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향후 부동산경기 위축에 대비해 지방사옥ㆍ합숙소ㆍ점포건물 등 보 유 부동산의 대대적인 매각에 착수했다.
또 국민은행은 그 동안 신사옥 매입을 활발히 추진해 왔으나 앞으로는 신사옥 을 매입하지 않고 임차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서울 청계천이나 상암동에 신사옥을 마련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여의 도본점, 명동본점 등 기존 본점건물도 모두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8일 국민은행은 "보유 부동산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은 행 내에 부동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해오고 있다"고 밝히고 "서울합숙소, 부산사옥, 전국 지점점포 등 39건의 부동산을 9월 말까지 1차 매각할 계획"이 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연말까지 45건의 부동산을 2차로 매각해 올해 안으로 모두 84건의 부 동산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84건의 매각대상 부동산 중 에는 현재 영업점포로 활용중인 건물도 23건이나 포함돼 있다"고 말하고 "이들 점포는 건물매각 후 임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보유 부동산을 정리하고 나선 것은 향후 상가건 물 가격이 보합 또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물을 보유하는 데 따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전문 컨설팅업체의 자문을 받아 건물매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상가건물 가격은 서울에서 보합세를 유지한다 하더 라도 지방에서는 큰 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보유 부동산에 대해 미래 현금흐름을 따지는 방식으로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건물보유에 따른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특히 국민은 행은 자기자본수익률(ROE) 25%를 경영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에 묶여 있는 자금을 보다 수익성 높은 분야로 이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84건의 부동산을 개별 물건별로 공개 매각하면 제값을 받기 힘들다 고 판단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리츠방식을 통해 일괄매각(턴키베이스) 할 방침이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그 동안 주가와 금리전망에 관해 `동물적 감각`을 발휘해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2001년 9ㆍ11테러 직후 주식에 5000억원을 투자해 약 2500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지난해에도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아래로 하락하자 1조원을 투입해 250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김 행장이 이번에는 부동산 보유전략을 크게 수정함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향후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