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계획대로 모든 게 다 되는 것이 아닌 줄을 알지만, 올해 휴가는 처음부터 뭔가 계획과는 차이 나기 시작했다. 안산에서 볼일이 좀 있어서 휴가를 내고 그 일을 마칠 겸 안산엘 들렸다가 일을 마치면 충청도로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영종도를 들러서 인천 공항서 근무하는 막내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자신의 거처에 처음 방문한 우리 부부의 방문이 좋았는지 막내 녀석은 온종일 싱글벙글했었다. 집에서 찌개를 끓여서 먹고, 셋이서 좁은 원룸에 나란히 누어서 이런저런 사는 얘기, 살아가고 있는 얘기 하면서, 딸 아이가 “정이 매우 그리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엄마 아빠하고 하룻밤 같이 지내고 나니 이제 한 달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가슴이 먹먹했다. 아이들의 직장 생활이라는 게 “버티는 것이구나” 고 생각하니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겠는가?
원광대 보건 복지학 김종인 교수팀이 1963~010년까지 48년간 3,215명의 부음 기사와 통계청 사망 통계자료를 토대로 종교인을 비롯해 연예인, 정치인, 교수, 고위공직자, 기업인, 예술인, 체육인, 작가, 언론인, 법조인 등 11개 직업군별 평균 수명을 비교 분석했다고 한다.
48년간 종교인의 평균 수명은 80세로 가장 높았고, 정치인(75세), 교수(74세)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기업인이 73세, 법조인 72세, 고위공직자 71세, 연예인과 예술인이 각각 70세를 차지했다. 체육인과 작가, 언론인이 각각 67세로 수명이 가장 짧았다.
사실 대부분 종교인은 자신이 선택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하면서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내 직업이 목사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 인적 사항을 기록할 때마다 직업란에 목사나 종교인이라고 쓸 때 늘 불편한 무엇이 있다. 30년 넘게 일하면서 한 번도 기억 속에 억지로 무엇을 해 본 적이 없다. 더 하고 싶고, 더 하지 못해서 안달이 났으면 났지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해 본 일이 별로 없다. 그만큼 내가 하는 일이 마지못해서 하는 노역이 아니라 사명감과 소명감으로 하는 사역이라는 뜻이다.
종교인들 특히 목사들의 수명이 다른 직분에 비해서 길게 나타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첫째, 그들은 대부분 자기가 원하고 좋아서 선택한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일하면서 보람과 기쁨을 최대한 느끼면서 사역한다. 노임이나 삯을 위해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얼마를 받든지 간에 대부분 즐겁게 일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목사들은 술이나 담배와 같은 몸에 해로운 것은 하지 않는다. 물론 어느 목회자 모임에 갔더니 맥주는 기본으로 마시더란 소문도 들었지만, 일반적으로 목사들이라면 술과 담배는 멀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목사들의 생활방식이 매우 규칙적이다. 새벽기도와 정규 예배 그리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일정해서 건강에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 유명한 목사들이나 필자의 주변에 계신 목사님들도 대부분 건강하게 살아계시거나 장수했다.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는 99세, 영등포 교회 방지일 원로 목사는 104세, 강원용 목사는 90세에 잠들었다. 사람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건강수명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그 사람의 삶의 생활 습관이 결정하는 것이다. 수명이 가장 짧은 연예인이나 예술인들은 술과 담배 때론 마약 같은 것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세상의 인가를 갈구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자신의 수명을 갉아 먹으면서 살아간다. 이것이 저들이 단명하는 이유다. 그러나 단지 무엇을 먹는 것으로 장수할 수는 없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마음, 누군가를 의지하는 신앙심, 다른 사람들과 건전하고 건강한 인간관계 또한 장수의 조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은 걷기다. 그것도 땅과 접지할 수 있는 맨발 걷기는 기왕에 망가진 우리의 육체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생활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맨발 걷기를 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지금 전국적으로 맨발 걷기 열풍이 일어나면서 전국 각지에 K-맨발을 선도하는 맨발 걷기 국민운동본부 지회들이 세워지고 있다. 밴드나 카페에서 가입하고 좋은 사람들과 건강한 습관을 길러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