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평신도란 성세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일치된 사람으로 교회 안의 사제직과 왕직, 예언직에 참여하여 자기 직분에 따라 그리스도의 사명을 이행하는 신자를 말합니다.
"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도 나를 안다. 이것은 마치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내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양들도 있다. 나는 그 양들도 돌봐야 한다. 그러면 그들도 내 음성을 알아듣고 마침내 한 떼가 되어 한 목자 아래 있게 될 것이다(요한 10, 14-16)."
29-2 명칭과 유래
평신도, 혹은 평신자라고 하는 말은 본래 '백성(라틴어-라이꾸스(Iaicus):그리스어-라오스(λαοσ))'이란 의미이고, 구약성서에서는 "하느님의 백성"을 지칭하는 말로 이교도와 구분하는 뜻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신약성서를 보면 단순히 "평민"의 의미로도 나타나는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특별한 간택으로 '성도' 또는 '형제'로 불렀습니다. 따라서 성서상의 라오스는 성직자와 평신도 모두를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로마의 끌레멘스 성인께서 성직에 속하지 않고 신앙이 두터운 사람을 평신도를 구분하셨고, 3 세기 중엽부터 이 말로 고정하여 사용하였으며, 교회 안의 성직자와 평신자의 구별을 확실히 하게 호칭하였습니다.
29-3 교회발전과 평신도
초대교회 - 교회가 하느님 백성으로 그리스도 제자들과 결합하여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에 충실했던 때로, 박해시대라 일러오는 사도시대로부터 4 세기초까지를 말합니다. 초대교회의 평신도들은 사랑으로 일치된 생활공동체를 이루었으며 영성생활에 있어서도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지휘에 따른 심신생활을 하였습니다. 또한 기도와 극기와 희생 등을 중심으로 한 생활이었으며 교리 연구와 학문에도 크게 기여하였는데, 로마의 테르툴리아노(3-4세기의 신학자) 같은 분이 대표적입니다.
중세교회 - 이 시대에는 성직자가 모든 것을 관장하여 교회를 이끌어 나갔었고, 평신도들은 가난과 무지로 교회에서 소외된 채 수동적인 처지였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한 백성이란 말뿐이지 실제로는 교회의 구성이 성직자와 평신도의 두 계층으로 엄연히 나뉘었다가 차츰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의 계층으로 다시 구분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의 지도층이 평신도들을 위한 교육을 등한시하였기 때문입니다.
근세교회 - 16 세기 종교개혁 이후의 혼란으로 교회는 더욱 분열되었고, 급진전하는 근대문명을 뒤따르지 못하였으며 교회에 대한 대중의 호응이 식어갔습니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성직자들은 귀족화 되어가고 대중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갔으며, 평신도와 거리는 더더욱 멀어져 갔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교회를 바로 세우려는 많은 신심운동이 일기 시작하였습니다.
현대교회 - 현대로 접어들면서 교회 활동에는 평신도와 성직자 사이의 조직적인 공동협조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교회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고 새로운 목표로 쇄신운동을 일으켜 새로운 모습인 오늘날의 교회로 발전하게 됩니다. 특히 제2 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의 교회는 귀족교회, 성직자교회를 하느님 백성인 교회로 되돌아오게 하였고, 교회에서 평신도의 위치와 그 기능이 한층 강조되었습니다.
29-4 평신도의 역할
교회 안에서 할 일
1) 성직자에게 협력 : 성직자는 은총의 분배자로 성사를 집행하고 복음선포의 영적 교도직을 수행하고, 운영관리자로 교회행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무를 완수하는 데는 평신도가 자발적이며 당연한 의무로 성직자의 사목직무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2) 교회 재정 운영에 대한 책임담당 : 교회의 재정문제는 본질적으로 평신도의 책임입니다. 성직자가 본연의 직무인 교도직과 성사직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의 하나로 평신도 각자는 교회 안의 경제문제에 협조해야 합니다.
3) 복음전파에 대한 직접적 협력 :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교회의 근본 사명이므로 성직자가 복음선포를 선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이는 성직자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백성인 모든 자녀들이 지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밖에서 할 일 1) 복음을 생활화 :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먼저 복음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즉 신앙생활과 사회 생활이 일체를 이룬 생활로 실천해야 합니다. 봉사하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행하신 모범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말뿐이 아닌 실생활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증거할 수 있어야 세상의 빛이 되고 누룩이 되기 때문입니다. 2) 복음전파 활동 : 복음을 만방에 선포하는 것은 신자들의 지상 과제입니다. 평신도들은 누구나 복음을 따라 살면서 복음을 말로써 직접 전파해야 합니다.
29-5 바람직한 평신도의 자세
교회의 참여는 성직자의 지시나 받아서 움직이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평신도가 교회제도에서 소외당한다거나, 성직자에게 매인 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교회의 주체자임을 깨달아 자주적인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자기 중심적 생활인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하느님 안의 공동체를 이루는 백성으로서 신앙을 승화시켜야 합니다.
교리에 얽매인 사고방식보다 생동감 있고, 창조적이며 진취적인 태도로 신앙을 생활화 해야 됩니다.
오늘날의 사회가 다원적이고 개방적임을 주시하여, 폭넓은 사랑과 관용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공로주의적 사상에서 벗어나, 사명의식으로 행동하는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이상은 성직자를 위시하여 평신도 모두에게 요구되는 자세입니다. 더구나 현실의 여러 생활상과 직면하고 있는 평신도가 사도직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기본자세인 사명감으로 받아들여 자신이 성숙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자세를 바로 이루는 데는 참여나 사명감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오로지 바른 교리를 터득하고 연구하는 학문의 자세 또한 절실히 요구되는 것입니다. 교리를 배우고 익혀야 바람직한 자세가 확립됩니다.
29-6 제 2 차 바티칸 공의회의 평신도관
공의회는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을 반포하였으며, 교회헌장을 통해 평신도 고유의 사도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회헌장 4 장 31항을 보면 "평신도는 신품(神品)과 교회에서 인정된 수도신분에 속하는 이들 이외의 크리스챤을 말하는 것이다. 즉 성체로써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고, 하느님 백성 중에 들고,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하여, 교회
와 세계 안에서 그리스도의 백성 전체의 사명을 각기 분수대로 수행하는 신도들을 말하는 것이다. 사회적 성격은 평신도의 고유한 특징이다…… 평신도들은 본래 현세의 일에 종사하며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함으로써 천국을 찾도록 불린 것이다…… 그들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복음의 정신으로 스스로의 임무를 수행하며 마치 누룩과도 같이 내부로부터 세계 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며 특히 믿음과 소망과 사랑에 빛나는 실생활의 증거로써 이웃에게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규정하여 평신도의 신분과 사명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상을 요약하여 다시 살펴보면
첫째, 평신도는 교회의 능동적 구성원이라는 것입니다. 즉 이들은 성세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과 지체가 되었으므로, 비록 역할을 수행하는 조건과 방법이 다를지라도 성직자나 수도자처럼 그리스도와 함께 진리를 증거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며 교회의 모든 사도직에 참여하여 성직자와 함께 진리를 증거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며 교회의 모든 사도직에 참여하여 성직자와 함께 교회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어야 합니다.
둘째, 평신도는 성직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평신도는 세상 안에서 일반인들과 같은 생활과 직업을 통해 곳곳의 사정을 살피어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 목표로 세운 일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평신도는 그리스도 복음의 원리를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