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검사소에서 교회 차 검사를 마치고 나오던 길에 교통사고 현장을 보았다.
좌회전하려고 기다리는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차들이 멈추길래 얼른 내려서 현장을 봤다.
포터가 앞서가던 경운기 뒤를 추돌하여 발생한 큰 사고였다.
얼른 뛰어가서 확인해 보니 미리 도착한 주변 분들은 119에 신고하고 있었고
경운기 운전자는 도로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다.
다친 분은 간헐적 호흡만 하며 머리와 복부에 큰 치명상을 입은 듯 의식이 없어 보였다.
한 분만 사고를 당한 줄 알았는데 도로 밖에 또 한 분이 쓰러져 있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호흡은 하고 있으나 의식은 없는 듯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두 분 모두 70세 중반쯤 보이는 할아버지였다.
직진 도로라 앞서가는 경운기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편에서 차들이 줄줄이 오니 속도를 줄이려고 브레이크 대신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듯하였다.
피 흘리며 쓰러져있는 두 사고자를 바라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했다.
기도하고 싶은 마음도 없이 쓰러져 계신 두 분을 뒤로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하나님이 그 영혼의 마지막을 내게 맡기셨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느냐는 꾸지람이 들렸다.
이런 모습이 너무 비겁해 보였다.
만약 주변 지인이 이러한 상황이었다면 끝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구원의 찰나를 기대하며 함께 있었을 텐데 너무 비겁했다.
말씀에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하였다.
하나님이 하신 일에 사람이 어떻게 하냐며 변명하는 나는 진정 그리스도의 종인가?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갈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