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4월의 봄날!! 학교를 파하고 어느 때와 다름 없이 책보따리 어깨에 삼각으로 메고 개구쟁이 학동 셋이 교문을 나서며 아랫 재를 넘어 갈까 신작로로 갈까 하다 그날은 정환이와 영수의 제안에 신작로로 가기로 하였다. 강렬한 4월말의 햇빛이 내리 쬐는 오후 나절에 아침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배도 촐촐하기도 하여 산길 보다는 평지길이 좀 수월하였기 때문이었다. 무열왕능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이 있는 철길 옆길은 2백미터 앞에 터널이 있으니 그때 석탄을 때며 지나가는 증기 기관차가 우리와 눈높이가 같은 오르막에서 바라보면 열차 여행객들은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어 주면 우리도 같이 열차가 다 지나갈때 까지 손을 흔들어 주곤 했다 그날은 멀리서 흰 연기를 뿜으며 가까이 다가오는 열차가 평소에 지나다니던 그런 열차가 아니라 북한 김일성 부자가 러시아나 중국 방문때 타고 다니던 그런차로 차도 깨끗하고 금장 무늬가 그려져 있어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줄은 알았지만 코흘리개 개구장이들이 순간 장난끼가 발동하여 눈앞에 보이는 열차 차창을 보고 셋이서 주먹만한 돌을 던져 그 중 한개에 유리창이 와장창 깨어지고 열차는 터널속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사라져버리고 우리는 그때서야 겁이나서 각각이 흩어져 산으로 도망을 쳤다. 한참을 뛰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열차는 멈추지 않고 계속 칙칙폭폭 달려 가고 있다. 간신히 집에가서 엄마와 누나.형한테도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튿날 학교에가서 어제 있었던일 친구들에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2교시가 끝나고 우리는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데 담임선생님이 갑자기 어제 하교때 그쪽 방면으로 갔던 학생은 교실로 들어오라고 하시고 한명씩 교장실로 보내는데 내 차례가 되어오자 간이 콩알만하게 조이며 콩닥거렸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교장실에 들어서니 교장선생님은 비껴서 계시고 푸르스름한 제복에 모자에는 금장 무궁화띠 무늬에 가슴에는 훈장인지 계급장인지 주렁주렁 달고 허리에는 권총도 차고 있는게 보였다. 두사람은 의자에 앉아 서있는 나와 눈높이가 같으니 마주보며 조사가 시작 되었다. 너 어제 그 쪽 으로 갔지? 예~!! 철길 옆길로 갔나? 어~언~지예!! 걸로(그길로) 안갔심니더~!! 정말 안갔지? 참말로 안갔심니더~!! 그러면 어디로 갔나? 신작로로 갔심니더~!! 언어 발달이 늦은 나는 더듬거리며 대답을 겨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하자 그만 나가 봐라~ 예에~!! 교장실을 나오면서 그만 숨이 멎을것만 같았다. 교실에 돌아오자 선생님도 걱정스런 표정이셨고 학동들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기만 하였을뿐 말은 없었다. 이윽고 조사를 마친 제복입은 두사람은 지프차를 타고 운동장 시야에 사라진 후 선생님께서 어제 솟티고개로 간 학생들이 팔우정 로타리에서 안압지까지 중앙분리대가 있는 왕복 4차선 (이승만)도로 개통식에 참석하였던 이승만 대통령이 귀경하는 열차에 돌을 던져 대통령이 앉은 앞 좌석 유리창이 깨어져 테러를 당할뻔 하였다고 당시 대통령 집무실인 경무대 직원이 조사를 나왔었다는 사실에 조마조마 했던 70년 전의 추억을 소환하여 본다.
첫댓글 아이쿠~~그런일이 있었군요
지난 일이지만 가슴이 조마조마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즐건 주말 되십시오~
처음 쓴 글이라 문법도 그렇고 기호도 맞지 않아 부끄러운 글에
답글까지 주시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