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뉴스통신 = 박동웅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5개월 넘게 이어온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총파업 직전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등 공동교섭단은 20일 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에서 ‘2026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반도체 경기 회복의 분수령에서 우려됐던 사상 초유의 총파업과 생산 차질 위기는 모면하게 됐다.
‘노사협의회 우회’ 갈등 딛고 정식 교섭 타결
그간 삼성전자 노사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과거 사측이 법정 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전사 평균 임금 인상률을 먼저 확정 발표하는 관행을 유지하자, 노조 측은 “노사협의회를 앞세워 정당한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무력화하려는 부당노동행위”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격렬한 내부 갈등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이른바 ‘노조 패싱’ 논란을 넘어 정식 교섭 테이블에서 극적으로 도출됐다는 점에서 노사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최대 쟁점 ‘성과급 산정’…‘DS 특별성과급’ 카드로 절충
이번 협상의 최대 분수령은 단연 ‘성과급 제도 개선’이었다. 노조는 그동안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의 성과급 산정 방식을 영업이익 연동제로 전환하고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반면 사측은 경영 부담과 성과주의 원칙을 고수하며 팽행선을 달렸다.
막판까지 난항을 겪던 노사는 ‘DS(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라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기존 OPI 제도의 틀은 유지하되,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과 격려를 위한 별도의 특별 성과급 재원 배분율을 조율함으로써 노사 간의 이해관계를 극적으로 일치시켰다.
기본급 4.1% 인상·복리후생 대폭 확대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임금은 전사 평균 4.1% 인상되며, 연봉 상한선(샐러리캡)도 상향 조정된다. 인상분은 올해 3월 급여부터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저출생 극복과 직원 주거 안정을 위한 복리후생도 대폭 강화된다. 출산장려금의 경우 첫째는 기존 30만 원에서 100만 원, 둘째는 50만 원에서 200만 원, 셋째 이상은 1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대폭 상향된다. 아울러 무주택 조합원을 위한 ‘사내 주택대부 제도’가 신설되며, 휴일 지정근무를 선택한 교대 근무자에게는 통상시급 4시간분을 추가 지급하는 처우 개선안도 포함됐다.
노사 양측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번 합의가 미래 경쟁력 확보와 노사 상생의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잠정 합의안은 조만간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질 예정으로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추인되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삼성전자의 임단협 갈등은 최종 봉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