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속과 어울리는 돼지고기 보쌈 만들기
길손표 돼지보쌈
이제 김장철,
여기저기 만들어 대는 수고로움이 있다.
그 수고스러움에 잘 어울리는 먹거리,
돼지고기보쌈이다.
아주, 드럽게 간단한 보쌈을 만들어 먹자.
내가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하고, 나라가,,,? 이건 모르겠다.
길손표 돼지고기보쌈
( "이게 왜 보쌈이냐? 이건 그냥 수육이다!" 라고 따지실 분은 조용히 빽스페이스를..)
이제 김장철이다.
자고로 내년 1년의 먹거리를 미리 만들어 저장하고 발효시키는 작업이다. 대충 어설피 만들게 되면 1년 먹거리에 지장이 생기는 일이다.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고, 씻어 절구기를 하루, 채를 썰고 속을 만들고, 넣기가 하루다.
대충 한 50포기정도면 그냥 집에서 쉬엄쉬엄 하겠는데, 길손의 어머니..그렇지 않다. 4형제와 길손까지 다 겉어 먹인다.
말로는 올해는 조금만 하자 하시더니 배추밭에 배추, 몽땅 다하신다. 대충 5백 몇포기다. 배추 절구는 날 안사람이 가서 도우고 와서는 절인 배추가 됐다. 그 모습을 보자하니 미안한 마음이다. 그 시간에 길손은 카메라 들고 들로 산으로 물로 싸다니고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인배추와 속이 당도했다.
아~ 이때쯤이면 스치는 생각, 그날 고생한 안사람을 위해 먹거리를 준비하자. 배추속과 잘 어울리는 보쌈을 하자.
푸줏간에 가서 삼겹살을 달라한다. 두근 1200g에 이만원! 그래 오늘은 무리를 좀 하자. 혹, 기름기를 싫어 하시는 분은 목살을 권해 드리며,
가격에 어설픈 성질이 나신다면 전지나 휴지로 달라하면 된다. 삼겹살, 목살에 반값이다. 고기는 덩어리를 그대로 달라 하지 말고 가지고 노는 큐브정도의 크기, 그니까 닭알만한 크기로 사각으로 잘라 달라하면 뒷일이 쉬워진다.
집에 돌아와 야채를 준비하고 소주를 준비하고..먹으면 된다.
참, 무지하니 간단한 만들기지만 그 맛은 제대로다.
돼지보쌈
준비물 : 삼겹살(또는 목살, 전지, 후지), 깐대파. 깐양파, 깐마늘, 된장1숫가락, 간장1숫가락, 후추 쬐금, 설탕 또는 매실액.
소주 3잔(쫌 사는 집은 맛술) (집에서 뒹굴러 다니는 말라버린 더덕 한뿌리)
(채나물 : 참기름 아주 쬐금, 매실액 또는 설탕, 새우젓 : 고추가루, 후추, 깨소금)
1. 한다.
고기는 찬물에 살짝만 담갔다 건져내고, 분량의 채소를 준비한다. 넓은 남비에 물을 채우고 끓인다.
물이 팔팔 끓을때, 야채를 먼저 넣고 다시 끓기 시작할때 고기를 넣는다. 이때 소주3잔을 아낌없이 부어준다. 별 위미는 없고 그저 만들다 보니 소주가 들어가면 고기의 잡냄세 제거와 육질이 부드러워 짐을 느낄수 있기에 한짓이다. 싫다면 안해도 그만이다.
가끔 찬물에 처음부터 고기를 넣고 끓이기를 한다고도 하는데, 그리하면 고기의 육즙이 다 빠져 정작 먹을때 퍽퍽해짐을 주의한다.
(그래서 보쌈에는 기름이 붙은 삼겹살이 제격이다.)
2. 한다.
끓는 육수를 서너수저 덜어내어 공기에 담고 된장을 넣어 풀어준다. 이 역시 잡내를 없애는 일고, 고기가 한층 부드러워지며 무엇보다 구수한 냄새가 식감을 자극하며, 맛 또한 구수해진다. 너무 많이 넣게 되면 된장국이 되니 주의할것이다. 간장은 넣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야한다. 맛도 맛이지만 (구수한 맛은 된장에 맡기자.) 고기의 색을 좌우 하는 일인데, 허여멀건한 고깃빛이 싫다면 가감하여 넣으면 된다. 참고로 길손은 한숫가락 넣었다. 그리고 끓이면 된다. 잘 익은 고기를 꺼내어 먹기 좋게 썰어준다. 비게 부분에서 고기부분으로 썰어야 잘 썰린다. 반대로 하게 되면 고기 따로 기름따로, 나중에 기름만 남는다. 그걸 누가 치울껴,,
3. 한다.
보통의 김장속은 약간 짜기 마련이다. 아무리 시원한 맛이라지만 절군 배추에 짠 속은 무리가 있다. 반은 그대로 쓰고 반은 따로 양념을 해 두면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나름의 고기와 속이 어우러져 제법 깊은 맛을 낸다. 분량의 김장속에 참기름을 살짝 넣고, 매실액을 넣어 슬슬 비벼주면 된다. 말하는게 더 길게 느껴지는 간단한 일이다. 단, 김장속 무침은 제일 늦게, 즉 먹기 직전에 만들어야 한다. 너무 일찍 만들어 버리면 물이 생기기 시작하여 담긴 그릇을 넘어 양념 홍수가 생기는 불상사 일어날수도 있다. 아, 그거 치울라면 정말 승질난다.
보쌈고기에는 새우젓이 궁합이 맞다. 맹탕 쓰는 것보다 살작 가미를 해주는 것도 좋다. 고추가루 조금과 깨소금, 후추를 이용하면 된다. 그럼 한층 깊은 새우젓 맛을 느낄 수 있다.
4. 먹는다.
잘 절궈진 배추한장에 고기를 얹고, 양념된 김장속을 얹고, 한손에는 소주 한잔을 들고, 먹.는.다.
아, 이거 아주 죽음이다. 이렇게 죽어서 나는 행복하다.
에헤라 디야~ 난, 늘 행복하다~
by 박수동
첫댓글 저희 엄마도 주말에 김장하신다는데, 저는 가서 보쌈만 얻어먹고 오려구요.ㅋㅋㅋ 길손 님 요리도 잘 하시는군요~
거기에 수육 한사라..^^ 부엉이님과 맛난 시간 되심 되겠네요^^
500포기 듣기만 해도 기절하는 사람 많을것 같네요,ㅎㅎ 어머님님의 자식 사랑도 느껴지구요. 며느님들은 좀 힘들어 할것 같아요.ㅎㅎ 김장하는날 보쌈이 최고..행복해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만든 보쌈이라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아직 시골인지라 동네 자체에서 품앗이를 합니다. 한 보름에 걸쳐 온동네가 김장을 다하지요.^^
자알~~~ 한다..!!
아랐따~!!
5백포기면 대체 어느 정도인지.. 대단한데요~ㅎ 방금 밥을 먹었는데 이걸보니 또 배가 고파지는~ㅎ
그게...음..꽤 되요^^ 절구는 것만 하고 나도 허리가 잘 안펴지던가, 또는 3일만 앓아 눕는 정도 하는 뭐..그 정도? ^^
우허~~~~ 대단하세요!
우허~ 난 멀티의 포스팅파워가 부러워~^^
꿀꺽!! 살림꾼이세요..저보다 낫습니다.ㅎㅎㅎ
그럴리가요. 제것은 순전히 안주용입니다.^^
대단한 길손..
바람~ 땡크~!^^
식당 개업은 언제에요????????????????????? ㅠㅠ 푸줏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식당 안해~! 그때 그때 맛이 다르거등~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