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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중학교 17회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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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잘 지내냐 친구야 스크랩 한자공부 아 량 (雅 量)
이 재 열 추천 0 조회 64 14.02.06 16:19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너그러워 남에게 관대한 사람을 보면 우리는 “참 아량이 있어 보인다”는 찬사를 낸다.

우아하다는 뜻의 "雅(아)"라는 글자와 물질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量(량)"이라는 글자가 붙었다.

우리 쓰임새로는 무엇보다 사람이 지닌 그릇의 크기가 큼을 표현한다.

 

그러나 원래의 출전(出典)을 따지고 보면 주량(酒量)과 관련이 있다.

술을 어느 정도 마실 수 있느냐의 그런 능력을 나타내는 주량 말이다.

한(漢)나라 때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그가 마시는 술잔에 "雅"라는 글자를 붙였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 기록에는 큰 술잔을 백아(伯雅), 중간 술잔을 중아(中雅),

가장 작은 술잔을 계아(季雅)라고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맏이를 백(伯), 중간을 중(仲 또는 中), 막내를 계(季)라고 적는 방식은 우리가 익히 아는 내용이다.

큰 술잔은 어림잡아 일곱 되(升)가 들어가고, 중간 술잔은 여섯 되, 작은 술잔은 다섯 되를 담았다고 한다.

옛 사람들의 술이 대개 탁주(濁酒)가 근간을 이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럴 듯하다.

그렇다 해도 작은 술잔이나마 다섯 되를 들이키는 실력도 보통은 아니다.

그래서 후대 사람들은 이런 크기의 술잔에 술을 부어 마시는 사람을 雅量이라고 적었으며,

이는 곧 ‘술을 무척 잘 마시는 사람’의 뜻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그것도 ‘원샷’으로 들이킨다면, 그는 틀림없이 당대의 대단한 호주가다.

그래도 어쨌거나 호주가의 뜻은 거의 사라지고

우리가 흔히 “아량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 때의 ‘아량’이라는 뜻만 남아 지금까지 쓰인다.

그런 아량을 우리는 높이 평가한다.

 

아량의 본질은 너그럽게 남을 대해 그 사람의 과실은 가능한 한 입에 올리지 않는 것이다.

일본을 대하면서 우리가 종군 위안부 문제와 독도 침탈 야욕 등

직접적이면서 가시적인 일본의 잘못을 지적하는 데 그쳤던 것도 그런 아량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식민지 강점과 제2차 대전 때 보였던 과오는 가능하면 입에 담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이제는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의 만행을 전면 부정하고 나선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을 듣노라면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 들고 나서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성어가 떠오를 뿐이다.

 

일본이 ‘중국의 덫’에 빠지고 있다.

중국이 던진 동북아 판도 변화라는 기류 속에서 정정당당하게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하고

우경보수화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과거사 인식에 있어서 이제 일본의 정치인들에게 품위를 찾아볼 수 없다.

남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게는 엄격한 그런 아량의 금도(襟度)를 도저히 기대할 수 없으니,

그런 정치인이 이끄는 일본과 우리의 사이가 점점 멀어져 가는 느낌이다.

                          (유광종기자의 한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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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2.07 11:27

    첫댓글 아량이 그런 뜻이였나? 오늘도 하나 배웠네.감사.

  • 14.02.07 15:19

    공부하는 우리는 행복이라오, 아량을 베풀어 주시는 재열성님의 지도성도 감사하구요. 고맙소이다. 감사.

  • 14.02.09 10:58

    그런 깊은 뜻이... 아량 근처에도 못 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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