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종범(33)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광주구장은 환호성으로 들썩이고 이종범은 시원스런 홈런포로 화답한다. 12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프로야구 통산 16번째로 150홈런의 주인공이 된 뒤 성에 차지 않는 듯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내며 팀을 최근 4연승으로 이끌었다.
더욱이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건 심적으로나 체력적인 면에서도 흘러넘치는 자신감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찌는 듯한 더위와 페넌트 레이스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찾아오는 체력적인 문제로 집중력 약화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종범은 팀의 맏형인데도 불구하고 나이답지 않게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유지하며 오히려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자가 있을 때에는 꼬박꼬박 적시타를 때려주는 해결사 역할을,찬스 때에는 놓치지 않고 발로 뛰는 야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13일 롯데전에선 호쾌한 타격 뿐 아니라 시즌 34호 도루까지 추가해 이 부문 2위 박용택(30개)의 추격에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공·수·주에서 펼치는 맹활약으로 기아는 LG와의 팽팽한 4위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장타에도 자신감이 붙은 듯 “홈런은 작은 체구의 선수라도 제대로 된 타격 타이밍을 갖춘다면 얼마든지 날릴 수 있다. 140㎞가 넘는 공의 반발력에다 타격 밸런스만 제대로 이용한다면 잠실구장이 됐든 대구구장이 됐든 홈런은 쉽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요즘들어 방망이 스피드와 타격 타이밍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 시즌을 마칠 때까지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훈련에 임해 후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이어 “38살까지 야구를 한다고 했으니 생애 홈런 목표를 200개를 넘어 300개쯤으로 잡아놔야 하나?”라며 여유로운 웃음을 지었다.
13일 현재 도루부문 선두,121안타로 최다안타 부문 2위,타격랭킹에선 3할1푼9리로 8위를 달리고 있는 이종범이 후반기 레이스에 더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