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일백아흔여섯 번째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답니다
프랑스 대혁명은 절대 왕정의 붕괴와 공화정 수립, 근대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한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합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자유롭다는 로크의 주장에 자극받아 봉건적인 요소와 전제 정치를 타파하고 자유와 평등이 존중되는 사회를 건설하자고 혁명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그 혁명의 과정을 살펴보면 이념의 쏠림 현상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게 합니다. 절대 왕정을 무너뜨리자고 일어선 혁명파들이 권력을 잡자 그들의 이념은 절대적이고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며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공포정치가 시작됩니다. 약 30만 명의 귀족, 성직자, 반체제 정치인 그리고 그 외 시위 주동자들이 투옥되었으며 1만 7,000명이 처형되었습니다. 혁명을 일으킨 사람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하겠지만, 이는 전체주의全體主義에 다름 아닙니다. 결국 반대파에 의해 그 주동자는 처형되었습니다. 오래전 사회학을 가르친 어느 교수가 그랬습니다. “사회의 구조는 럭비 볼과 같아야 한다.” 럭비 볼의 양 끝은 가장 작고 가운데는 볼록합니다. 진보와 보수가 양 끝이고 볼의 가운데가 평범한 시민입니다. 조지 오웰의 <1984년>은 극단적 전체주의 사회인 오세아니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가상의 인물 빅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을 극대화하고, 정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등을 이용해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하는 사회입니다. 고도의 정보사회의 위험성을 알리는 소설이라 하겠습니다.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입니다. 이런 작품을 발표하면서 가족들이 걱정할까 필명을 썼던 겁니다. 한쪽으로만 치우친 사회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이나 1984년이 주는 교훈이지요. 지금 우리는 어떤 볼을 닮은 사회에 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