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오늘은 칼국수가 드시고 싶다네요.
문득 떠오르는 집이 있어 냄비 하나 들고 찾아갑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대왕칼국수"입니다.
연륜이 절로 묻어나옵니다.
"대왕칼국수"
031 -252 - 2820
죄송합니다.
일요일은 휴업합니다....^^
식사하시다가 손님들 때문에 못드시는 건지..
아드님을 위해 차려 놓으신건지...
밀고 치대는 아주머니의 손길이 무언지 모를 뭉클함을 주네요.
반죽이 칼국수의 맛을 반 이상 좌우한다고 봐도 되겠지요.
이제는 조금 힘겨워 보이는 아주머니의 모습에서..
자식 위해 고생하신 이 시대의 많은 어머니의 모습이 스쳐갑니다 .
역사가 보이는 초간단 차림판.
'배추김치'
'깍두기'
요즘 음식점에서 흔히 먹는 달콤하고 무른 깍두기가 아니더군요.
작가 공지영이 그랬던가요?
조선이라는 글씨가 붙은 배추, 무, 고추, 혹은 오이....
그것들은 모두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구요.
작고 단단하고 맛있다는 거라네요.
이 깍두기의 맛에서 어딘가 모를 고향의 맛, 어머니의 맛을 느꼈다면...
너무 심한 과장일까요?
저에겐 칼국수보다 더 깊은 맛을 주었던 깍두기였습니다.
양념장 세트.
특히 양념간장은 칼국수의 맛을 한층 업시켜주는 훌륭한 조연입니다.
칼국수 나왔네요.
날렵하고 매끄러운 칼국수가 아니라...
투박하고 거칠어보이는 칼국수입니다.
흔하디 흔한 칼국수이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투박한 칼국수를 보면..
자꾸 옛날 생각이 납니다.
칼국수가 어머니와의 크고 작은 추억들을 자꾸 끄집어 내주네요.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흔한 칼국수에서도 먼 옛날의 그리움과 향기가 나네요.
단단해서 그래서 더욱 좋았던 깍두기입니다.^^
밖에 걸어논 커다란 솥에는...
뽀얀 김이 올라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저 올라오는 김과 아주머니의 찰진 밀가루 반죽 맛을 보았을까요?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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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러나 제가 깨우친 것만큼만 사랑할 뿐입니다.
제가 깨우치지 못한 어머니 아버지의 표면 너머 무한함에 대해선 아직 사랑하지 않습니다.
아니 사랑하지 못합니다.
사랑은 인식의 깨우침 없이는 오지 않는 걸 저는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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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곰치님의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 후기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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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