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와 인도가 원산지인 매자나무과 식물 '남천'.
잎자루가 세 번 갈라지는 3회 깃꼴겹잎이 독특하고 예쁘죠.
댓잎처럼 미끈한 잎사귀가 대나무처럼 윗부분에서 펼쳐지므로
중국명은 ‘남천대나무(南天竹)’입니다.
가을이면 단풍 드는 대나무라...
나무가 크게 자란 것은 정말 댓잎 같고 대숲 같아요.
전원주택의 뜰에 맨 먼저 심는 나무라 할 만하죠.
집을 짓고 뜰의 물매를 잡으면 잔디를 심고 축대나 돌 틈에 철쭉을 심는 것 만큼은
아니라 하여도 대문켠이나 눈에 잘 띄는 현관 입구 쯤 어울림직한 나무에요.
1~2m 쯤 되는 단아한 키가 으뜸이라면
(크게 자라면 2~3m지만, 요샌 허리춤에서 멈추는 소형종이 만들어지기도 함)
전지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수형이 둘,
가을부터 붉게 단풍들어 겨울을 나는 것이 셋,
순도 높은 붉은 색의 구슬 열매를 달고 한겨울을 나는 멋은 네 번 째 자랑입니다.
쌀튀밥을 닮은 꽃도 귀여워요.
이것들이 모여 원뿔모양으로 화서를 이루면 그 나무에 그 잎
그 잎에 그 꽃으로 말쑥하게 잘 차려 입은 아가씨처럼 곱습니다.
남천의 몸통도 상당 독특해요.
저걸로 나무젓가락을 만들어 음식을 먹으면 체하는 것을 막고 장수한다는 설이 있답니다.
실제로 잎은 위장을 튼튼히 하는 효능이 있다 하구요...
일본에서는 남천(南天)을 '난텐'이라고 읽는데,
'어려움(難)이 변하여(轉) 복이 된다'는 의미의
'난전(難轉)'과 발음이 같아서 생긴 이름이래요.
이 때문에 '전화위복'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답니다.
실내화단(온실)에서도 잘 자라고 분에서도 잘 자라며
밖의 정원에서도 잘 자라므로
현대식 건물과 고전적 건물 모두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소재가 됩니다.
일본에서는 오래 전에 도입하여 야생 화 될 정도로 퍼져있답니다.
전에는 이것이 일본에서 도입한 건 줄 알았어요.
옛집 뜰에 심어놓고 지나치면서 본체만체했죠.
나무는 이쁜데 일본은 미우니 흘겨보는 거죠 뭐...
이참에 종피를 벗기고 포트에 심어야 허는디
게을러서 대강 줏어다 스티로폼 몇 상자에 심었더니
아직도 순이 올라올 생각을 안 합니다.
마당에 댓 그루가 자라건만
이것들이 올라온다면 아래 아우들 터 경계에 생울타리를 보강할까 싶어서지요.
광나무는 다 크면 너무 높고, 홍가시나무는 낙엽 지고,
지금 심어놓은 듬성듬성한 목서는 언제 클지 잎사귀도 인색하고...
차나무는 수분스트레스로 여태 오 센티를 넘지 못했으니 쯧~~
삽목은 전원생활의 기초 중의 기초입니다.
저것 언제 싹을 내어 마당에 심을꼬! 하여 사다 심는데
그 돈 하며 그 양 하며 그 검색이 너무 소모적이죠.
안 되는 삽목이 없다시피 하니 이웃들 것 잘라다 발근제 바르고
매일 물만 멕이면 어느샌가 돋아나와 파릇파릇 웃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절로 대견하고 감탄하며 행복하여 요골 어따 심을 지 모를 정도라
인심도 꽤 후해진답니다.
천문동이 그렇고 맥문동이 그러며
장미가 그렇고 매자나무가 다 그렇습니다.
새 생명이 내게 다가오는 순간 나는 아비가 되고
하래비가 되며 또 먼 조상이 됩니다.
하늘을 우러르고 땅에 고개가 숙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