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며칠 전 뉴스를 보다보니, 10여년 전 다단계 사건으로 2조원대의 피해를 낳았던 업체 대표가 국세청으로 되돌려 받는 부가세 1900억 원에 선순위로 채권 설정을 해놓으면서 피해자들을 분노케 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디케이코퍼레이션, 필자의 지인을 망하게 한 그 이름 잊을 수 없지요)
필자의 지인의 재산을 거의 대부분 날리게 하고, 그 분의 주변 사람들까지도 힘들게 하였던 다단계사태. 하지만, 긴장의 끈을 푸는 순간 일순간에 다단계에 빠져 전 재산을 허공으로 날릴 수 있습니다.
ㅇ 10여 년 전 지인에게 던진 독설..
필자는 사람들이 듣기 싫은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하지마!"라며 독설을 던진 일은 10여년 전 그 불법다단계(디케이 코퍼레이션)에 빠진 지인에게 했던 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우연히 지인이 주변사람들과 동생들 그리고 친지들에게 다단계에 가입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워낙 가까운 사이였고 사소한 말도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인 지인이기에 나쁜 말을 해 본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그날, 2006년 1월 어느 날 필자는 지인에게 찾아가 몇 시간 동안 A4 여러장에 그 불법다단계 회사의 문제점을 일일이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설득하였습니다.
몇 시간의 설전 후 필자의 말을 모두 들은 지인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네가 나한테 그렇게 심한 말을 할 줄 몰랐다. 실망이다. 너도 부자가 되길 바랬는데..."
그리고 그 지인과 다시 사이가 회복되기까지에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지인이 스스로 다단계 피해자란 것을 인정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ㅇ 불법 다단계 피해,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모두 피해자로 만든다.
2000년대 초중반, 공직사회에 문제가 하나 이슈화 되었습니다.
당시 공무원들이 제법 크다는 다단계를 너도나도 하였던 것입니다. 문제는 공무원이라는 입장에서 다단계 사업을 하다 보니 은연중에 혹은 노골적으로 주변에 압박을 가한 경우가 많았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었었습니다.
아마 그 즈음 공무원 또는 공기업에 다니는 분들 중에는 쌩뚱 맞는 전화기가 몇 십대씩 집에 쌓여있는 경우가 있었을 것입니다. (혹은 생필품이 쓸데없이 집에 가득했을 것입니다.)
2000년대 초반 필자가 회사에 다니던 시절, 바로 위 상사가 원치 않게 더 윗선의 압박으로 다단계 물건을 샀었고 "그냥 너 가져라"면서 그냥 주셨던 기억이 나기도 할 정도로 당시 다단계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문제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원치 않는 다단계 물건을 사고 억울한 정도면 그나마 양반입니다.
등급을 올리기 위해서 자기 스스로 고액의 제품들(말도 안 되는 가격에...)을 사들였고 심지어는 물건을 받지 않고 계속 회전시키는 형태로 돈을 입금하면서 등급을 올리기 위해 집 전 재산을 다단계 사업에 녹여버린 경우도 비일비재하였습니다.
다단계를 하는 자신만 그러하면 다행인데,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압박을 행사하면서 다단계에 가입시키고 말도 안되는 물건을 거액에 사들이게 함으로써 큰 경제적 손실을 입힌 경우도 허다합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인간관계가 끊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재산을 허무하게 허공으로 날릴 뿐만 아니라 빚만 남으면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기까지 합니다.
ㅇ 왜? 그들은 불법 다단계 늪에 빠졌는가?
몇 일전 나왔던 뉴스의 그 다단계 회사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가까운 지인의 일이었다 보니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마음 약한 후배, 동생들에게 OO은행 통장만 만들면 돈이 들어온다고 했다 합니다.
형님의 부탁이니까 OO은행 통장 만들어주었겠지만 이 것은 그저 시작일 뿐이지요.
1년 만에 1억이 2억 원으로 불려가기 위해서는 다단계 매출이 발생해야만 했고,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스스로 사들이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여기에서 왜? (불법)다단계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었는지 한 가지 큰 단서가 나옵니다.
그것은 바로 "비합리적인 수익률"입니다.
1년 만에 1억이 2억 되고, 하위 단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자신은 사파이어, 에머랄드 등급이 되어 더 큰 성과급을 받는다는 등급제는 비합리적인 수익률을 더욱 높게 제시합니다.
은행이자로는 꿈꿀 수 없는 수익률은 그 이전에 다단계 사건을 보며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했던 분들도 환상 속에 빠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쏟아냅니다.
10년 전 당시 그 다단계 회사의 경우는 그 시절 미국 대통령인 조지W부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내세우며 "미국 대통령과 인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마케팅하였고 이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케팅요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차후 그 사진이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가 피해자 연합에서 나오게 됩니다. (부시 대통령 밀납 인형설)
여기에 뭔가 행사를 하면 정말 멋지게 합니다.
큰 행사홀을 빌려 모든 사람들을 열광케하고 군중분위기 속에 최상위 등급으로 올라가야하는 환상을 심어놓습니다. 결국 더 큰 돈을 다단계에 투자하게 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수렁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며 헤어 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그리고 10년 전 그 다단계 늪에 빠진 피해자들은 2만8천명에 피해액은 2조원대에 이르게 됩니다.
ㅇ 모으고, 불리고, 지키는 과정에서 "유혹"을 물리치시라.
(불법) 다단계는 수식어를 진화시키며 시대에 맞춰 모습을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과거 피라미드라고 불리었던 수식어는 다단계를 거쳐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 뭔가 있어 보이는 수식어로 포장되더니 2010년대 들어서는 SNS시대를 맞아 "소셜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포장하더군요.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혹할 수 있는 말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있던 다단계 사건들과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고, 어느 순간에는 또 다시 수조원대의 사건이 전국을 언제든지 강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다단계 사업을 하는 하위 회원, 거의 대부분의 다단계 참여자들에게 돌아가게 되고 평생 일군 전 재산을 일순간에 허공으로 날려버릴 것입니다.
이러한 큰 피해를 주는 불법 다단계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일단, 말도 안되는 수익률을 제시하는 사업구조는 무조건 피하십시오.
두 번째, 금융회사가 아닌 곳에서 금융회사처럼 유사수신 행위를 하는 경우는 무조건 피하십시오. (자체 통장 비슷한 것을 만드는 경우가 있더군요. 하지만 이는 그저 인쇄물일 뿐입니다.)
세 번째, 다단계가 확실한데 주변지인이 모임에 나가자고 한다면 무조건 거절하시고 연락을 몇 달 동안 끊으십시오. (보통 불법다단계는 몇 달 안에 사건이 터집니다)
만약 설득에 못 이겨 대규모의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면 군중심리에 휩쓸려 귀신에 쓰인 듯 불법다단계에 빠지고 맙니다.
경제와 사회가 어려워지면 불법 다단계는 독버섯처럼 피어나서 자라납니다.
모르는 사이에 바로 옆까지 커져있을 수 있는 불법 다단계 항상 경계의 눈길로 보신다면 피해를 입지 않을 것입니다.
(10년 전 그 당시 그 지인은 결국 전 재산을 모두 날리고 재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