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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시된 지 7개월여가 지난 2022년 9월 26일,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 영어로는 노드 스트림, 이하 노드 스트림)이 '사보타주'(비밀 파괴공작)에 의해 폭파됐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 등 유럽으로 수송하는 노드 스트림은 약 1천200㎞에 이른다. 언제든지 테러가 가능할 만큼 긴 가스관이지만, 실제로 일어날 줄은 몰랐다. 노드 스트림 1, 2의 가스관 4개 중 3개에 큰 구멍이 났고, 가스 수송은 곧바로 중단됐다.
해저 가스관에서 유출된 천연가스가 수면 위로 솟구치면서 만든 거대한 물결은 이 테러 사건의 상징이 됐다.
노드 스트림 가스관 폭파로 만들어진 해상 물결/사진출처:Danish Defence
누가 국제 가스관 폭파라는 사보타주를 기획하고 실행했을까?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의 가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꼭두각시(우크라이나 혹은 비밀 테러 단체)를 내세워 가스관을 폭파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만한 이유도 있었다. 노드 스트림-2 가스관의 완공을 계속 제지해온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7일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를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드 스트림 2가 취소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당시 베를린과 워싱턴 간의 정상회담 '공동 성명'처럼 들렸다.
미국과 함께 노드 스트림 건설 자체를 처음부터 반대해온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도 용의선상에 올랐다. 자국을 지나가는 러~유럽 가스관의 효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에너지를 둘러싼 경제적, 지정학적 이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폭파 사건의 꼬리는 잡혔다.
가스관이 지나가는 해역의 북유럽 국가(독일과 스웨덴, 덴마크)들은 각기 테러범 추적에 나섰다. 사건 발생 2주년을 한달여 앞둔 지금, 그 성과가 드러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미-독 언론의 사건 거론 시점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와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독일은 노드 스트림의 폭파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우크라이나 다이빙 강사 블라디미르 Z(독일과 폴란드 언론은 볼로디미르·Wolodymyr Z로, 미 매체 폴리티코는 블라디미르 주라블레프로 표시/편집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디 자이트 등 독일 언론은 "수사당국이 가스관에 폭발물을 부착한 용의자로 주라블레프 등 우크라이나 다이빙 전문가(강사) 3명을 지목,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명의 다른 용의자는 예브게니와 스베틀라나 우스펜스키 부부다. 이들은 키예프(키이우)에서 스쿠버 다이빙 업체를 운영하며 함께 일했으며, 이미 독일 영토를 벗어난 상태다.
폭파 작전에 동원된 요트인 '안드로메타'에는 이들 3명 외에도 남자 3명이 더 탄 것(총 6명)으로 독일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노드 스트림 폭파작전에 동원된 요트 안드로메다/사진출처:독일 슈피겔
독일 수사 당국이 파악한 이들의 행적은 이렇다.
"2022년 9월 초 테러 용의자들은 '안드로메다'(바바리아 크루저급 요트)를 타고 독일 로스토크항을 떠났다. 요트에는 잠수 장비와 위성항법장치, 휴대용 음파 탐지기, 가스관의 위치를 표시한 해저 지도 등이 실려 있었다. 선장과 전문 잠수부 2명, 잠수 보조원 2명, 의사 1명 등 모두 6명(남성 5명, 여성 1명)을 태운 요트는 이튿날 (독일과 폴란드 접경의) 다르스 반도에서, 그 다음에는 덴마크 크리스티안섬에서 포착됐다. 또 스웨덴과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돌아왔다."
안드로메다가 발트해를 한 바퀴 도는 여정 중에, 용의자들이 해저 가스관에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용의자 추적은 폭발물 흔적과 지문 등이 발견된 '안드로메다'의 임대에서 시작됐다. 요트는 폴란드에 본사를 둔 회사가 빌렸는데(당연히 남의 명의를 도용하고 가짜 신분증을 제시했다/편집자), 수사 결과 그 회사는 우크라이나인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테러 부인하는 핵심 용의자들
용의자로 지목된 스베틀라나는 "폭파 사건 당시 불가리아에서 휴가 중이었으며, 가스관 폭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연루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그녀는 미 매체 폴리티코에 "2022년 가을에 우크라이나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며 관련 사진을 증거로 내보였다. 또 "자신의 잠수 능력은 최대 30m"라며 "노드 스트림 폭파는 수심 70~80m 깊이에서 이뤄졌는데, 특수 부대원이면 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도 했다. 그녀는 "현재 폴란드에 피란중이고 남편(예브게니)은 러시아와의 전투 현장에 가 있다"며 "독일 언론을 상대로 200만 유로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란드에 머물고 있던 핵심 용의자 블라디미르Z(블라디미르 주라블레프)에게 독일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은 지난 6월이다. 하지만 폴란드가 체포 영장을 유럽연합(EU) 출입국 DB(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지 않는(사실상 묵살하는) 바람에, 그는 7월 초 폴란드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갔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처음부터 노드 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반대해온 폴란드가 (가스관 파괴의 영웅인) 블라디미르Z의 체포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 러시아 입맛에 맞는 퓰리처상 수상자의 폭로?
러시아는 이같은 '우크라이나 사보타주설'을 미국 등 서방의 배후설을 덮기 위한 음모라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서방 측은 '미국의 개입설'을 공식적으로 고려하거나 조사하지 않고 있다.
세이모어 허쉬 기자가 미국 개입설을 주장한 사이트/캡처
'미국 개입설'은 퓰리처상 수상자인 세이모어 허쉬 전 뉴욕 타임스(NYT) 기자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허쉬 기자는 2023년 2월 '서브스탯' 블로그 플랫폼을 통해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에너지(천연가스)를 받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번복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노드 스트림 폭파에 나섰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CIA의 주도하에 작전이 수행됐다고 했다.
그의 주장은, '미국 잠수부들이 2022년 여름 나토(NATO) 해상 훈련을 틈타 노드 스트림 가스관에 폭발물 C4을 설치하고, 나중에 노르웨이 측이 폭발장치를 가동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폭파된) 9월 26일에는 노르웨이 해군 P8 정찰기가 투하한 소나 부표에 의해 가스관에 연결된 C4 기폭장치가 활성화됐고, 그 신호는 수중으로 빠르게 노드 스트림-2와 노드 스트림-1 가스관에 부착된 폭발물로 전달됐다는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허쉬 기자의 취재원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가 보도한 내용은 우리가 파악한 정보와 분명히 일치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페스코프는 "미국과 영국이 어떤 식으로든 이 테러 공격에 연루돼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가 노드 스트림- 2 가스관의 완공을 앞두고 참여 서방업체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등 가스관 준공을 방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기는 분명히 힘들다.
세이모어 허쉬 전 NYT 기자/사진출처:위키피디아
하지만, 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허쉬 기자의 주장을 무시했다.
처음부터 러시아가 유럽을 압박하기 위해 고의로 가스관을 파괴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미 행정부 당국자들의 태도도 이제는 달라졌다. 미 워싱턴 포스트(WP)는 "미 당국자들은 사석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입증할 증거가 없음을 시인하고, 공개 석상에서는 질문을 피한다"고 설명할 정도다.
지금까지 나온 미국, 독일, 러시아 언론을 종합하면, 가스관 폭파에 관여한 실행 그룹은 용의자 6명으로 좁혀진 상태다. 이름이 공개된 3명 외에 전문 특수요원 3명의 암호명이 지난 4월부터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몸통은 누구, 그리고 어디에?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누가 이들에게 가스관 폭파를 지시하고 지원했느냐는 부분에서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영국 주재 대사로 나간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실행 지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WSJ가 파악한 노드 스트림 사보타주 계획은 우연히 기회에 이뤄졌다고 한다.
"2022년 5월 우크라이나군 고위 장교들과 민간 사업가 몇몇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낸 전과를 자축하던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노드 스트림 가스관 파괴 공작을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의 '전쟁 돈줄'을 끊어버리자는, 애국심에서 나온 아이디어에 술자리 참석자들은 의기투합했다. 특수작전 경험이 있는 장성급 인사가 잘루즈니 총참모장에게 사보타주 계획을 보고하고, 사업가들은 작전 수행 비용으로 30만 달러(약 4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 계획을 보고 받고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을 유지하고 일말의 흔적도 남기지 않기 위해 모든 논의와 준비는 구두로만 이뤄졌다."
하지만 이 계획은 그 다음 달(6월) 네덜란드 군정보보안국(MIVD)에 포착됐고, 미 CIA로 곧바로 연결됐다. 미국 측은 즉각 이를 독일에 알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작전 중단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잘루즈니 총참모장에게 작전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지만, 잘루즈니는 이 명령을 무시하고 작전을 강행했다는 게 WSJ의 보도다.
잘루즈니 지휘설은 미 CIA 보고서에서도 나왔다. 미 공군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 잭 더글러스 테세이라 일병이 2023년 4월 온라인에 유출한 CIA 기밀 문건은 "(폭파 작전) 계획과 실행에 관여한 모든 이들은 잘루즈니(총참모장)에게 직접 보고했으므로, 젤렌스키(대통령)는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기록했다.
그로부터 두달 뒤인 6월 7일 WP는 기밀 문서에 나오는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노드 스트림 폭파 3개월 전(2022년 6월) 미 CIA가 우크라이나의 폭파 계획을 알고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와 공유했다.(중략)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6명이 가짜 신분증으로 보트(요트)를 빌린 뒤, 잠수정을 이용해 가스관을 파괴할 것이며 산소통 외에도 심해 잠수에 더 적합한 헬륨을 준비한다"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도 포함됐다.
WSJ의 내용과 유사한 정도가 아니라, 똑같다. 헬륨을 준비한 것은, 노드 스트림 가스관이 묻힌 깊이라면 잠수부가 작업의 집중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작전 실행팀은 경험 많은 특수 요원과 심해 잠수사 등 6명으로 구성됐다. 30대 여성(스베틀라나로 추정/편집자)도 포함됐다. 이 여성은 잠수 능력도 있지만, 작전 수행팀을 휴가를 즐기러 온 친구 일행처럼 보이게 하는 역할도 맡았다고 했다.
작전은 잠수사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칠흑같이 어둡고 차가운 바다 밑으로 내려갔고, 'HMX'로 불리는 강력한 폭발물을 가스관에 설치한 뒤 타이머가 달린 기폭 제어장치와 연결하는 것으로 끝났다. 기폭장치는 어떻게 작동했는지 불명확하다. 허쉬 기자는 인근 해역에 부표를 던져 작동시켰다고 주장했다.
◇엇갈리는 젤렌스키-잘루즈니 운명
젤렌스키 대통령은 노드 스트림이 폭파되자, 잘루즈니 총참모장을 불러 질책했다고 한다. 이때 잘루즈니는 폭파팀이 현지에 파견된 이후, 통신이 끊겨 작전 중단 명령을 전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는 게 WSJ측 전언이다.
폭발 사건 수사에 들어간 독일 수사당국은 안드로메다 요트 안에서 폭발물 자국과 지문 채취에 성공했고, 용의자 압축에 들어갔다. 그때가 2022년 11월께다. 이후 요트 임대에 제시된 가짜 신분증 확인 등 수많은 용의자 추적 끝에 지난 6월 블라디미르Z의 체포영장을 발부하기에 이르렀다.
그 사이(2023년 8월) 러 피가로 등 유럽 언론들은 안드로메다 요트에서 발견된 지문은 우크라이나 드네프르시의 발레리 K로, 우크라이나 제93 기계화 여단의 소속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는 가짜 몰도바 신분증을 이용해 요트를 빌렸다는 것. 발레리K의 신분은 아직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
독일은 노드 스트림의 사보타주를 국제법상 전쟁 행위로 여겨질 수 있는 중요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 헌장 제 5조(회원국 집단방위 조항)를 가동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것. 특히 사보타주 배후에 우크라이나 수뇌부가 있다는 조사 결과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군사지원을 해온 독일과 우크라이나 간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SJ은 짚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예산을 우크라이나에 쏟아부었다. 킬세계경제연구소(IfW)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 군사·인도·재정 분야를 모두 합친 독일의 지원액은 무려 146억유로(약 21조7천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잘루즈니 전 총참모장은 "노드 스트림 폭파 작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우크라이나군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할 권한이 없다"며 "이 보도를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주재 대사로 부임한 잘루즈니 전 총참모장/사진출처:페북
WSJ은 "잘루즈니가 (미국의 경고 이후) 작전 계획을 변경해 위험한 특수 임무 수행 경험이 있는 보안국(SBU) 제 5부의 로만 체르빈스키(대령 급)를 차출했다"고 강조한다. 체르빈스키는 러시아 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에 지원한 이들을 납치하는 등 특수 임무를 주로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22년 7월 러시아군 조종사의 우크라이나 귀순 계획을 추진하다가 역으로 공작을 당하는 바람에 직권남용 혐의로 지난해 SBU에 체포됐고, 징역 12년을 선고받고(2024년 4월) 복역 중이다. SBU는 체르빈스키가 단독으로 추진한 귀순 공작이 실패하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카나토보 비행장이 러시아군으로부터 폭격을 당했고, 그 결과 부대 사령관이 사망하고 군인 1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 수사당국은 체르빈스키에게는 아직 체포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이는 언론 보도와 달리, 독일이 아직 노드 스트림 폭파와 체르빈스키, 우크라이나군 3자간의 직접 연계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독일 정부 대변인 볼프강 뷔히너는 "노드 스트림 조사 결과가 우크라이나의 지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서로 관련이 없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WSJ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가 나토 헌장 제 5조를 가동할 만큼 중대한 사건을 저질렀는데, 이를 무시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최소한 우크라이나에 공식 사과라도 요구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미하일 포돌랴크 고문)은 우크라이나의 폭파 사건 개입을 부인하고 러시아에게 그 책임을 돌렸다. 포돌랴크는 "이러한 폭파 행위는 기술적, 재정적 자원이 있는 경우에만 수행될 수 있다"며 "이 모든 것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 지원설이 나온 뒤, 독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안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보도가 17일 나왔다.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이날 "독일이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를 올해 80억 유로(약 12조원)에서 내년 40억 유로(약 6조원)로 삭감한 상태"라며 "2026년에는 30억 유로(약 4조5천억원), 2027∼2028년은 각각 5억 유로(약 7천500억원)로 계속 줄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지원 축소 방침에 따라 국방부가 지난달 우크라이나 키예프(키이우) 아동병원 폭격 이후 이리스-T(IRIS-T) 방공망 제공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고 FAZ는 보도했다.
스트라나.ua는 17일 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가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공격과 같은 전쟁 판세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등 국내 정치 일정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며 잘루즈니 총참모장의 향후 정치 경력에 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체르빈스키란 특수 요원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폭파 1주년이 지난 뒤인 2023년 11월께다. 그리고 지난 4월부터 외신에 의해 작전 지휘관으로 완전히 굳어졌다. 그는 2016년부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제 5부)에서 근무했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특수작전 부대 중 한 부대의 사령관을 맡았다. 미 NYT와 WP에 따르면 SBU 제 5부는 미 CIA가 2014년 유로마이단(반정부 시위) 이후 들어선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력해 SBU내 친러 세력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폭파 작전 지휘관으로 지목된 로만 체르빈스키/사진출처:my.ua
◇수사에 손떼는 스웨덴 덴마크
주목을 끄는 것은 독일과 함께 폭파사건 수사에 착수했던 스웨덴과 덴마크가 일찌감치 손을 뗐다는 사실이다. 스웨덴 검찰청 지난 2월 "스웨덴의 일부 단체(조직)이나 시민이 이 사건에 연루됐는지 규명하는 게 주요 임무였다"며 "수사 결과, 연루된 단체나 개인이 없어 수사 관할권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수사 중단을 발표했다. 또 수사 관련 기록을 모두 독일에 넘긴다며 수사 내용은 일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뒤이어 덴마크 경찰도 수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는 이번 사건 조사에 협력을 공식화했지만, 러시아의 참여 요청은 거부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덴마크 정부가 노드 스트림 폭발 사건과 관련해 법적인 지원을 거부했다고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