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는 3시가 다 되어 도착한다.
버스 짐칸에서 배낭을 매고 나오니 바람이 시원하다.
옷가지 덩치만 큰 배낭은 무겁지 않다.
몇년 전 군산 모임에서 보았던 그 길을 따라 째보선창쪽으로 걸어간다.
바다에 이르기 전에 허름한 집 주변에 천막이 여럿 보이고 둥근 반원형의 큰창고도 보인다.
창고가 전시관이다.
수라와 하제 생명 사진전이다. 군산의 환경운동단체인 모양이다.
지역을 살리고 지키려는 활동가들의 모습이 보인다.
난 고향에 산다면서 무얼 하고 있을까?
사람없는 행사장을 빠져나와 물빠진 바닷가를 걷는다.
아파트 숲이 군데군데 보이는데 내가 걷는 길은 시간이 오래 전이다.
구태어 지난 시간을 기록하려는 것처럼 사진을 찍어본다.
난 내 자신의 이야기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면서 쓸데없는 욕망을 부린다.
다리가 아파질 무렵 근대역사문화관으로 들어간다.
해설사인지 근무자인지가 표를 사라기에 기계앞으로 가니 한 여성이 경로냐고 한다.
그렇다고 하며 지갑을 여니 자기가 기계에서 경로 무료표를 빼 준다.
배낭을 매고 2층까지 돌아다니니 5시 되면 문 닫는다고 방송이 나온다.
여기어때로 예약해 놓은 슈가모텔을 찾으니 4km가깝다.
택시를 타려다가 포기하고 네비를 보며 도로를 걷는다.
찬바람이 부는 거리를 배낭을 매고 씩씩하게 걸어간다.
낯선 도시에 모텔을 찾아가는 걸음이 금방 무거워진다.
어둑해 질 무렵 숙소를 찾아 들어가니 키오스크에서 체크 인 하란다.
몇번 누르니 209호 카드가 나온다.
사람 만나지 않고 방에 배낭을 내려놓고 오면서 보아 둔 양탕집에 들어간다.
참이슬을 불러놓고 탕이 나오기 전에 따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