로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를 만나고 있다. 동화책 《고스트슛 게임》 《미스 테리 가게》를 펴냈으며, 《레벨 업 5학년》 《푸른 머리카락》 등에 작품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