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과 올림픽대표팀, 두 팀 모두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 경쟁을 이겨내고 싶다. "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이강진(21세, 부산)이 K리그와 올림픽 최종예선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
2003년 U-17 월드컵과 2005년 U-20 월드컵을 거치면서 차세대 수비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강진은 2006년에는 K리그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거칠 것 없는 질주를 계속 했었다. 그러나 이강진은 2006년 7월 29일 대전전을 마지막으로 리그에서 모습을 감췄다. 발목 인대 부상을 입었던 것.
8일 광주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 이강진 ⓒ부산 아이파크
이후 이강진은 2개월여간의 재활 끝에 11월 21일, 일본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 한일전에 모습을 드러냈고, 풀타임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강진은 또다시 부상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올해 2월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어 런던 원정(그리스전)을 떠났지만, 발가락 부상을 입으며 쓸쓸히 귀국해야 했던 것.
결국 이강진은 2007년 상반기 내내 재활에만 몰두해야 했고, 지난 8월 4일 올스타전과 8일 K리그 광주전을 통해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스타전이 이벤트성이 강한 경기임을 감안할 때 8일 광주전은 실질적인 복귀전이었다. K리그에서는 1년여 만에 모습을 보인 셈이다.
" 리그에서는 1년여 만에 경기에 나선 것이었잖아요. 경기장에 나서는데 '정말 오랜만에 경기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잘해야 한다는 각오도 생겼고요. 그런데 훈련할 때 몸 상태는 꽤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실전에 나서니까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
" 만족-보통-실망으로 따진다면 보통과 실망 사이 정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몸 상태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마음 같아서는 이것보다 훨씬 잘할 수 있는데, 공백 기간은 못 속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3-0으로 이겼다는 점은 만족스러워요. 개인적으로도 조금만 더 준비하고 시간이 흐른다면 예전 몸 상태를 100% 회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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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K리그 올스타전에서의 이강진 ⓒ스포탈코리아 |
바뀐 부산, 후반기에는 달라진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이강진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던 전반기, 소속팀 부산 역시 끝없는 추락을 계속 하고 있었다. 전반기를 14개팀 중 12위로 마쳤고, 결국 에글리 감독은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에글리 감독을 대신해 부산은 박성화 감독을 선임했고, 박 감독은 빠르게 팀의 체질개선을 꾀했다. 이미 U-20 대표팀 시절 박 감독에게서 지도를 받은 바 있던 이강진은 다른 선수들보다도 좀 더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박 감독이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으로 가게 되면서 부산은 다시 김판곤 감독대행체제로 바뀌었다. 다행히 광주를 대파하며 깔끔하게 후반기 스타트를 끊은 상황.
짧은 시간에 많은 혼란을 겪은데다가 부산과 올림픽대표팀에서 모두 뛰게 될 이강진으로서는 사뭇 난처한 입장일 것 같기도 했다.
" 특별히 난처하거나 그런 것은 없어요. 일단 부산 입장으로 봤을 때는 박 감독님께서 짧은 시간 함께 했지만, 팀에 있어서 여러 가지를 바꿔주셨어요. 저 뿐 아니라 부산의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에요. 올림픽대표팀으로 가셔서 아쉬움은 있지만, 선수들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어요. 모두들 짧은 기간이지만 감독님과 함께 해서 좋았고, 그 기간 동안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기간 동안 했던 부분들이 후반기 2연승(FA컵과 광주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요. "
" 올림픽대표팀 입장에서는 서로 좋은 것 같아요. 저에 대해서도 박 감독님이 잘 알고 계시고, U-20 대표팀 시절부터 함께 했던 다른 선수들도 잘 알고 계시잖아요. 우리 역시도 감독님 스타일을 잘 파악하고 있고요. 서로가 편한 입장인 것 같아요. "
" 어쨌든 후반기에는 부산의 스타일이 조금 바뀌었어요. 원톱에서 투톱으로 바뀌었고, 미드필더들도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전개하고 있죠. 이런 부분들이 전반기와는 달라진 모습이에요. 아마 이대로만 나간다면 상승세는 계속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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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시절의 이강진 ⓒ스포탈코리아 |
올림픽대표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부산에서 무사히 복귀전을 치른 이강진은 이 여세를 몰아 올림픽대표팀에서도 다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오랜 부상 기간 동안 올림픽대표팀은 나름대로의 조직을 구축했고, 수비진 역시 김진규-강민수 라인이 확고한 위치를 점했다. 이강진의 능력에 대한 평가가 높긴 하지만, 주전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 아직 최종명단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오랜만에 뽑혀서 설레요.(웃음) 제가 쉬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많이 발전했고, 또 자리를 잡은 상태라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쟁한다는 각오에요. 예전 동료들이나 선배들도 많이 쉬었던 만큼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힘들 거라고, 예전 생각은 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라고 충고들을 해줘요. "
" 민수 형과의 경쟁은 많은 분들이 말씀하세요. 민수 형도 꾸준히 해왔고, 아시안컵에 나가면서 경험도 많이 쌓았어요. 민수 형도 어떻게 보면 저와 비슷한, 즉 터프하기보다는 지능적인 형태의 수비수에요. 제가 더 나아지려면 장점을 살리면서도 터프하고 강력한 대인마크 능력까지도 키워야 해요. 양쪽을 다 갖춰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죠. "
분명 김진규-강민수 콤비, 김진규-이강진 콤비는 각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김진규-강민수 콤비가 올림픽예선과 아시안컵을 통해 철벽 수비망을 구축했다면, 김진규-이강진 콤비는 U-20 대표팀 시절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한국 수비진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강진으로서도 김진규와 오랜만에 호흡을 맞춰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물론 그 기회가 언제 올지는 아직 장담할 수는 없지만, 주위 의식하지 않고 차분히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일단은 진규 형과 호흡을 맞추겠다는 생각보다는 차분하게 준비하려고요. 당장 22일 우즈베키스탄전부터 뛸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거든요. 일단 예선부터 형들이 발 맞추면서 해왔던 것들이 있고, 제 몸 상태도 100%는 아니니까요. "
"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 몸 상태가 100%에 올라올 것이고, 감독님이 괜찮다고 판단하시면 저에게도 분명히 기회를 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U-20 대표팀 시절부터 진규 형과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
무엇보다 이런 상황들이 이강진에게는 즐겁다. 재활에만 몰두하며 오직 경기장에 나설 수 있기만을 기원했던 예전 상황에서 벗어나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짜릿하다. 이제는 더 이상 지루한 재활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 내에서 뛰고, 경쟁하는 활기 넘치는 세계로 돌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젊고 패기 넘치는 이강진은 이런 도전을 즐기고, 또 이겨낼 자신도 있다.
" 일단 올림픽대표팀에서는 빨리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에요. 대부분이 U-20 대표팀 시절 함께 했던 동료들이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르니까요. 그리고 새로운 선수들도 있고요. 경쟁을 통해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고요. "
" 부산에서도 비슷한 입장이에요. (심)재원이 형이나 (배)효성이 형이 있기 때문에 경쟁해야죠. 빨리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려서 매 경기 뛸 수 있도록 해야죠. 무엇보다 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
인터뷰=이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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