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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으면 놀랍도록 평안하다.
교통사고 이후,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받아 들였다.
보너스로 사는 삶이라는 감사함으로....
요정도만, 여기까지만, 이만큼만으로
점철되었던 미래추종적 삶에서 미래부재의
삶으로의 전환이 된 셈이다.
경험과 연륜있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아집을
내려 놓는 일이, 명쾌한 죽을고비앞에선 변명
여지 없이 싹 내려 놓아졌다.
긴 시간 의심의 여지없이 부지런히 살았다.
일을 손에서 놓아 본 적이 없어 일을 하지
않는 건 스스로 도태됨을 의미했다.
지난 금욜 육지 나갔다. 목암전희식형을 만났다.
마침 KBS길위의철학자(?)촬영을 하고 있었고
언제나 감동받는 맛있는 밥상을 받고 수다떨다 오다.
친정어머니께 고향 인월의 작은삼촌께서 산나물을
하루내내 따고,캐고 잔뜩 싸주셔 장아찌와 나물을
원도없이 해 드렸다.
된장넣고 참기름, 들기름으로 살짝 무친 취, 머위
엄나무순, 오가피순, 두릅, 부추, 가죽잎까지 맛나게
잘 드신다. 장아찌도 두통 담아드리고 오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명상을 하고는 고사리를 꺽었다.
내농장안에서만 꺽어도 열댓근은 꺽는다.
작년까지는 잠없는 어른들이 일찍들 다녀가셔 내천신이
돌아오질 않았는데.....
올핸 먼저가신 어른들이 많아져 꼬박꼬박 내 차지가 된다.
사흘 비운사이 나만큼 곰뜬 젊은이가 다녀갔는지
큰고사리는 벌써 꺽여진 자리가 생생하다.
구석구석 찾아내어 한개 한개 모아 오는 재미가 좋다.
하우스안 레몬과 낑깡, 황금향과 신예감, 유라실생등
감귤류들 꽃이 잔뜩 오셨다.
포도송이처럼 줄줄이...줄줄이.
올핸 대부호 소리를 들을 것 같다.
얼추 눈대중으로도 3만관(12만키로)은 넘을 듯....
자랑을 했더니, 더 느긋해 지고 여유가 생긴다.
첫댓글 타고난 바지런쟁이 차차로님 이십니다
개구품은 귀여운 웃음의 세령이~
순례가 끝나고 나면 한층 더 쑥~ 자라있겠지요.... 대견대견~~
오랫만에 한가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셨군요.
때로는 모든것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쉬시는것도 좋을겁니다.
세령이 무사히 순례의길 마치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뭐니뭐니 해도 집이 최고이쥬~👍
언니는 멋진 인생... 부럽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