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에서 의료보조기 제조 중소기업 '창생사'를 운영하는 변경삼 대표는 1914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95세다.
변옹(翁)은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집 주변 야산을 4Km정도 속보로 걸은 뒤 7시 30분까지 회사로 출근한다
그가 맨 먼저 하는 일은 120평 공장을 물걸레질로 청소하는 일이다. 밑에 직원을 8명 두고 있지만 그와 직원 사이에 일의 구분은 거의 없다.
자재관리도 그의 몫이고 급하면 박스를 나르기도 한다.
변옹은 "혼자서 2~3명 몫은 한다. 그렇게 안 하면 사람을 돈주고 써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 한다. 그의 퇴근시간은 밤 9시 30분. 회사 설립 후 30여 년째 이어오는 생활이다.
백세 노인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흔 다섯은 여전히 드문 나이다. 그 나이에 현장반장처럼 작업장을 누비는 노인이 변경삼 옹이다.
창생사 사무실을 찾았더니 자그마한 체구에 안색이 밝고 눈썹이 희끗한 노인이 기자를 맞았다. 아무리 봐도 90대 같지는 않고 70대 노인 같았다.
그러나 변옹과 대화가 진행될수록 "도대체 이 노인의 '생체나이'는 몇 살인가" 하는 의문이 깊어만 갔다.
84세에 31세 연하의 여성과 재혼할 만큼 그는 정력적이다
'설마' 하는 기자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변옹은 "아주 활력적인 부부생활을 즐기고 있다" 고 말했다.
변옹의 키는 151cm, 몸무게는 48kg이다. 원래 160cm가 넘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키가 줄었다.
이 작은 구순 노인의 노익장은 어디에서 발원하는 것일까.
변옹은 "위로 형 세 명이 있었는데 팔순을 넘긴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아 장수 집안은 아니다" 고 했다,
그의 섭생이라고 해 봐야 특별한 것이 없다. 보약 같은 건 입에 대본 적이없고 특별히 잘 먹으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1500원짜리 김밥과 야쿠르트로 아침을 때우고 점심, 저녁 모두 직원들과 인근 식당에서 시켜 먹는다.
다만 배부르지 않게 먹는 소식(小食), 매일 아침 4km 이상 속보로 걷기는 그가 오래전부터 실천해오고 있는 생활습관이다. 담배와 술은 오래 전에 끊었다.
6*25 직후 출판사업으로 '을지로 지가를 올렸다' 는 소리를 들을 만큼 많은 돈을 벌었던 변옹은 쉰 언저리에 사업에 크게 실패했다.
양담배를 하루에 3, 4갑, 조니워커 양주를 2병씩 비우는 생활을 거듭하다 꽝하고 쓰러져 사경을 해맸다. 의식을 회복한 그날 이후 변옹은 술과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
변옹은 건강 장수의 비결을 "계속 움직이는 것"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했다.
그는 95년을 살아오면서 단 한변도 은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말하자면 '평생 현역' 이다.
변옹은 "육체는 살아 생전에 실것 부려 먹어야 한다. '정지'는 죽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좀 과로한다 싶을 만큼 일한다" 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