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이번 연말연시에 신이 났다.
12월 30일엔 여성휴게실 송년회로 노래 모임,
1월 6일엔 월드팝방 신년회로 노래 모임..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기는 내게 너무도 행복한 2주였다.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
엊그제 월드팝방 모임에서 돌아오는 길,
충무로역에서 4호선 전철을 타고 창동역에서 하차,
역 부근 노상 주차장에 세워둔 내 차에 타고 의정부 우리 집으로.
충무로에서 떠날 땐 펑펑 내리던 눈도 창동에 내린 뒤로는 시나브로 멎고
나는 동부간선도로를 신나게 달려 달려,
껌딱지 영감이 기다리고 있는 우리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는데..
아뿔싸! 우리 동을 향해 좌회전을 하는 순간!
헉! 운전석 쪽에 뭐가 닿는다!
이어서 빠지직! 뭐가 부서지는 소리..
흑.. 뭐지? 놀라서 차창을 내리고 보니..
배달 오토바이가 한 대 서있다.
나는 좌회전, 오토바이는 우회전을 하다가 부딪친 거다!
아악~~ 오토바이랑 접촉 사고다! 이걸 어쩌지? ㅠㅠ
주변이 심히 어둡긴 해도 나는 왜 저 오토바이를 못 봤지? ㅠ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내려서 사태 파악..
그런데 진짜로, 정말로, 너무도 감사하게도,
아파트 단지 안이라 나도 아주 저속, 오토바이도 아주 저속이었기에
그 오토바이는 충돌에도 불구하고 쓰러지지 않았고 기사님도 그대로 타고 계신 상태다.
주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조금 더 충격이 컸더라면, 그래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붕 날아서 떨어졌더라면..
아.. 생각도 하기 싫다.. 정말 다행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상황을 살펴본 결과,
좌회전한 내 차의 회전 반경이 작다..
아파트 단지 안의 도로라서 중앙선은 없지만
중앙선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내가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좌회전을 한 셈이 된다.
내 과실이 상당히 크네.. ㅠㅠ
일단 기사님 몸이 괜찮으신가 확인을 하고 오토바이와 내 차의 손상 정도를 살피니
아주 작은 미니 오토바이인데 앞바퀴의 플라스틱 덮개가 깨져있다.
그리고 내 차는 운전석 쪽 앞바퀴 덮개에 검은 줄이 가있다.
충격이 경미했으므로 패이지는 않았고 검은 플라스틱에 문대진 정도..
자, 어떻게 해야 하지?
과실 비율을 따지기 위해 경찰을 불러야 하나?
보험 회사에 연락을 해야 하나?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무 생각도 안 난다ㅠㅠ
오토바이 기사님은, 경찰을 부를까요 보험 회사에 연락을 할까요 라는 내 질문에
본인은 하나도 안 다쳤고 바퀴 덮개 교체를 몇 번 해봤는데 큰 돈 안 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정차된 차를 들이받는 경우 외엔 한 쪽의 100퍼센트 과실은 없으니
과실 비율을 따져서 내 차 수리비의 일부라도 부담하게 될까봐 겁이 나는 눈치다.
자, 이제 어떡하지? 일단 남편부터 불러야지.
남편은 전화를 받더니 바로 달려나온다.
나와서 기사님 안 다치셨나 확인 후 이리 저리 현장을 살피더니,
대번에 우리 집사람 과실이 크다며, 이만하길 다행이라며,
수리비 드릴 테니 깨끗하게 잘 고치시라 하네?
아니~~ 저 영감은 도대체 누구 편인가, 남편은 남의 편이라더니 진짜 내 편 아니네? ㅎㅎ
그런 말은 나도 할 줄 아는데, 당신을 불러 냈을 땐 뭔가 도움을 줘야 하잖아요, 이 양반아ㅠㅠ
하지만, 내 차도 기스 났거든요ㅠㅠ, 내 차 수리비가 훨씬 더 나올 거거든요ㅠㅠ, 그리고 저 오토바이도 과실이 있거든요, 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그 기사님은 그냥 우리 처분만 바라며 아무런 원망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고
(내 과실이 컸으니 아줌마 운전 똑바로 해요 운운하며 큰 소리 칠 수도 있는 상황)
말을 할 때 보니 치아 상태가 엉망인 것이 보기에도 딱하고
배달 가다가 사고가 났으니 지금 당장 생업에도 지장이 있을 거고..
(다른 기사님께 전화를 해서 배달 가던 음식은 바로 넘겨주긴 했음)
그래, 지금 저 분하고 잘잘못을 이악스럽게 따져봤자 뭐할까..
내 차 내가 고칠 테니 기사님 오토바이는 기사님이 고치세요, 라고 말할 수도 없다.
내 과실이 크니 고쳐줘야지..
그렇게 결론을 내고 전화번호를 주고 받은 후 귀가.
집에 와서 내 차 블랙박스 유심 칩을 컴에 넣어 영상을 확인하니,
예상대로 내 과실이 크다. 쩝..
아 진짜 이만하길 다행! 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웃긴 것은, 창동에서 집 도착까지의 영상을 다 돌려보노라니
동부간선도로에서 운전하며 라디오에서 나오는 김종환의 백년의 약속 노래를 고래 고래 따라부르는 내 목소리가 그대로 녹음된 것이다. ^^
(여성방 송년회 때 샤론 방장님이 부른 노래가 나오길래 반가워 신나게 따라 부름^^)
그 녹음을 듣더니, 아주 신났네 신났어, 적당히 하쇼, 라며 영감이 혀를 찬다ㅎㅎ
그리고 나서 바로 오토바이 기사님 전화가 왔다.
늦은 시간이지만 단골 정비소에 가서 확인을 하니 12만원 내지 15만원이 든다고 했단다.
몇 십만원 나올까봐 쫄았는데.. 휴.. 진짜 이만하길 다행이다.
그리고 그 착한 기사님은, 월요일에 다른 정비소에 또 가봐서 더 싸게 고칠 수 있나를 알아본다며 끊는다.
일단은 그러시라고 하며 통화를 마쳤지만,
날도 다시 추워진다는데 뭘 더 알아볼까, 그냥 15만원 보내야겠다고 남편에게 말하니
그가 말하기를, 고치러 가서 덮개 뿐 아니라 내부까지 손상을 입은게 확인될 수도 있으니
수리가 다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최종 금액을 송금하라나?
아니 뭐래는 거야 ㅠㅠ ㅎㅎ
그 기사님이 그랬잖아요, 바퀴 덮개 여러 번 갈아봤다고~~
알아서 적정 금액을 불렀겠지, 무슨 무한 책임을 질 작정이셔?
내 차도 기스 났잖아, 과실 비율을 따지자면 그쪽 책임도 있는데 뭔 소리야,
걍 15만원 보내고 끝낼 거야! 그딴 소리 하지 마셔!
딱 이렇게 못을 박고, 밤이 늦어서 바로는 연락을 못하고
다음날, 그러니까 어제 오전에 메시지로 계좌번호를 받아서 15만원을 보냈다.
그렇게 상황종료..
내 차 기스는 잘 문질러 닦으면 지워질 것도 같고,
아니어도 괜찮다. 큰 흠집 아니니 걍 타고 다닐 거다.
비싼 차도 아니고 6년이나 탄 차인데 뭘..
그나저나, 우리 남편 착한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물러 터진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ㅎㅎ
이 험한 세상을 저 사람 믿고 살려면 앞으로도 수시로 손실을 각오해야겠지.
(지금껏 그렇게 살아 옴^^)
에혀.. 당신은 좋겠수, 나보다 세상 때가 덜 묻어서..
그래요, 살던 대로 이렇게 삽시다.
에헤라디여~~~^^
아무튼, 하나님, 이만하길 정말 감사합니다!
2024년, 달항아리는 엊그제의 교훈을 잊지 않고 착하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나보다 더 착한 당신'도 제목으로
잘 어울릴 듯 합니다 ~ㅎㅎ
그 날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든지요?..
첫 글을 보는 순간
눈때문에 난 사고인가하고
미리 추측이되어, 마음이 쫄려서
다음 글을 못 읽겠더라구요 ~
이만한 사고라 얼마나 다행이고,
사람 안다친 게 얼마나 감사하든지요?..
발목골절로 고생 많이했던
달항아리님이라, 눈이 펑펑오니
발목 안다치기만을 조심 빌었는데,
사건은 엉뚱한 곳에서 복병처럼 ~
강교장님의 빠른 판단력으로
현명히 마무리되어 넘 감사하지요 ~
오토바이 기사님도 착한 분이시라
일이 순하게 잘 매듭지어진 듯 합니다.
모진 사람옆에 있으면 벼락맞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모진사람 안만난 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기도로 사시는 가족분들이라
신의 가호가 항상 함께하니까요 ~
선한 옆지기님 주신 주님께
감사 많이 드려야겠어요 ~ㅎ
달항아리님 안 다친게
그저 그저 고맙고 감사했어요 ~
오랜 베스트드라이버인 줄
잘 알지만, 조심 또 조심하깁니다..
(나보다 때가 덜 묻은 당신)과
오래 오래 행복하시고
오래 오래 깨볶으소서 ~~^^♡♡♡
우리 언니에게 톡으로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니,
선하시고 사려 깊은 우리 언니, 그 기사님이 제시한 금액에 조금 더 얹어서 보내라고 조언하셔서
역시 우리 언니 인격자! 제가 또 감탄했어요. ^^
그래도 나는, 백 프로 내 과실 아니고 내 차 피해도 있는데
필요한 만큼 불렀을 그 금액에 더 얹어주면 제가 호구되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래서 달라고 하는 15만원만 보내놓고, 언니 조언하신대로 할 걸, 후회도 됩니다. ^^
우리 하나님께서 이 사고를 통해 하시려는 말씀을 듣고자 귀 기울이며 기도하겠습니다.
늘 돌보시고 이끄시는 우리 주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깨어있으면서 새해를 맞게 하심이 은혜입니다.
운전 더 조심할게요~~ 감사 감사합니다. ^^♡♡♡
선한 삶의 철칙이 울달항아리님 부부 두 분의 일상에서 사알짝 엿보입니다.
울달항아리님 사랑합니다!
느닷없는 사랑 고백.ㅋ
남동생만 둘이 있는 전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면 형제자매처럼 느껴지는 정에 굶주려 있는 사람들 중 1인입니다. ^^~
외동딸 동지
수피님 반가워요~^^
@정 아
울정아님
사랑합니다! ^^♡
에고 수피 언니, 저도 사랑하고 말고요ㅎㅎ
느닷없이 훅~~ 들어온 사랑 고백에 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언니 오빠 여동생 남동생 다~~ 없는 저는
힘들 때 속을 터놓고 이야기 나눌 언니나 여동생이 특히 아쉽더라고요.
우리 따뜻하신 수피 언니,
새해엔 따님도 건강하고 언니도 건강하시고
평강 속에 거하시기를
언니를 사랑하는 제가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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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좋은 남편... 입니다.
그리하여 달항아리님의 모습은 언제나
평화가 가득하지요...
달항아리님 보다 더 착하신 분이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지요??~~ㅎ
ㅎㅎ 제가 무표정할 때는 화난 사람처럼 보여요.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을 때도 밝은 표정 지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평화는 우리 하나님이 주시지요.
형편과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절대적인 평화를 늘 간구하며 삽니다.
늘 저를 따뜻한 눈으로 봐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고맙습니다, 도마 언니^^
우리 부산 사람들은 눈길 운전 경험들이 없어서
몇 해 전에 눈이 한 번 많이 왔는데,도로가 엉망이였어요.ㅎ
눈길 운전 조심 하세요.
그렇다고 들었어요.
눈이 어지간해서는 안 오는 부산,
그러나 너무도 아름답고 모든 것이 풍요로운 도시.
너무 멀어서 자주 못 가도, 몇 년 전 걸었던 이기대 바닷길은 늘 그립습니다.
조요한님도 늘 안전 운전 하시길요. ^^
그만하길 집 앞이라서 저속 운행 ㅎㅎ 하느님 도우사 요즘 항아리님 즐겁게 사시니 아주 보기 좋습니다 말씀 중에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했는데
사람은 기뻐하는 일에 좋은 기가 따라옵니다 이렇게 작은 사고도 삶의 일부분이지요 조심하시고 또 즐거움 찾으시길요~
울운선님
사랑합니다! ^^♡
우리 운선님 댁 경사가 어찌나 기쁘던지,
함께 기뻐해준 삶방 가족 모두에게 좋은 기가 전해졌겠지요.
양구는 전에는 오지였으나 이젠 웰빙의 고장입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 작년에 한 번 가봤는데 저는 참 좋았어요.
운선님이 여기 계셔서 너무 좋고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아드님 보내시고 몸 건강히 마음 편케 잡수시고 좋은 글 자주 올려주세요.
항상 많이 감사드립니다. ^^
@달항아리 낼 출근이라 오늘 보따리 싸서 갔답니다
딸네 가족이 나 외롭다고 매일 온다니 일거리 더 많아 질 거가토 난 좀 쉬고 싶은데
@운선 에고, 얼마나 허전하실까.. 따님 가족이 매일 온다니 다행입니다.
허전하고 외로우셔도 잘 되어서 간 것이니 이 아니 좋을까요. ^^
저도 올 가을에 우리 막내 붙었단 소식 쓸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렵니다.
오늘 밤에 푹 주무시고 개운한 아침 맞으세요.
운선님 부럽습니다!
운선님 응원합니다! ^^
어떤 이유에서든 인명사고 안 나기 다행입니다
서울사람들은 다르네요 눈오는 날 운전은
꿈도 못꿉니다 배달의 민족도 좋은사람이지만
평생교육자이신 교장선생님 인품은 정말 엄지척!!입니다 저도 소소한 일에는 약자에게 베풀고 살고자합니다 배웠어요^^
눈길에서 브레이크 잘 잡는 법은 터득해서 저 다니는 것에는 문제 없는데
어느 차 어느 보행자가 미끄러져서 내 차에 부딪칠지 모르니
눈 오면 방콕이 답입니다.
저날 사고는 도로는 멀쩡했고 제가 그 오토바이를 못 봐서 일어났어요.
우리 남편은 무수한 성격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약자에게 너그러운 장점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강자에게 안 굽히려 들어서 살면서 당한 불이익이 수도 없었어요.
강자가 불의한 경우가 아니어도 가급적 안 굽혀요.
그 옹고집과 오기로 인해 제 가슴은 시커먼 숯이 되었습니더~~ ^^
이젠 늙어서 좀 수그러들기도 했고 퇴직했으니 사회적으로 부대낄 일 없어서 다행이고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빙고! 구봉님의 심리 분석이 맞습니다. ㅎㅎ
우리가 그 오토바이 수리비 내주고 끝낸 것이 잘한 일 맞는데
백프로 내 잘못은 아닌데 왜 그렇게 해야 되나, 그걸 받아들이기가 힘들더라고요.
아마 차량 대 차량 사고였으면 과실 비율을 따졌겠지요.
그런데 그 기사님하고야 어찌.. 그렇게 끝낸 것이 맞아요.
아무튼 그 기사님도 착하셔서 무리한 요구 안하신 것이 다행입니다.
새해엔 정신 차리고 살라는 하나님의 훈계로 받아들이고 요즘 새벽 예배 열심히 나가는 중입니다. ^^
네 장말 다행입니다.
그렇지요? ^^
늘 성실하신 자연이다님 감사합니다. ^^
눈오는날 먼길 다녀오시느랴 ~
몸고생 맘고생 많으셨군요
정말
큰사고 없었기에 감사할 뿐이지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빈방하나 생기시길 바라겠습니다 ^^ㅎ
많이 놀라셨겠네요.
저도 노래 부르는거 좋아하는데
다음에 만나면 노래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