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과 같은 제복은 군복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른 집단과 구별 하고 구성원 간에 일체감을 심어 주고자 함이며 활동하기에 편하고 보기에 아름다워야 하며 단체의 경제성에 맞아야 한다는 목적에서 착용한다고 되어 있다.
우체국은 어떠한가? 외근하는 직원들은 다른 조직과 구별하기 위해 유니폼이 필요하겠지만 우체국 창구에서 찾아오는 민원인을 응대하는 내근직원들은 궂이 유니폼이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여직원들에게만 강제되고 있는 여성들의 유니폼이 대부분 여성성과 여성다움을 표현하고 강화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효율성이나 기능성과는 거리가 멀어 특히 20∼30kg의 고중량 우편물을 저울에서 올리고 내리는 노동력과 커다란 동선이 요구되는 우편창구 직원들에게 유니폼은 거추장스럽기까지 하다.
축구나 농구와 달리 야구 감독이 유니폼을 입는 가장 큰 이유는 그라운드에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투수 교체를 하러 마운드에 올라가기도 하고 심판진에 어필하러 홈 플레이트로 돌진하기도 한다 때로는 타격을 준비하는 타자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조언하기도 하고 잠깐잠깐 그라운드나 코트에 들어가야 하기에 선수들과 동일한 유니폼을 경기내내 같이 입는다고 한다. 대표적인 위계질서가 확실한 군대에서도 이등병에서부터 장성급까지 계급장으로 구분하고 동일한 유니폼을 착용한다 야구 감독처럼 잠깐도 아니고 하루종일 창구라는 같은 그라운드에 있건만 우리는 최일선 그것도 유독 여직원에게만 때로는 불편하고 실용적이지도 않은 볼품없는 유니폼을 강제하는 진짜 목적이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
제복은 일체성과 통일성을 추구하는 대신 착용자들의 개성을 말살하고 이에 따라 책임감 있고 주체성 있는 인격 형성을 방해하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오직 상급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군대조직의 제복이 그렇고 한창 사춘기 연령대인 중고등학생들의 개성을 말살하고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그들을 일정부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교복을 입히는 이유이기도 하다는데 우리조직에서 창구 일선 여직원들만 억업받고 통제해야할 대상이라는 말인가?
때로는 상대방 내면의 인품보다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경우 우선 입고 있는 옷이나 겉모습이 자신의 표현이고 또한 그것이 평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요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누구처럼 비록 명품은 아니지만 하루종일 수많은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창구에서 최소한 본인의 개성과 체형에 맞는 자신있는 옷차림으로 근무하고 싶은 욕구는 당연한 것이다. 유니폼의 의미는 구성원들의 단결성이고 서로에게 보내는 응원이라고 한다. 다만 자발적으로 입기로한 경우에 한해서이다. 그렇다고 유니폼을 입는다고 해서 단결성과 예사심이 저절로 생기는것도 아니고 CS와도 전혀 무관한 일이다. 아니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옷을 갈아 입는 일 때문에 10분 일찍 출근해 10분 늦게 퇴근해야 하고 얼굴의 화장이 옷에 묻어나기 일쑤다. 탈의실에서 동료와 마주쳐 어색한 표정을 짓는것도 불편한 일이고 특히 겨울에 유니폼 갈아 입는 것이 얼마나 추운일인지 최악이다. 탈의실이 없는 임대국사도 있다. 이런 경우 화장실도 같은 건물 공용 화장실 사용이 대부분이다. 그곳에서 갈아 입기도 하고 문서보관 창고에서 갈아 입기도 한다. 아마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얼마나 수치스럽고 아침부터 여성으로서 자존감이 무너지는지
유니폼을 입으면 가치가 낮은일을 한다는 이미지로 민원인들에게 인식된다는 것이다. 노동자 개인 고유의 개성보다는 조직에서 규정한 집단의 특성이 자동 적으로 강조되는것이다. 우리조직은 유니폼을 입는 집단이 대부분 우정직이고 더구나 유니폼이 하위직에게만 강요된다는 인식은 결국 조직에서 유니폼을 입고 일을 하는 사람이 가치가 낮은 일을 한다는 이미지를 동시에 입는것이라는 사실이다.
창구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에게 고객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내 답변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옆에 남성 신입직원이나 사복입은 이선에게 똑같은 질문을 다시 한다며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로 고객들에게 인식된다고 한다. 우리 여직원들도 공감할것이고 비슷한 사례를 아마 한두번 경험했을 것이다.
“여직원들 유니폼은 차별을 입는 것” 최근 한 증권사가 회사내 사무직 여직원과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사원에게 유니폼 착용을 강요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노동자들은 유니폼을 입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밝혔고, 노조에서도 여직원에게 유니폼을 강요하는 것이 성차별이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여성과 하위직에만 강요되는 유니폼은 기업 이미지 통일이라는 명분을 앞세우지만 그 대상이 하위직 여성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여성들에게 강요되어 왔던 유니폼이 단순한 작업복이 아니라 위계와 차별이 투영된 결과라는 것이 여성노동자들의 평이라는것에 우리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모 금융사 노조 간부는 차별을 입은채 평등한 대우를 받을수 있나 라고 문제 제기하며 금융사 여직원들에게만 유니폼을 입히는 이유를 성별직무 분리의 문제로 분석했다. 모 증권사는 유니폼 강제 착용문제와 관련해 인권위 진정 외에도 같은 계열사 노조와도 연대해 대응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따라서 다른 기업의 여성유니폼 착용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될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증권여성노동자들은 여성유니폼 착용이 차별적 노동조건에 해당한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사회적으로 당연시해 오던 여성의 유니폼 착용을 성차별과 인권의 문제로 다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우리 조직에서 유독 창구 여직원에게만 강제되고 있는 유니폼에 대한 문제를 더 이상 우리 조직에서도 좌시하면 안될 것이다. 군대 제복처럼 하위직에서부터 책임직까지 입든지 야구선수와 감독처럼 같은 그라운드내에서는 성별 구분없이 다같이 강제 착용하든지 해야 한다.
유니폼 보급으로 인한 불필요한 낭비적인 지출도 어마어마 할 것이다. 자리이동이나 행정직들 승진으로 인한 불필요해진 유니폼들을 반납한적도 없을뿐더러 춘추복과 동복을 입는것도 1년에 불과 4∼5개월이고 그 외에는 여름과 겨울철 에너지절약 차원의 자유복을 입다보니 아직 입을만한데 제복이 또 보급 되고 그냥 버려지는 제복이 부지기수라는 것쯤은 유니폼 입은 경험자들은 모두가 알 것이다. 그뿐이랴? 유니폼보급에 따른 인력이며 수반되는 지출도 만만치 않을텐데 불필요한 지출 줄이고 품위유지비로 지급하든 지금의 불합리하고 여직원에게만 강제하고 있는 유니폼 착용에 대해서 즉시 개선하지 않으면 우리도 이번에는 좌시하지 않을 것을 경고하는 바이다.
첫댓글 투쟁입니다 ~~
글이 너무나 길다
현 상황은 팩트만 그리고 요구사항은 구체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