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펴낸 첫 소설이라는 것에 대중들은 깜짝 놀랐지요. 더군다가 그 소설이 아름답고 처절하고 슬프고, 장엄하고 또 미스테리하다는 것에도...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 이렇게만 보면 뭐 그렇게 특별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펼쳐든 순간 작가의 생물 전반에 걸친 방대한 지식과 그 지식을 넘어선 섬세한 묘사와 애정에 정말 깜짝 놀라고 맙니다. 1969년 습지에서 체이스 앤드루스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시간은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카야'라고 불리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죠. 이 소설의 주인공은 카야, 바로 그 아이입니다. 늪지 쓰레기로 불리는 카야네 가족- 나름 행복하게 살았지만 아버지의 무차별적인 폭력을 피해 형제자매들이 차례로 집을 나가고 엄마가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갑니다. 뒤이어 바로 위 오빠 조디도 폭력에 견디다 못해 나가고요. 그렇게 하여 어린 소녀 혼자만 판잣집에 남아 고군분투 살아가죠. 혼자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는 카야. 자신에게 글을 가르쳐준 조디 오빠의 친구 테이트에게 마음을 주지만 테이트는 대학진학 때문에 떠나죠. 그리고 알게 된 바람둥이 체이스. 카야는 체이스에게 빠져들게 되고 헛된 희망을 품게 되지만.... 카야가 사랑했던, 사랑했다고 믿었던 두 남자가 나오지요. 체이스와 테이트. 테이트는 카야의 첫사랑이고, 체이스는 첫장에서 슾지에서 죽은 남자. 그리고.... 이 책의 묘미는 다양한 생태계 묘사입니다. 습지의 변화, 식물과 동물의 생태계를 그렇게 자세하게 감성적으로 묘사한 책이 있을까요? 그건 아마도 작가의 오랜 연구로 비롯된 거겠지요. 평생을 야생동물을 벗삼아 떠돌며 살아온 작가의 특이한 경험, 가볍지 않게 인간성을 바라보는 융합 학문적 시간, 성장소설+ 오해와 엇갈림으로 점철된 러브스토리, 살인 미스터리, 법정 스릴러라는 대중소설 형식들의 유려한 황금배합,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게 하는 흡입력까지... 게다가 이 책에는 시의적 화두들을 예리하게 던집니다.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등등... <작가 델리아 오언스의 인터뷰에서> 소설에서 체이스는 본능적인 우리 내면의 일부를 표상합니다. 발정 난 수사슴이고 남을 밀치고 유혹해 끝내 자기 목표를 달성하는 공격적인 인간이지요. 우리 모두, 남녀를 막론하고 체이스 같은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테이트는 '더 인간적이고 더 진화되고 더 예민한' 우리의 자질, 본능이 아닌 학습된 행동을 표상합니다. 시를 사랑하고 친절한 사람이지요. 우리에게는 테이트와 같은 부분도 있습니다. 어느 쪽도 온전히 좋거나 나쁘지 않지요. 그러나 대체로 우리는 살면서 테이트보다 체이스 같은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됩니다. 선천적으로 각인된 행동은 강력하고 생존을 정조준하기 때문이지요. * 가재가 노래하는 곳- 야생동물이 야생동물답게 살고 있는 곳 |
첫댓글 지금 바로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
예, 영화도 보셔요^^
빌려와서 읽으려는데 일단 책이 두꺼워 거부감이 ...
넷플에 영화 있는 거 보고
책부터 읽어봐야지 했어요
저자가 학자라 재미 없음 어쩌나 했거든요
책이 두껍지만 일단 읽다보면 쑤욱 빨려 들어가요^^
저도 이 소설 단숨에 읽었어요.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체..그리고 빨려들것 같은 아름다운 배경등..
읽고난후 여운이 오랫동안 남은 소설 였어요.지인들에게 강추했던 소설입니다^^
학자인데도 스토리가 탄탄하고 바탕지식 또한 깊이가 있고 탄탄해서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지요^^
@바람숲 맞아요.
책을 손에서 놓을수 없을만큼 좋았던 내용였어요~~
@온유1 이런 글 쓰고 싶다, 정말 부럽다 생각했던 책이었어요.
그래서 범인이 누구래요?
책에서는 분명하게 나오나요?
영화를 본 나와 다른이는 의견이 갈렸거든요.
영화에서도 분명하게 나오고 물론 책에는 더 자세하게 나오지요. 완벽하게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은 그녀.
@바람숲 그렇죠! ㅎㅎㅎ 내기할 걸 그랬네.
전 자연에서는 선악이 없다는 말을 하는 거 보고 카야라고 생각했어요.
@산초 아, 내기 하지^^ 아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