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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어리 잔소리꾼 '함만순' 할머니 | ||
105동 401호에 사는 함만순(80`여`사진)씨는 ‘왕초 할머니’라는 말이 내심 싫지만은 않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잔소리꾼’. 함 할머니는 “같은 아파트에 사니까 모두 가족 같아 자꾸 꾸중도 하고 타이르기도 한다”라고 토로했다. 주민들도 함 할머니의 애정 어린 잔소리가 좋은지 잘 따른단다. 함 할머니의 잔소리는 아이나 어른 할 것 없다. 같은 라인에 사는 아이들이 오고가며 혹 인사라도 안 하면 불러놓고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일은 물론이고 심심찮게 젊은 주민들에게도 한마디씩 한다. “처음에 젊은 사람들이 멀쩡한 반찬이나 남은 음식들을 마구 쓰레기통에 버리더라고요. 기왕 안 먹을 거면 보관해두었다 경로당 노인들에게 갖다 주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그래서 반상회에 갈 때마다 자주 꾸짖어요.” 자녀를 하나만 기르고 있는 젊은 부부에게도 함 할머니는 “하나 낳으나 둘 낳으나 똑같다”라며 더 낳으라고 부추긴다. 그래서인지 같은 라인에 사는 몇몇 주부들은 그녀만 보면 “호랑이 할매 지나간다”라며 무서워하기도 한단다. 함 할머니는 지난해 초까지 4년 동안 노인회 회장을 맡았다. 당시 매일 점심을 손수 지어 아파트 노인들에게 대접하는가 하면 노인정 청소도 일과인 냥 했다. 그녀는 “사실 힘이 들었지만 그냥 봉사 정신으로 버텼다”고 했다. 단지 내 땅바닥에 떨어진 휴지나 빈 병도 그녀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이런 부지럼 덕분에 노인회 회장직을 그만둔 지금도 주민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함 할머니는 “관리소를 한번씩 가면 아직 회장님 왔다며 깍듯이 인사를 한다”라고 흐뭇해한다. “한번씩 반상회 가면 주민들이 ‘내 덕분에 든든하다’라는 말을 자주 해요.” 아파트엔 또 다른 ‘왕초 할머니’가 산다. 주인공은 104동 405호에 거주하는 이말자(64`여)씨. 아직 할머니라 하기는 젊은 나이지만 이씨의 활약상은 함 할머니 못지 않다. 초대 부녀회 회장을 맡으면서 아파트 체계를 잡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특히 경비원들에겐 ‘군기 반장’으로 통한다. “예전에 슈퍼마켓을 가다 한 경비원이 술을 사가는 걸 봤어요. 그 경비원에게 ‘술을 먹지 말라’라며 꾸짖었죠. 그 뒤부터 경비원들이 조심하더라고요.” 이씨는 부녀 회장 맡을 당시에는 집에서 밥 먹는 일 이외에는 계속 부녀회 활동에 전념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이런 이씨의 노력 덕분에 지금은 청소부나 경비원들의 질서가 확실히 잡히고 주민들과 관리실과의 의사소통도 잘 이루어진단다. “좋은 경험한 거죠. 결혼하면서 줄곧 가정만 지켜 사회 생활을 몰랐는데 부녀 회장하면서 그런 경험을 몸소 느꼈어요.” ◆5년째 이어온 반상회 전통 우방미진하이츠에서는 반상회가 5년째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입주자대표회나 부녀회가 있긴 하지만 반상회는 아직 이곳 주민들의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 반상회는 각 라인별로 2달에 한번 꼴로 열린다. 아파트의 여러 불편 사항을 서로 상의하는 자리이지만 이곳 반상회는 이웃들끼리 친목을 쌓는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게 주민들의 목소리다. 106동 3호와 5호 라인의 반장을 맡고 있는 전정화(39`여)씨는 “매번 주민들의 집을 방문해 반상회가 열린다. 아파트에 같이 살면서도 얼굴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모임을 통해 얼굴도 익히고 서로 정도 나눈다”라고 밝혔다. 반상회라 하지만 분위기는 그냥 이웃에 놀러 온 것 같이 화기애애하다고. 회비를 차곡차곡 모아 연말이나 명절 때는 회식이나 나들이 가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유광(42) 입주자대표 총무는 “우리네 반상회에 불참한 입주민에게 벌금을 받아 모은 돈은 명절 때 경비원들 보너스나 주민들 상품권으로 활용한다”라고 했다. 이 총무는 “이런 모임을 통해 공동체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조금씩 서로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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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전 우방미진 부녀회 회장님의노력으로 화단을 새롭게단장 하였습니다. (200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