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9교구본사 동화사 주지 선거에서 탈락한 선문 스님이 보도자료를 내고 “선거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에 재검표가 진행되는 등 동화사 주지 선거 이후 발생했던 모든 잡음들이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선문 스님은 5월 1일 본인 명의로 발송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선거과정에서 1차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이의를 제기한 것은 종헌종법에 보장된 정당한 참정권의 발로였다”며 “다만 (이런 과정으로 인해) 종도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참회한다”고 밝혔다.
선문 스님은 또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문제와 관련해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선문 스님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교구선관위장의 확인 날인이 없는 투표용지를 ‘무효’ 처리한 중앙선관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선거를 종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 아니라 향후 동일한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판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개표 후 용지의 봉인과 보관, 중앙선관위 탁송방법, 선거관리위원회 시행규칙의 적용, 참관인의 행위와 법적 효력 등 입법 미비된 관련 법률에 관한 총체적 재정비의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선문 스님은 선거 과정에서 제기됐던 자신의 이중 승적 의혹과 관련해서도 “소납의 태고종 승적 부분은 조계종의 귀종승 규정이 제정되기 이전의 사안이었다”며 “입법과 제도의 미비로 정리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승려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종단과 총무원의 보편타당한 행정행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선문 스님은 동화사 새 주지 후보에 당선된 성문 스님에 대해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 한다”며 “원융화합의 팔공산 시대를 열어가는 데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성문 스님은 수행력과 경륜 등 모든 면에서 동화사를 중심으로 한 대구 경북 불교를 한 단계 성숙시킬 적임자”라며 “선거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소납과 소납의 주변인들이 승가답지 못한 언행을 했다면 너그럽게 혜량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다음은 선문 스님이 발표한 보도자료 전문
보 도 자 료
팔공산 동화사의 원융화합을 발원하며, 이번 주지 선거 기간 격려해주신 조실 진제 스님과 파계사 조실 도원 스님을 위시한 사부대중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1차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이의를 제기한 것은 종헌종법에 보장된 정당한 참정권의 발로였습니다. 하지만 종도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깊이 참회합니다.
소납은 동화사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회향하는 마당에 다음 몇 가지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먼저, 선관위원장 확인 날인이 흠결된 표를 무효 처리한 결정을 존중합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교구선거관리위원장의 확인 날인이 없는 투표용지를 '무효' 처리한 중앙선관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합니다. 선거를 종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 아니라 향후 동일한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판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할 것입니다.
비단 무효표 결정 뿐 아니라 개표 후 용지의 봉인과 보관, 중앙선관위 탁송 방법, 선거관리위원회시행규칙의 적용, 참관인의 행위와 법적 효력 등 입법미비된 관련 법률에 관한 총체적 재정비의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둘째, 행정 미비로 말미암은 귀종승의 이중승적 해소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상대 후보 측이 제기한 소납의 태고종 승적 부분은, 조계종의 귀종승 규정이 제정되기 이전의 사안입니다. 당시 이웃종단에서 조계종으로 귀종하는데 따른 규정이 없었습니다. 조계종에서도 '심의'를 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입법과 제도의 미비로 정리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승려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종단과 총무원의 보편타당한 행정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납의 경우 태고종 총무원장 명의의 공문에서 ‘태고종에 승려의무금을 납부하거나 분한신고를 한 사실도 없고, 연수교육 등 일체의 행사에 한 번도 참여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해줬으나 선거과정은 물론 현재까지도 이중승적자라는 오해와 낙인이 따라 다니고 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번 기회에 비슷한 사례의 스님들의 승적을 일제히 정리해 피해자는 소납 한사람으로만 그쳐 더 이상 피해자가 없도록 조치해 줄 것은 간청합니다.
셋째, 성문 스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원융화합의 팔공산시대를 열어가는 데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성문 스님은 수행력과 경륜 등 모든 면에서 동화사를 중심으로 한 대구 경북 불교를 한 단계 성숙시킬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선거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소납과 소납의 주변인들이 승가답지 못한 언행을 했다면 너그럽게 혜량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소납을 도왔던 스님들까지 힘을 모아 동화사의 발전적 미래는 물론 '소통과 화합'을 기치로 내건 조계종 총무원의 불교와 사회를 위한 비전 실행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석가모니불
불기 2554(2010)년 5월 1일
선문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