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랭킹 10위, 허영호 8단은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허영호 하면 각종 대회의 본선 대진표 어디에나 이름을 내밀고 있을 것만 같은 강자인데, 뚜렷이 어떤 타이틀을 땄다고 기억나는 게 드물다. 실력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는 게 단점인 랭킹10위 허영호다. 허영호 8단 또한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어, 한단계 비약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3월 22일 제6회 한국물가정보배 본선에 오른 허영호는 조그만 돌파구를 하나 찾았다. 또 3월 27일 열리는 제8회 춘란배 한국대표로서 더 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22일 강유택과 어려운 승부를 마친 허영호를 만났다.
-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가? 많은 대회중의 하나일텐데? "후지쓰배 국내선발전에서 이영구 8단에게 반집을 졌었다. 이후 컨디션이 정말 안 좋았다. 게다가 속기전 승률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이번 본선진출은 별거 아닌 거처럼 보여도 내게는 의미가 무척 컸다."
- 컨디션이 나빴는데도 계속 이겼다. 기세를 탄 건가? "이번 예선에선 네 판을 이겼다. 첫판에서 정훈을 이기고 나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내가 나쁜 판이었는데 역전한 거다. 예선 결승에선 강유택을 만났는데 부담되는 상대를 이겼다."
- 허영호는 상위랭커다. 본선에 든 것을 많이 봐왔다. 이 대회 목표도 더 분명할건데? "한번에 떨어지지 않고, 두판이 보장되는 이번 본선(더블 일리미네이션)이 맘에 든다. 아주 괜찮다. 특별히 정해놓은 것은 없지만 결승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요즘엔 어린 친구들이 결승에 잘 오르니까 쉬운 것처럼도 보이지만 내게는 '결승'이란 의미가 크다. 꼭 올라가보고 싶다."
- 올해의 목표는? 춘란배 대표인데? "세계대회와 아시안 게임이다. 이번주 목요일에 춘란배때문에 출국한다. 이렇게 본선에 진출하고 가니까 좀 더 개운하다. 부담없이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춘란배는 한국이 주최하는 대회가 아니라 중국이 주최하는 세계대회다. 이런 외국주최 대회는 처음이다. 그래선지 각오가 평소보다 남다르다. 중국에서 첫 판을 꼭 이기고 그 다음을 바라보겠다는 각오다."
- 허영호 8단은 항상 꾸준한 상위권 기사로 잘 알려져 있다. "한 번에 집중하는게 나에겐 필요하다. 여러군데에서 조금씩 잘 하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프로기사들은 아주 쪼금(!) 알아주지만 팬들은 잘 모른다. 무슨 대회든 4강정도는 가야, 아 저 사람이 누구다' 하고 알 게 되는 건데 그게 잘 없다. 꾸준히 해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확실한 성적을 올리는게 나의 목표다. "
- 아시안게임은? "물론 나가고 싶다. 아시안게임에 한국대표로 참가하는 것이야 말로 올해의 목표다. 선발이 어떤 방식이든 열심히 참가할 거다."
- 허 8단은 25살?(86년생) 아직 어린 나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맞다. 좀 쑥스럽지만 나보다 더 어린 기사들이 너무 잘 두니까, 내 나이 이상이면 벌써 중견기사처럼 보인다. 승부에서 그리 어린 나이는 아니다. 내 나이의 위쪽과 아랫쪽에 모두 정상급 기사들이 있다. 우리도 눈에 띄는 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승부에 임하고 있다. "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http://www.kpi.or.kr)는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70년 창립했으며 이후 국내 물가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공하는 경제전문영역을 확보하고 발전시켜왔다.
한국물가정보배는 2005년 창설해 2010년에 6기를 맞게 됐다. 제6기 한국물가정보배의 우승상금은 3천만원, 제한시간 10분, 제한시간 40초 3회로 진행된다. 바둑TV는 본선이상의 대국을 생중계로 방송하며 사이버오로,파란바둑,야후바둑을 통해 인터넷 중계된다. 우승상금은 3천만원.
○●..본선시드명단 본선 시드 : 김지석, 이창호, 박영훈, 안형준 후원사 추천 : 원성진, 박지은
○●..예선결승대진 목진석 - 박정환 : 박정환(19일 대국) 승 강동윤 - 홍성지 : 강동윤(20일 대국) 승 유창혁 - 이영구 : 22일 10시반 인터넷중계 - 유창혁 승 이세돌 - 윤준상 : 22일 13시반 인터넷중계 - 이세돌 승 허영호 - 강유택 : 허영호 승 이원도 - 박정근 : 박정근 승 홍민표 - 김주호 : 홍민표 승 이현호 - 김승재 : 김승재 승 안달훈 - 김강근 : 김강근 승 최철한 - 상대미정 : 24일 이후
[취재 : 최병준, 박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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