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matrix에 자궁이란 뜻이 있었네. 꼬까옷님 한테 처음 들어 알게된 이 무식함이여. 알켜줘서 고맙. 사실 내가 아는 matrix라는 말은 - 그리고 이 영화에 관련해서도 이런 뜻이 맞는 듯 - 어떤 준거의 틀 (frame of reference). 아니, "준거" 가 아닌 substance 를 포함하는 틀.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성되고, 질서가 형성되는 그런. 그리고 그 틀 속에 들어 가면 좀 처럼 헤어 날 수 없는 그런. 전혀 연관 짓지 않고 한 말인데 그러고 보니,우와, 엄마의 아기집과 바로 통하는 말이네!
여그가 매트릭스라구라?! 말되네.
이왕 말 나온 김에 한번 matrix에 대해서 생각 좀 해보자. 그 영화에서는 일정한 공간 속에 실제와 똑같이 구성된 가상 현실의 matrix를 봤지만, 우리는 실제로 이 세상을 살아 가면서 수 많은 matrix에 갇히게 된다. 다만, 영화 속의 가상 현실과 다른 점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갇히는(?) matrix는 생각과 사고를 종속시키는 논리적으로 구성된 매트릭스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사람들은 집단 생활을 하기 마련이고 집단의 규율과 가치관에 구성원들이 얽혀지기 마련이라는 얘기다.
매트릭스가 영화에만 있는게 아녀.
나는 한국에서 어떤 대 기업 회장을 지근에서 모시며 일한 적이 있다. 지금은 완전 매국노 되어 해외를 떠도는 한심한 신세지만. 그 당시 샐러리맨들에게는 신화적 인물이었다. 어쨋든 그 회사 입사전에는 뭐 그 양반에 대해서 전혀 생각도 해 본적이 없었고 대기업에 대해 약간은 삐딱한 시선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완전히 그의 숭배자가 된 자신을 발견한 것은 입사하고 뭐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였다. 오야붕을 모시며 조직에 충성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남자들이란 얼마나 단순한 동물이던지 대장이 와서 어깨 한번 뚜르려주면 완전 목숨 바쳐 충성하기 마련이다. 얘기인즉슨, 그 조직의 matrix에 나는 완전 중독 갇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한때 월급쟁이들의 우상이었던 이 양반! 아아! 인생의 무상함이여!
현재 인터넷 상에 matrix는 어떤 것이 있을까? 멀리 갈 것이 없다. 바로 지금 내가 놀고 있는 여기 다음 카페도 바로 그런 matrix다. 인터넷 상에서는 matrix에 사람들을 모아 붙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회성과 과시욕인 것 같다. 가장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 모아 크게 성장한 업체가 바로 여기 "다음"이고, 그 성공의 요체가 바로 사람들이 원하는 사회를 구성하도록 하여 그곳에 가두는데 성공한 "카페"인 것이다.
여기도 matrix여!
자, 매번 사람들이 똑같은 ID를 보이면서 글을 써 올리든, 퍼오든 카페를 들린다. 그리고 서로 상대 아이디에 친숙해지고 서로 관계를 맺게 된다. 뭐 사실 여기처럼 댓글을 달든지 꼬리말을 붙이든지 interaction 하는 사람이 정해진 몇명 밖에 없는 카페에서는 좀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어쨋든 서로의 관계가 이뤄지고, 특히 나처럼 글을 올린 사람들은 아침 저녁이 멀다하고 카페를 들여다 보며 내 글에 꼬리말이 몇개나 달렸는지, 누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뭐 토론이 계속될 만한 의견이 올라오면 또 신이 나서 글을 쓰고. 뭐 이렇게 view pointe 라는 matrix 속으로 빠져 드는 것이다. 이런 것이 사람에게는 누구나 있게 마련인 과시욕의 일종이고, 그런 무대를 제공하는 매트릭스는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멍석을 깔아 주면 올라 가고 싶다?
몇 년전 인터넷 기업들 거품이 쫙 빠지면서 주식가가 곤두박질할 때, 어떤 작은 인터넷 클럽에서 사용자들의 분신을 아이콘화한 아바타를 판매하여 월 수십 억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바타 산업은 다른 업체들로 빠르게 확산됐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상세계의 아바타를 예쁘게 꾸미기 위해 돈을 기꺼이 지불한다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사건이었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아바타에다가 얼마 주고 옷입히고 뭐 그러는게 전혀 이해가 안가고 어리둥절하다.
<아바타 몰도 있어라! 앞에 건 4,300원이고 뒤에는 옷 입힐 것 사래여! 허~~~참. 인간들의 그 유치한 과시욕이여!>
매트릭스의 뜻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는데 얘기가 길어졌다. 어쌧든 꼬까옷님, matrix란 그 속에서 가치가 만들어지고 질서가 이뤄지고 사회성이 갖추어지는 그런 틀이라는 뜻이여.
고독한 남자의 매트릭스!
첫댓글 그러구보면 가족이라는 것도 메이트릭스의 한 단위가 될 수 있을것 같네요. 준거의 틀 ..등등 여러가지 요건이 갖추어 있는 최소의 단위? 각 가정마다 나름의 테두리가 정해져 있고 그안에 나름대로의 규율과 기준이 있는......그리고 거기서 빚어지는 갈등과 사랑과~~~
아니 어쩜 이리 글내용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자료사진을 올리셨을꼬? 암튼 빛짱님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쭈악..올라오니 좋슴다. 감사 !
ㅋㅎㅎㅎ 바다님~~역쉬 사위사랑은 장모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