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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도쯤 되는 기온에서 몇 시간 동안 완전 소통을 한 끝에, 노랑
용병 개미들의 한 무리가 하나의 방안을 내놓았다. 그 방안이 나오
자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모든 집단들이 그것이 가장 좋다고 인정한다
그 방안이란 '낫개미'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벨로캉에는
'낫개미'라고 하는 특별한 종류의 용병개미들이 많이 있다. 그들의
특징은 머리통이 크다는 것과, 아주 단단한 씨앗도 깨뜨릴 수 있는
예리하고 기다란 위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는 그들이 쓸모가 없었다. 몸뚱이가 너무 육중한 데 비해서, 다리는
너무 짧기 때문이다. 적과 대치하고 있는 곳까지 겨우겨우 기어가느
라고 힘을 다 쓰고 적에게 별로 타격도 주지 못하니 그들을 전쟁터
에 데리고 가봐야 말짱 헛일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들에게 맡길 일
이라곤, 나뭇가지 자르는 일 같은 허드레일밖에 없었다.
그런데, 노랑개미들이 내놓은 방안에 따르면, 덩치만 커다랗고 굼
벵이 같은 이 개미들을 싸움터의 용사로 만들 방도가 있다는 것이
다. 몸이 잽싼 작은 일개미 여섯 마리가 낫개미들을 한 마리씩 싸움
터로 데리고 나가면 된다는 것이 그 방안의 요지였다.
그렇게 되면, 낫개미들이 '살아 움직이는 다리' 구실을 하는 일개
미들을 냄새로 이끌어가면서 적들에게 덤벼들 수 있을 것이고 그들
의 기다란 위턱으로 적들을 토막토막 잘라버릴 수 있을 것이다.
당분을 잔뜩 섭취한 병정개미들이 햇빛방에서 그 방법이 적절한지
시험해 보고 있다. 일개미 여섯 마리가 낫개미 한 마리를 들어올린
다음 보조를 맞추어 달린다. 제법 효과가 있을 듯하다. 바야흐로 불
개미 도시 벨로캉에서 전차를 발명해 낸 것이다.
그들은 끝내 다시 올라오지 않는다. 그 다음날, 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퐁텐블로 소방대원 8명과 경찰관 1명,
지하실 안으로 의문의 잠적.
천지를 보랏빛으로 물들이며 새벽이 오자, 라숄라캉의 금단 구역
을 포위하고 있던 난쟁이개미들은 안으로 쳐들어갈 준비를 한다. 그
루터기 안에 고립된 불개미들은 굶주린 채 탈진해 가고 있다. 이제
그들은 그리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전투가 재개되었다. 개미산 포 공방을 한참 벌인 끝에, 난쟁이개
미들이 보조 교차로 두 개를 점령했다. 개미산을 맞고 구멍이 뚫린
나무안에서, 농성하며 버티던 병정개미들의 시체가 쏟아져나왔다.
아직 살아남아 있는 불개미들의 운명도 백척 간두에 서 있다. 난
쟁이개미들이 금단 구역 안으로 전진해 오고 있다. 천장의 울퉁불퉁
한 곳에 숨어 있던 유격대원들이 겨우겨우 그들의 전진을 늦추고 있다.
여왕의 방이 적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도 이제 시간 문제다. 그 방
안에서 여왕 라숄라키우니가 심장 박동을 늦추기 시작한다.
이제 만사휴의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맨 앞에 있던 난쟁이 부대에 돌연
경보 냄새가 날아든 것이다. 밖에 무슨 일이 벌어졌다.
난쟁이개미들이 되돌아 나간다.
저기, 도시를 굽어보는 '개양귀비' 언덕 위에, 선홍빛 꽃 사이로
수천 개의 까만 점들이 보인다.
마침내 벨로캉 개미들이 공격에 나선 것이다. 가소로운 것들, 스
스로 무덤을 파러 왔군 하면서 난쟁이개미들은 저희들의 중심 도시
에 이 사실을 알리려고 날파리 용병들을 전령으로 보냈다.
'날파리들이 모두 똑같은 페로몬을 지니고 날아간다.'
'놈들이 공격해 온다. 동쪽에 원군을 보내 놈들을 협공하라. 비밀
무기를 준비하라.'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나온 아침 햇살의 따사로움이 불개미들의 공
격 결정을 서두르게 했다. 지금 시각 8시 3분. 벨로캉 군대는 질풍
처럼 비탈길을 내리닫아, 풀들을 우회하고 작은 돌들을 뛰어넘는다.
수백만의 병정개미들이 모두 위턱을 벌린 채 달려가는 모습이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그런 것에 겁먹을 난쟁이개미들이 아니다. 불개미들이
그런 전술을 들고 나오리라는 것을 예상했던 터이다. 간밤에, 난쟁
이 개미들은 주사위의 5점 눈 모양으로 간격을 벌려서 이미 구멍을
파두었다. 그들은 그 구멍에 틀어박혀 위턱만 내놓고 있다. 그럼으
로써 그들의 몸뚱이는 흙의 보호를 받게 되는 것이다.
불개미들의 돌격이 이 방어선 때문에 곧 주춤해졌다. 몸뚱이는 땅
속에 감춘 채, 가장 강한 부분만 드러내 놓고 있는 적들을 상대로,
연방군들은 헛되이 위턱을 휘둘러대고 있다. 난쟁이개미들의 다리를
자르거나 배를 뽑아버릴 방도가 없었다.
그때, 볼레 독버섯의 앞이갓을 덮개 삼아 멀지 않은 곳에 주둔하
고 있던 시게푸 보병의 주력 부대가 반격을 시작하면서, 불개미들이
중간에서 협공을 받게 되었다.
벨로캉 군대가 수백만이지만, 시게푸 군대는 그것의 수십 배가 된
다. 줄잡아도 불개미 한 마리가 다섯 마리의 난쟁이 병정개미들을
상대해야 할 판이다. 개별 참호 속에 있는 난쟁이개미들을 계산에
넣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그들은 구멍 속에 웅크리고 있으면서, 자
기들의 위턱이 미치는 범위로 지나가는 것들은 뭐든지 잘라버리고 있다.
전투의 형세가 시시 각각으로 수가 적은 쪽에 불리하게 돌아간다.
도처에서 튀어나온 난쟁이개미들의 공격을 받고, 연방군의 전열이
흐트러지고 있다.
9시 36분이 되자 연방군들이 일제히 퇴각하기 시작한다. 난쟁이개
미들은 벌써 승리의 냄새를 내뿜고 있다. 그들의 전략이 완벽하게
적중한 것이다. 비밀 무기를 사용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들은 퇴각
하는 군대를 추격하면서, 라숄라캉의 점령은 이미 끝난 일로
간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난쟁이개미들은 다리가 짧아서, 불개미들이 한 번 펄쩍 뛰
면되는 거리를 열 발짝으로 가야 한다. 난쟁이개미들이 헐떡거리면
서, '개양귀비'언덕을 오르고 있다. 벨로캉 연방의 전략가들이 예상
했던 그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첫번재 공격의 목표가 그것이었
다. 즉, 난쟁이개미들의 군대를 분지에서 끌어내 비탈길에서
맞붙으려는 것이었다.
불개미들이 능선에 다다랐다. 난쟁이 군대가 대열을 완전히 흐트
린 채 불개미들을 계속 추격해 오고 있다. 능선 위에 돌연 가시의
숲 같은 것이 우뚝 나타난다. 집게 모양을 한, 낫개미들의 거대한
위턱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낫개미들은 위턱을 휘둘러 햇빛에 번
쩍거리게 하면서 난쟁이개미들에게 달려든다. 곡물을 자르는 낫개미
가 난쟁이개미를 자르는 낫개미로 변한 것이다!
기습의 효과는 만점이었다. 넋이 나간 시게푸 개미들은, 겁에 질
려 더듬이가 뻣뻣해진 채, 잔디가 깍여나가듯이 쓰러진다. 낫개미들
은 비탈길의 기복을 이용하면서 빠른 속도로 적들의 전열을 무너뜨
린다. 각각의 낫개미 밑에서는 일개미 여섯 마리가 즐거움을 만끽하
고 있다. 그 일개미들은 전차의 무한 궤도에 해당하는 셈이다. 전차
의 포탑과 바퀴들 사이에 혼연 일체의 더듬이 소통이 이루어지는 덕
분에, 36개의 다리와 2개의 커다란 위턱을 가진 동물이 적들의 한가
운데를 종횡 무진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마스토돈같이 커다란 동물 수백 마리가 위에서 달려내려오며 난쟁
이개미들을 쳐부수고 어깨버리는 와중에서 난쟁이개미들은 그 동물
을 제대로 쳐다볼 겨를조차 없다. 거대한 위턱들이 난쟁이개미들의
무리 속에 깊숙히 들어가, 풀을 뜯어먹듯 풍지 박산을 내고는 다시
올라온다. 피범벅이 된 다리와 머리들을 그 위턱에 잔뜩 묻힌 채 나
온다. 그 다리와 머리들은 밀짚이 으스러지듯 다시 부서진다.
난쟁이개미들의 진영은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겁에 질린 난쟁
이 개미들은 자기들끼리 부딪치고 지지밟고 난리가 났다. 자기들끼
리 싸우다 죽는 자들도 있다.
벨로캉의 전차들은 난쟁이개미들의 보병 부대를 그렇게 '빗질하
듯' 휩쓸고 지나감으로써 일거에 그들을 제압해 버렸다. 전차들은
일단 멈추었다가, 완벽하게 줄을 맞춘 상태 그대로, 또 한바탕의 밀
어붙이기를 하려고 비탈길을 다시 올라간다. 살아남은 난쟁이개미들
이 선수를 쳐서 달아나려는데, 이번에는 저 위쪽에서 새로운 전차
횡대가 나타나더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2열의 전차 횡대가
나타나더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2열의 전차 횡대가 평행선
을 이루며 사목사목 조여든다. 각각의 전차들 앞에 시체가 산을 이
룬다. 대학살의 현장이다.
멀리서 전투를 지켜보던 라숄라캉 개미들이 자매들을 응원하기 위
해 밖으로 나온다.ㅏ 처음의 놀라움이 신명으로 바뀌었다. 그들이
환희의 페로몬을 내뿜고 있다. 이것은 기술과 지능의 승리다. 연방
의 재능을 이렇게 유감없이 발휘해 본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러나 시게푸가 자기들의 모든 역량을 다 발휘한 것은 아니었다.
시게푸에는 아직 비밀 무기가 남아 있다. 원래 이 무기는 도시 안에
틀어박혀 완강하게 저항하는 적들을 몰아내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
만, 전세가 워낙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인지라 난쟁이개미들
은 그 무기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그 비밀 무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떤 갈색 식물로 불개미들의
머리통들을 꿰어놓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며칠 전 난쟁이개미들은 벨로캉 연방에 속한 어떤 탐사 개미의 시
체를 발견한 바 있다. 그 시체는 붙살이하는 팡이의 하나인 '알테르
나리아'의 압력 때문에 터져 있었다. 난쟁이개미 연구자들이 그 현
상을 분석한 뒤에, 그 붙살이 팡이가 휘발성 홀씨를 만들어내고 있
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 홀씨들이 불개미의 딱지에 달라붙어 그것을
부식시킨 다음 불개미의 몸 안으로 들어가 마침내는 딱지를 터뜨려
버릴 정도까지 그 안에서 자라는 것이다.
얼마나 훌륭한 무기인가!
게다가 난쟁이개미들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 홀씨들은 불개미의 키틴질에는 달라붙지만, 난쟁이개미들
의 키틴질에는 전혀 달라붙지 않는 까닭이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난쟁이개미들은 추위를 많이 타는 탓에 몸에다 달팽
이 끈끈물을 바르는데, 그 끈끈물이 '알테르나리아'를 막아주는 효
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벨로캉 개미들이 전차를 발명했다면, 시게푸 개미들은 세균전을
생각해 낸 것이다. 난쟁이개미의 보병 부대 하나가 행동을 개시한
다. '알테르나리아'로 오염시킨 300개의 불개미 머리를 운반하는 중
이다. 그 불개미 머리는 라숄라캉과의 첫번째 전투에서 확보해
둔 것이다.
난쟁이개미들이 적들의 한가운데로 그것들을 던진다. 낫개미들과
그것을 운반하는 개미들이, '알테르나리아'의 홀씨들이 지어내는 치
명적인 먼지 속에 재채기를 해댄다. 그들의 딱지에 홀씨들이 달라붙
자, 그들은 겁에 질린다. 운반 개미들이 메고 있던 낫개미를 팽개치
자, 본래의 무기력 상태로 되돌아간 낫개미들이 공포에 사로잡혀서
다른 낫개미들을
사납게 공격한다. 불개미들이 뿔뿔이 흩어져 달아난다.
10시경에, 갑작스레 추위가 밀어닥쳐 교전자들을 갈라놓았다. 차
가운 기류 속에서는 싸울 수가 없는 것이다. 난쟁이개미 부대는 그
틈을 이용해서 전차 부대의 틈바구니를 빠져나왔고, 불개미 부대의
전차들은 간신히 비탈길을 되돌아왔다.
양쪽 진영에서 부상자들을 헤아리고 사망자의 수를 세었다. 잠정
적으로 집계된 피해가 막심하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투의 양상을 바꾸어야 한다.
벨로캉 개미 진영에서는, 자신들을 괴롭혔던 먼지가 알테르나리아
의 홀씨임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그 홀씨가 몸에 닿은 병정개미들을
모두 희생시키기로 결정했다. 장차 다가올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
첩보원들이 빠른 걸음으로 돌아와 보고를 한다. 그 세균 무기로부
터 우리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달팽이 끈끈물을 몸에 바르
는 것이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행동으로 옮겨졌다. 벨로캉 개미
들은 그 연체 동물을 세 마리 잡아(그것들을 찾아내기가 점점 더 어
려워진다), 각자 재해에 대비해 그 끈끈물을 몸에 바른다.
그런 다음 더듬이를 맞대고 전략을 숙의한다. 불개미의 전략가들
은 전차만 가지고 공격해서는 안되겠다고 판단한다. 병력을 새롭게
배치하기로 한다. 전차가 가운데를 맡고, 120개의 일반 보병 군단과
60의 용병 군단이 양 날개로 산개하기로 한다. 병사들의
사기가 되살아 난다.
아르헨티나 개미
아르헨티나 개미(학명: 이리도미르멕스 후밀리스)는 1920년에 프
랑스에 상륙했다. 프랑스 지중해 연안의 도로를 꾸미기 위하여 협죽
도나무를 들여올 때, 그것들을 담았던 나무 상자에 함께
실려온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
그 개미의 존재가 처음 보고된 것은 1866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서이다(아르헨티나 개미라는 별명도 그래서 생긴 것이다). 1891년에
는 미국 뉴올리언즈에서도 그것들이 발견되었다.
아르헨티나 개미는, 아르헨티나 산 말들을 수출할 때, 그 말들의
잠자리 짚 속에 묻어, 1908년에는 남아프리카에, 1910년에는 칠레
에, 1917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 1920년에는 프랑스에 오게 되었다.
이 종은 두 가지 점에서 이채를 띠었다. 하나는 체구가 아주 작다
는 점이었다. 다른 개미들에 비해 유난히 작기 때문에 사람으로치면
아프리카의 피그미 족 정도가 될 터였다. 또 하나는 대단히 영리하
고 병정개미들이 호전적이라는 점이었다. 그러한 주요 특징들이 생
태계에 일대 파란을 몰고오게 된다.
프랑스 남부 지방에 터를 잡기가 무섭게, 아르헨티나 개미들은 모
든 토박이 종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고.... 그것들을 정복해 버렸다.
1960년에는 피레네 산맥을 넘어 바로셀로나까지 진출했다. 1967년
에는 알프스 산맥을 지나 로마까지 쏟아져들어갔다. 그러더니 70년
대부터, 이리도미리멕스는 북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것들이 프랑스 중부를 가로지르는 루아르 강을 건넌 것은 1990
년대 말의 어느 뜨거운 여름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병법이 빼어나
기로 말하면 시저나 나폴레옹 찜쪄먹을 정도였던 두 종의 개미들과
맞붙게 되었으니, 그것은 불개미(파리 지역 남쪽과 동쪽에 터를 잡
고 있었음)와 왕개미(파리 북쪽과 서쪽에 터잡고 있었음)였다.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개양귀비' 전투에서 승리하지 못한 시게푸는 10시 13분에 원군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240개의 예비 군단이 첫번째 공격의 생존자들
과 합류하러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들이 '전차' 공격에 대한 설
명을 듣고 있다. 설명이 끝나자 완전 소통을 하기 위하여 더듬이를
모은다. 이 괴이한 기계를 막아낼 방도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10시 30분경에 일개미 하나가 한 가지 방안을 내놓는다.
'낫개미들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일개미 여섯 마리가 그들을 싣
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 '살아 있는 다리들'을 잘라버리면 그만이다.'
다른 일개미가 불쑥 페로몬을 발한다.
'그 기계의 약점은 신속하게 뒤로 돌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약점
을 이용할 수 있다. 밀집된 방진을 치는 것이다. 그 기계가 돌진해
오면 저항하지 말고 그냥 지나치게 길을 틔원준다. 그러다가 그 기
계가 달리던 힘으로 계속 앞으로 가고 있을 때 뒤에서 치고 들어가
는 것이다. 기계가 뒤로 돌 틈을 주지 않고 공격을 하면 된다.'
또 다른 개미가 의견을 내놓는다.
'일개미들의 다리가 보조를 정확히 맞추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보았다시피, 더듬이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
서 낫개미들이 일개미들을 이끌지 못하도록 낫개미들에게 달려들어
더듬이를 잘라버리면 그만이다.'
모든 의견들을 받아들여, 난쟁이 개미들이 전투 계획을 새로이
짜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