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남도에서1년ᆢ퍼플교외 답사기

[김창덕]

https://youtu.be/MGVCjl2tsas?list=RDn4oDSUAackk
남상규가 '고향의 강'을 고향의 바다로ᆢ
     
〔제5회:천사대교외〕
1.일시:2020.10/15.16.17).
2.참석자(5명):김창덕.박희경.이청수.허홍외1
3.코스:신안군지도읍감정리1648-천사대교입구(관관안내소)-
김환기고택(암태도)-퍼플교(반월도.박지도)-고교선착장(암태도)-왕바위선착장(증도)-짱뚱어다리입구-귀가
     
 아침이면 텃밭에 찾아오던 황토새도 기온이 떨어지고 뜸해진다.
보금자리를 옮긴 것 같다. 대신 큰 새들만 날아온다. 귀여운 너희들 가끔씩은 찾아와 주려무나.
배추 묶을 때가 되었다.
일찍 심은 무는 제법 통통해져 가고 있다.
시금치는 곧 솎아 줄 필요가 있겠는데 부추와 쑥 갓은 내년에나 기약 할 것 같다.
서해랑길 갯벌이 물기로 번뜩이는 것으로 보아 새볔에 만조가 있었나 보다.
꾀나 큰 게들이 인기척이라도 나면 재빠르게 집으로 숨어든다.
오늘 아침에는 갯벌에 볼록하게 집을 지은 것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 어느 놈들의 집들인지 모르겠다. 짱뚱어가 보이지 않는데 혹시 겨울 집 지었나.?
벼가 익어가는 들판에는 참새들 세상이다.
참새들은 물웅덩이가 있는 논 옆에서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누렇게 익은 벼논에 한 구석 벼만 집중적으로 내려 앉아 먹이를 먹는다.
벼 추수가 끝나면 참새들 어디로 갈지 궁금하다.
우렁이들이 사라져 버렸다. 
벼논에 집 크기만 한 큰 차량이 지나가며 벼 자르고 탈곡하고 볏짚은 가지런히 놓기까지 한 번에 끝난다.
영농도 완전 자동화가 되어 있는 모습을 오늘 산책길에서 구경 한다.
 이장 집 대봉감도 빨갛게 익어 가고 있어 딸 때가 되었다.
무화과 나무에 달려 있는 익은 무화과 몇 개가 새들이 쪼아 먹었다.
무화과 열매는 익었다는 신호를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신호를 보낸다고...이장이 들려준 말이다.  
이장 집 앞 100여평 공터에 잡풀이 무성하다. 
내년 3월에 무화과일 나무나 심어 볼까..?
아랫집 땅 주인에게 소작농 할 수 있는지 알아 달라고 했다.
1004대교에서 장사하는 아주머니로부터 모종을 구해 보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가을 추수의 계절이라서 농부들은 부지런하다.
이장과 최가네는 새볔 4~5시경에 벌써 일을 나간다.
덕분에 나도 동트기 전 산책길을 나선다.
이장과 최가네 트랙터 두 대와 트럭 두 대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집 앞 을 오르내린다. 
농부는 1년 농사지만 어부는 일일 결산을 한다고....
하루 수확으로 돈을 벌 수 있으니 어부들이 부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청수가 들려준 이야기다.
木長之弊 人長之德.
 큰 나무는 주변을 망가트리고 큰 인물은 주변에 덕을 베푼다.
무분별하게 심어진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집 나무들을 보고 이장이 들려준 말이다.
포도나무.감나무.구찌봉.황칠나무.옷나무.오가피나무.드릎나무.아로니아.귀족호두.불두화 그리고 우물가 머그대와 명이나물 등등....
시들해저가는 포도나무를 자르고 11가지가 뻗어나고 있는 거봉포도나무 한그루를 지도 장날에 사다가 심어 놓았다.
잘 자라야 할 텐데...
신안에서 보이는 과일 나무라고는 무화과와 감나무뿐이다.
거센 해풍으로 열매가 맺지 못해서다.
11월에는 잘 키운 대봉감나무 묘목하나 심어야겠다.
     
신안에 온지(8.25) 2개월이 다 되어 간다.
1차로 춘식부부가 2차로 용묵부부가 3차로 동네 테니스회원들이 4차(10/8.9.10)로 2박3일을 5차(10/22.23.24.25)에는 광수 패미리가 오기로 되어 있다.
6차(11/5~~)에는 집사람 오는 날에 우연히도 양기 부부가 오기로 되어 있다.
청수기사께서 희경이와 허홍외 1인을 데리고 3시간 50분에 지도 하나로 마트에 도착하였다.
3시간 30분만에 날라왔네...아마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을 신기록일 것이다. 그러기를 바란다.
송도 수산시장에서 국민 생선 민어와 낙지 탕탕으로 즐거운 회식을 한다.
3호집 여 사장은 세 번째로 구면이다. 2호집보다 찬거리도 깔끔하다.
“예쁜 사장님 때문에 온다니깐요..^^”.
“^^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오셔야지요”
이런 농담도 한다....
     
신안에서 관광은 바다의 섬들이 펼쳐 보이는 것들을 보는 것이다.
유명세를 탄 곳은 1004대교와 퍼플교 정도다.
대신 알려지지 않는 숨어 있는 명소들이 알고 보면 넘쳐나는 곳이다. 
순수하다고 해야 한다. 때 묻지 않는 곳이다. 청정지역에서 마시는 맑은 공기. 비린내 나는 갯벌들. 인위적으로 조성은 했어도 거부감 느끼지 않는  바다 위 조형물들의 독특함. 섬과 섬을 연결 시켜 놓은 다리들을 건너며 이곳 원시적인 황토 땅을 밝는다는 기대감으로 신안에서는 충분하다.
퉁명스러운 것 같지만 속 깊은 이곳 사람들의 삶을 보고 알고 싶은 기대감은 항시 마음속에 지니고 다닌다.
 
점심 식후 내가 안내하는 곳은 지도와 가까운 증도다.
사옥대교지나면 사옥도요 거기서 바로 증도대교 건너서 증도다.
증도에서 1번지 방문은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지다.
일본으로 향하다가 좌초한 원나라의 보물선 이야기를 읽어보며 당시를 상상하는 시간으로도 이곳은 신비로운 곳이다.
바다위에 둥실 떠 있는 청자모형의 부표가 보면 볼수록 발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짱뚱어 다리에서 게와 짱뚱어들이 노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남도지방의 방언을 빌려서 ‘솔찬하다’고 표현해야겠다.
태평염전 지나 버지라는 선착장에 오면 하염없이 고향의 섬을 바라보고 있었던 4회 답사지에 기록된 남원 인월에 살고 있는 촌부가 생각난다.
이제 몸은 늙고 백발이 되어서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생각해 본다.
희경이가 이장님을 초대 하라고 성화다.
아니나 다를까 우직하게 생긴 검은 냄비에 농어를 가지고 오셨다.
이장 딸 이름이 희경이라고 하니 친밀감이 더해서 대화가 술술 풀린다.
잘도 주고 받는다.
청수가 가지고 온 21년산 스카치블루에 얼음도 띄우고 레몬 향기까지 뿌리고...분위기 잡은 재주는 희경이가 다 부린다.
서울에서 살았던 동네와 청량리 58번지 군대이야기등등 지나간 옛 이야기로 밤이 깊어간다.
주거니 받거니 주량들 누가 더 쎄나 대단들 하다.
먼 길 피곤할 법도 한데 건강한 모습들이다
     
신안에 오면 꼭 가보아야 할 곳 1번은 천사대교와 퍼플교다.
둘쨋날 여정은 천사대교를 가고 김환기 고택을 들러서 퍼플교로 간다.
퍼플교에서 다시 무안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긴 거리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뱃길을 이용하여 집으로 올 수 있는 방법을 이장이 알려준다.
작년에 자은도 증도 지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작년 4월 1004대교 개통과 더불어 배를 띄우게 되었다고 한다.
‘고교선착장에서 왕바위선착장까지’15분 뱃길이다.
군에서 운영하면서 요금도 차량 값 포함 5인이 7천원으로 저렴하다.
선상에서 서해 낙조를 볼 수 있는 것은 신안 여행 중에서 하이라이트다.
선상에서 1004대교가 실로 아름답다.
서산 넘어로 기울어져가는 해가 붉게 물들어 간다.
선상 여행자들이 찬바람 불어도 선실로 내려가지 않고 탄성을 쏟아낸다.
이런 광경을 어디에서 볼 수 있을지...
1004대교 아련하고 바다 4면 모두는 온통 섬들의 잔치로 펼펴진다.
이 세상에 이런 풍경 지구상에 어디에 있을까...
딱 15분 거리의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는 화려함이다.
일몰 광경을 찍으려고 짱뚱어 다리에 사진 작가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해지는 시간이 짧아진 탓으로 불가능해 졌다.
 
오늘이 세 번째 떠나는 날이다.
집에서 걸어서 40분 거리 조망 좋은 조비마을에 년 세 50만원으로 폐가와 400평 밭을 오늘 계약하기로 했는데...
상경 길에 보여 주는 것으로 해프닝은 끝났다.
     
먼길 찾아와서 좋은 구경했다고 말들 하지만 
잘 지내고 간다고 좋은 소리 들려주지만 
좋았다고..? 그래 좋았어...^^ 
그래도 혹 소홀한 것은 없었는지 ..애고 깜빡했네..^^
떠나보내고 나면 다하지 못한 아쉬운 일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손님맞이가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손님으로 온 손님이되 우리 함께 주인이라고 행세하자고...^^.
먼길 달려온 희경이 청수 허홍이 고마워~~.
사진들이 멋지게 나와 부렀어...
송도수산시장 민어도, 이장집 농어탕도, 깔끔했던 반월도 한상차림도 생각날끼여... 
좋은 추억 가지고 가기 바라고 다음에는 남도 어디로 갈까나.... 
남도의 정겨운 인사로 대신 합니다.
죽지 않고 살아 있으시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