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건국전쟁'이 화두가 되어 사람들 역사 인식에 밑줄을 긋고 있나 봅니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로 숭앙하느냐, 민족분단을 고착화시킨 독재자로 보느냐 하는 문제에
불씨를 지핀 다큐멘터리 영화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큐멘터리'라고 하는 것은 역사의 기록물이기 때문에 거짓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선입견을 내세워 역사 기록을 잘못 해석하는 것도 잘못이고, 오만 독선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
표준말이란 대체로 현재 중류 사회 집단에서 쓰는 서울말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짜장면’ 또는 ‘삐지다’로 발음하니까
‘자장면’ 및 ‘삐치다’와 같이 표준말로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적 사실까지 중론을 따를 수야 없잖아요?
저는 사람들이 글을 쓸 때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지하철과 전동차를 혼동해서 쓰는 경우를 보십시다.
월간문학 2015년 2월에 게재된 ‘애벌레’라는 작품 일부를 인용해 봅니다.
『(전략) 마을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역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개찰구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들은 완전무장을 하고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처럼 민첩했다. 계단을 내려가자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중략) 젊은 청년 몇이 달려가지만 막 ‘지하철’ 문이 닫히고 있었다. (중략)
잠시 뒤 전조등을 밝힌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었다. (후략)』
이후에도 전동차를 지하철로 잘못 표기한 부분이 많이 나옵니다. 그때 이 소설을 읽다가 중간에 덮어버렸습니다.
아주 가끔 서울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때도 지하철 역 안에서 보거나 들은 말은
‘전 역에서 전동차가 출발했습니다.’
또는 ‘본 역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이 넓으므로 타고 내리실 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등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하철이라 함은
‘대도시에서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빠른 속도로 운행하고자 땅속에 터널을 파고 부설한 철도 및 그 시스템’을 말합니다.
그리고 전동차는 ‘전동기 및 전동기 제어용 장치를 설비하여 동력차로서 부수차를 끌거나 단독으로 달리는 전차’를 뜻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타고, 움직이고, 내리는 것은 ‘지하철’이 아니라 ‘전동차’가 올바른 용어인 것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어느 작가는 다른 사람의 작품을 읽다가 사실관계가 틀린 말이나 단어가 나오면
그 작품을 더 이상 읽지 않고 덮어버린다고 하더군요.
작가가 최선을 다해 글을 쓰지 않고 대강대강 쓴 글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덧붙여 작가는 독자에게 잘못 된 정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작가가 쓴 글의 궁극적 목표는 활자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잖아요?
어느 작가가 고의든 아니든 잘못된 정보를 쓰거나 올바르지 않은 용어를 사용했을 때
다른 사람들 특히 어린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훗날 그 아이가 자기가 알고 있던 정보나 용어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누구를 원망할까요?
마치 요즘 '건국전쟁'을 보고 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었다는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예전에는 작가가 자기 작품을 활자화한다는 것 자체를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했습다.
한 번 공개된 작품은 모두 수거하여 폐기하지 않는 한 영원히 그 작가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닙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작가는 작품 하나를 완성할 때 오랜 기간의 퇴고 과정을 거칩니다.
또 퇴고 과정이 끝났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작품이 공개될 때까지 철저한 교정 작업을 하는데
완벽을 추구하는 작가의 경우 7, 8교 이상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세상이 바뀌어 그런지 요즈음은 컴퓨터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외부로 손쉽게 공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글들은 많은 경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무시하기 십상이고,
일부 젊은 사람들만 아는 새로운 단어까지 만들어 사용합니다.
그렇게 새롭게 만들어진 단어가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탓할 수 없겠지만
우리말의 근본을 어지럽히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작가가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표현함에 있어서
가급적 정확한 정보와 올바른 맞춤법 및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울러 언론매체들도 독자나 시청자를 위해 올바른 정보전달의 의무를 지켜주길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