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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산의 명산 팔공산엔 갓바위를 비롯 동화사와 은해사 등의 유명 사찰과 고만고만한 암자들이 산자락을 끼고 산재해 있다.
선본사와 은해사를 낀 산길을 따라 흩어진 암자들을 '칠암자 길'이라 명명하며 차례대로 답사하기도 하고, 어떤이는 이 산길을 ‘경산시 경계산행’으로
부르며 시계를 따르기도 하고, 어떤이는 '천성단맥'이라 부르며 맥을 잇기도 한다.
또 어떤이는 원점회귀의 편의성을 찾아 대한리에서 명마산을 올라 관봉 천성산을 경유 환종주를 감행하기도 하고,
원효암으로 올라 갓바위를 바라보며 관봉과 장군바위를 경유하는 작은 환종주를 즐기기도 한다.
물론 중간의 약사암에서 중간 능선을 타고 원효암 입구로 원점회귀할 수도 있을 것이고, 오늘 필자가 걸은 것처럼 선본사(약640m)로 내려와서
중간 능선으로 올라붙어 원효암 또는 약사암 입구로 내려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국제신문의 가이드대로 보광암 원점회귀도 가능하다.
이러한 산길은 갓바위를 중심으로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한마음산악회는 명마산(鳴馬山)을 오르지만 필자는 예전에 능성고개에서 장군바위를 오른 적이 있어 외도산행을 하게 된다.
◇ 능성고개-장군바위-갓바위 ☞ http://blog.daum.net/bok-hyun/512
양산(千聖山)과 여수(天聖山)에 천성산이 있지만 이 곳에도 천성산(天成山 560m)이 있었다.
천성암(天成庵)의 한문표기를 따라 천성산(天成山)으로 쓴다면 양산과 여수의 산과는 다른 느낌이다.
이 능선산행은 대체로 솔숲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따금씩 만나는 전망바위는 걸음을 더디게 한다.
군데군데 갈림길이 많아 탄력산행이 가능하고, 사방으로 열리는 탁월한 조망은 세상 시름을 모두 잊게 한다.
코스: 천성암입구-천성암-천성산-원효암갈림길-629삼각점봉-바위전망대-갓바위주차장갈림길-전망대-선본사-약사암갈림길-암릉지대-새마을1교-원통암입구
장갑을 찾느라고 조금 더 걸었으니 10km 정도일 것.
고도표
클릭하면 더 자세한 팔공산 지도.
국제신문 명마산 들머리인 '경북 경산시 와촌면 신한리 371번지' 또는 '잼스 모텔'을 입력, 송이/능이 직판장 앞에 차를 댄다.
명마산 들머리는 버스 뒤의 '엄마네 식당' 옆 골목...
'지장암' 방향으로 들어가야 한다. 길 건너 맞은 편엔 '잼스 모텔'이 있다.
일행들을 배웅하고, 필자는 날머리인 약사암 입구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여 천성암 입구에서 하차, 포장임도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천성앞 입구의 버스 정류소엔 경산시의 시내버스 803번이 들어온다. 시간은 30분마다 운행.
천성암 세멘트 포장도로 입구에 산불초소가 있어 입산통제를 하는 게 아닌가 조심스러웠다.
다소 가파른 포장도로를 오르면 어느덧 경사가 완만한 임도에 이르게 된다. 그 사이 장갑을 찾노라고 10여분 지체되었다.
천성암 입구의...
천성암(天成庵) 표석이 산길입구 자연석에 새겨져 있다. 천성암은 좌측에 있고, 산길은 빨간 화살표.
좌측으로 천성암을 올려다 보면서...
천성암 극락전 편액을 당겨본다.
이후 산길은 비포장 임도로 열려있고...
나무에 걸린 시그널에 팔공산 '둘레길 답사'와 '둘레길 연구노선'이 있으니 이 길은 둘레길을 걷듯 편안한 길임을 암시한다.
이제 임도도 끝나고 본격 산길 진입.
주능에 올라붙자 나무에 천성암 방향으로 '천성사'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이후 5분 만에 암자들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지나고...
밧줄을 묶어놓은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아무런 표시가 없이 돌무더기 몇 개가 나뒹구는 천성산 정상에 닿는다.
그 중 반듯한 돌멩이 하나에 배낭에서 끄집어낸 매직으로 '천성산 560m'라 썼다. 아~ 이거 자연훼손인가?
진행 방향으로 도드라진 모습의 산봉우리를...
살짝 당겨보니 관봉(갓바위)의 모습이다.
산길은 호젓한 솔숲길.
작은 봉우리를 살짝 올라서니 이정표엔...
원효암 갈림길이다. 느패재는 비로봉과 관봉 갈림길인 능성재를 말하는 듯.
원효암 갈림길의 국가지점번호 <마마 14107707>
능선을 걷노라니 우측으로 도드라진 바위지대가 눈에 들어온다. 저곳에 가면 산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일 천하의 조망처일 텐데, 접근로가 있을까?
우측 100m 지점으로 그다지 높지 않은 봉우리(629삼각점봉)를 타박타박 올랐다. 삼각점을 밟은 후 더 진행하여 아까 본 그 바위지대로 다가가 본다.
마사토가 깔린 그 민둥 봉우리가...
아까 본 그 바위지대가 틀림없으리라.
뿌연 가스가 차 있지만 눈아래 산하가 열리고, 일행들이 올라간 명마산의 모습이 보인다. 그 뒤론 무학산과 환성산 능선이...
필자가 올라온 좌측 가까이 천성산과, 우측 뒤로 명마산, 그 뒤로 희미한 모습의 무학산.
명마산과 바로 뒤 희미한 무학산.
당겨본 명마산과 무학산. 우측으로는 환성산 방향.
셀프로 카메라를 이리저리 놓으려 하였지만 여의치 못해 배낭을 모델로 뉘었다.
부처님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일갈하였지만 이 필부(匹夫)는 산상산하 유아독존(山上山下 唯我獨存)으로 세상사와 별계(別界)라...
전망바위에서 되돌아 나와 10여분 만에 좌측 도드라진 바위로 다시금 접근을 한다.
갓바위 방향으로 하늘이 열린다.
갓바위와 그 뒤로 장군바위, 그리고 그 앞 능선은 나중에 필자가 타고 내려온 관봉동릉.
살짝 당겨본 관봉 갓바위.
바위 위에 살짝 올려 놓은 카메라는 멋진 절경을 담아낸다.
나 돌아가리라.
자연에 순응하며 배고프면 밥먹고, 목마르면 물마시고, 추우면 옷입고,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그렇게 살리라.
지금 나에게 더 많은 욕심이 도대체 무슨 소용있으랴. 욕심이 지나치면 모리배되기 십상.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대로만 살아도 좋은 것을...
우측 가까이의 능선은 필자가 하산한 관봉동릉이고, 중간의 제법 선명한 능선은 한마음 일행들이 걸었던 길, 그 뒤로 희미한 마루금은 무학산 환성산 라인.
당겨보니 우측 환성산인 듯.
당겨본 갓바위.
갓바위주차장(퍽정) 갈림길.
또다시 갓바위주차장 갈림길.
솔숲길.
묘봉암과 갓바위주차장 갈림길. 갓바위주차장 갈림길은 세 곳이다.
건들바위와 전망대가 있는 775.8봉은 좌측 사면으로 에돌아 진행하다...
능선 갈림길을 만나...
이정표를 확인하며 계속 사면길을 이어간다.
그러다가 터진 갓바위 전망대에서 좌측 관봉에서 능성재(느패재)로 이어지는 암봉을 바라본다.
살짝 당겨본 좌측 관봉 갓바위와 오른쪽 끄트머리 인봉(印峰)의 모습. 인봉과 노적가리를 닮은 노적봉은 아직도 헷갈려.
관봉 좌측으로 겹겹의 산줄기와 멀리 환성산의 희미한 스카이라인.
도드라진 뾰족한 곳은 산봉우리, 하늘금을 그으며 내달리는 라인은 능선, 깊숙하게 옴폭 들어간 곳은 계곡, 숲이 우거진 곳은 산비탈.
옛날 선비들은 옛글에서 이런 표현으로 자연을 묘사하였다.
전망대 바위 틈새에서 한 방향으로 모질게 가지를 뻗친 소나무.
능성재를 바라보다...
은해사 길림길 봉우리에 초록색 안내판이 서 있다.
'팔공산 숲길 종합안내도'의 노란실선은 '팔공산 둘레길'이고, 빨간 실선은 등산로로 표시가 되어있다.
전체적으로는 '팔공산 숲길'로 이름 지어져 "도심속에서 지친 마음을 힐링하세요." 하니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
은해사 갈림길을 지나 이어지는 능성재와 좌측의 갓바위와...
비로봉 능선으로 팔공산의 작나라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살짝 당겨보니 희미한 모습의 시설물이 있는 비로봉과 우측 뾰족한 시설물의 하늘정원의 모습.
능성재를 가까이 남겨두고 선본사 갈림길을 만난다.
선본사 갈림길이 있는 이 이정표에 능성재는 0.3km, 은해사는 5.7km.
선본사로 향하는 하산길은 호젓한 솔숲길.
점심 보따리를 풀었다.
보온 밥통에 미역국을 가져와서 밥을 말았다.
우선 막걸리를 두 잔 연거푸 마신 후 이미 익숙해진 조촐한 산 중 혼술 혼밥을 즐긴다.
무덤이 있는 등로에 비석 한 기가 서 있어 카메라에 담았다.
'완강도효자려묘유허비(翫江都孝子廬墓遺墟碑)'이다.
도봉규는 조선조 경산의 효자. 성주인으로 호는 완강(翫江)이며 와촌면 상동에서 아버지 도기성(都岐成)과 어머니 울산 박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효성이 지극하여 고기나 과일을 먹게 되면 먼저 어버이에게 갖다 드렸다.
아버지를 따라 동강으로 옮긴 뒤 몸이 병약해져 귀전 약수터에서 공부를 하며 치료를 힘썼다.
선친이 술을 좋아하므로 하루에도 세 번씩 술을 이바지하였으며 마을 사람들을 위하여 공부를 위한 서실을 지어 교육에 힘썼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3년 동안 시묘를 하였으며 매일같이 생전에 좋아하시던 술을 한 잔씩 올렸다.
가뭄이 들자 공의 선친 묘를 산위에 높이 썼기 때문이라며 마을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하였다.
이에 공이 울면서 하늘에다 비 내리기를 빌었더니 아침부터 큰 비가 내렸고 못에 물이 가득하게 되었다.
산 위라 샘이 없었는데 공이 묘 곁에 흙을 파니 샘물이 솟았으므로 이를 효천(孝泉)이라 하였고, 밤마다 호랑이가 와서 공을 지켜 주었다.
상을 마치고도 묘막을 헐지 않았으므로 사람들은 이 묘막을 도효려(都孝廬)라 불렀다.
공이 별세하자 사람들이 뜻을 모아 1942년에 완강정(翫江亭)을 지었다. (1851~1902) -경산시지(경산시), 1997, 조선환여승람 경산편(경산문화원)-
선본사 옆뽈떼기로 하산을 한다. 현수막은 화기엄금.
선본사(禪本寺)는 조계종 직영사찰로 신라 소지왕 13년(491년)에 극달화상이 창건하였고, 1614년에 수청대사가 중창하였다.
선본사의 극락전과 산신각을 둘러보고...
극락전 앞에서 종각 건너 갓바위를 올려다 본다.
사찰의 주전건물에서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사찰 탐방의 하이라이트.
극락전을 뒤로하고 절문을 나선다.
시내버스가 대 있는 선본사 주차장.
내려온 선본사를 뒤돌아보다...
갓바위 방향의 탐방안내소 건물 위에...
좌측으로 약사암 가는 이정표가 안내되어 있다.
얼어붙은 계곡 좌측으로 조성되어 있는 데크계단이 약사암과 약사암입구로 향하는 관봉동릉에 올라서는 길이다.
작은 능선에 살짝 올라 붙어 우측으로 진행...
능선 좌측 사면으로 휘어 돌아야만 관봉동릉에 올라 탈 수 있 다.
이 사면길은 안전휀스가 쳐져 있고...
관봉동릉에 닿았다. 우측으론 약사암과 관봉 가는 길이고, 하산길은 좌측으로 가야한다.
반듯한 산길을 따라 내려서다 좌측으로 눈길을 돌리면...
아까 올라왔던 능선길이 잡목 사이로 펼쳐진다.
전망바위봉(666.5m)에 오르자 암괴들이 나타나면서...
이 후 암릉이 이어지면서 사방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갓바위와...
용주암을 당겨, 궁궁지지(弓弓之之) 구불구불 지렁이 같은 길도 살핀다.
반대편 아까 필자가 올랐던 능선.
그 우측 끄트머리에 천성산의 모습도 도드라져 보인다.
일행들이 올랐던 명마산 능선과 환성산의 모습도...
등을 돌리면 우측으로 필자가 올랐던 천성산의 모습과...
두루뭉실 명마산의 모습도...
이곳이 하산 능선의 하이라이트.
무슨 생명체를 닮은 듯한 바위.
포개진 바위 사이로 난 석문과...
건너 산군들도 살핀다.
암릉지대를 벗어나자 파헤쳐져 방치된 일련의 무덤군을 만난다. 멧돼지들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수난을 당하는...
경주 최씨 후손들이다.
개념도 상의 '무명 부부묘'에서 우측 등로로 내려섰더니...
금방 약사암과 용주암으로 가는 길이다.
작은 세멘트다리를 건너 2차선 아스팔트 도로에 나와 유일한 지형지물인 전붓대의 일련번호를 살펴본다.
버스가 대 있는 원효암 입구로 향하면서 차례대로 좌측엔 짝수, 우측엔 홀수 번호가 있다.
산길 입구의 전붓대는 844번.
조금 내려오면 무명 부부묘에서 능선으로 내려오면 닿는...
새마을1교다.
조금 더 아래에 '새마을13교'가 있다.
우측으로 있는 관음사는 장군바위에서 용주암 갓바위 가지않고 바로 빠지는 탈출로가 있는 곳.
삼거리에 나오면 '개울가식당' 대형 간판과 '용주암' 표석과...
'약사암' 안내판도 있다.
조금 아래 '원효암' 입구에 노란 우리 버스가 보인다.
쇠고기를 넣어 뜨끈하게 끓인 떡국으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귀갓길 버스에 오르기 전 원효암 입구 방향으로 '원효대사 구도의 길'이란 안내판을 접한다.
경상북도는 도내에 흩어져 있는 원효대사 이야기와 유적을 한데 모아 스토리텔링형식으로 소개하고, 원효대사와 함께하는 ‘구도의 길’을 조성하였다.
원효대사는 신라시대의 고승으로, 속성은 설씨, 법명은 원효, 법호는 화쟁(和諍), 초명은 서당(誓幢)이다.
신라 진평왕 39년 압량군 불지촌(현재 경북 경산시)에서 태어났다.
-달팽이의 말씀-
그의 문체는 반짝인다
은빛이다
또 한 계절 생을 건너가며
발바닥으로 쓴
단 한 줄의 정직한 문장
‘나 여기 가고 있다’
<김 추 인>
첫댓글 진달래 꽃피는 봄에 양산의 천성산이 경산의 천성암 천성산 함 가봐야 쓰것네요.
자세한 정보 참고 하겠습니다.
흠~ 거참, 기맥힌 산연(山緣)이 될 법도 하네요.
마침 정상엔 아무런 표식도 없으니 코팅지라도 준비해가서 천성산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다면 더 좋을 듯하네요.
천성산님의 발걸음이면 관봉으로 더 크게 환종주해도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