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故人莊(과고인장)
맹호연(孟浩然:689~740)
이름은 호(浩), 자는 호연(浩然)이고, 당나라 양양(襄陽) 사람.
산수경색(山水景色)을 묘사하는 능력이 탁월하였으며,
왕유(王維)와 더불어 왕맹(王孟)으로 불리었다.
저서로는 『맹호연집(孟浩然集)』4권이 있으며, 200 여수의 시가 전한다.
친구는 닭과 기장밥을 마련해 놓고
故人具雞黍 고인구계서
나를 초대하기에 그의 농가에 갔네
邀我至田家 요아지전가
푸른 나무들은 마을 가에 둘러 싸여 있고
綠樹村邊合 녹수촌변합
푸른 산은 성 밖에 비껴 있네
靑山郭外斜 청산곽외사
창문을 여니 채마밭이 마주하고
開軒面場圃 개헌면장포
술잔을 들고 농사일 이야기 하네
把酒話桑麻 파주화상마
중양절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待到重陽日 대도중양일
다시 와서 국화꽃을 보며 또 한잔 하세
還來就菊花 환래취국화
*
하루에도 오만 가지 생각과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는, 살고 죽는 일들이 펼쳐진다.
쉬는 하루, 늦은 낮잠을 깨우는 전화소리
가끔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 전화였다.
일상적인 이야기와
말미에 부모님의 신주를 모셨던 절(寺刹)이 허물어졌다고 한다.
동네에서 제일 높은 곳에
높은 산이 어머님 품같이 감싸고 있는 지형에
아담하고 포근하게 대웅전과 요사채 2동이 있는
암자 같은 작은 절이었다.
스님 한 분과 시봉하는 행자승이 머물던
멀리서 보면 숲에 가리어져
그곳에 절이 있는지 모른다.
가까이 가면 겨우 기와지붕만 보이는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산아래 마을들이 선명하게
“저, 여기 있어요!”
손드는 것 같다
풍광 좋고 묵은 때를 씻어주던 종소리
이제 그 절집도
종소리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노스님이 열반하시고
몇 해, 빈 절로 있다가
아래 마을 땅 주인의 막내딸이
굴삭기를 동원하여 절을 파괴했다고 한다.
엄연히 건축물이 있는데
동의 없이 땅 주인이라고 맘대로 허물수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곳에 모셔두었던 영가들은 어디로 간다 말인가?
양쪽 말을 들어봐야 알겠지만,
그곳에 상주하시던 스님도 안 계시니
영원히 묻힐 일이다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그 집이 절에 대해 약간의 안 좋은 감정이 있다고 한다
종교를 떠나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 일 이후로
그 집안의 형제들이 하나같이
사업에 손을 대면 망해서 시골로 내려왔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마음은 곱게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