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부추와 잡초 / 오향 남영표</p><p> </p><p>맛과 향이 좋은 부추를 심었다 </p><p>대대로 내려왔다는 조선 부추 </p><p>감사하게도 누가 모종을 주셨다 </p><p> </p><p>자리잡기까지 발육이 더디어 </p><p>땅이 안 좋아 그런가 싶을 때 </p><p>단비가 내렸다 며칠 계속 왔다 </p><p> </p><p>신기하게 쑥쑥 부추가 올라왔다 </p><p>역시 향이 진했다 </p><p>잘라서 청양고추 넣고 부침개를 만들었다 </p><p> </p><p>그런데 기대하던 맛이 아니었다 </p><p>중간에 씹히는 맛도 좀 질기고 </p><p>아내 요리 솜씨 탓하며 겨우 먹었다 </p><p> </p><p>부추는 잘라먹으면 계속 나온다 </p><p>해가 바뀌어도 나온다 모종 주신 이가 그랬다 </p><p>며칠 지나서 봤더니 또 올라온다 </p><p> </p><p>장마철이라 텃밭에 잡초가 무성하다 </p><p>매일 뽑는 게 일이다 운동삼아 한다 </p><p>부추밭에 잡초는 없다 아니 틀렸다 </p><p> </p><p>부추 비슷하게 생긴 풀이 쑥쑥 올라와 </p><p>반이나 차지했다 얼른 보면 비슷해서 모른다 </p><p>전에 먹은 것은 부추반 잡초반 반반 부침개 </p><p> </p><p>잡초가 살아남으려고 부추밭에 위장 전입</p><p>시치미 떼고 밥상까지 올라왔다 </p><p>납작 엎드려 색출 작전에 들어갔다 </p><p> </p><p>계속 뽑아도 끝없이 나온다 뽑아도 헷갈린다 </p><p>세상 이치를 또 깨닫는다 </p><p>진짜 같은 가짜에 또 속았다 계속 속는다 </p><p> </p>
<!-- -->
첫댓글 잡초 나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