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쓱 갈아탔어요"..35만명이 쿠팡앱 지웠다
신미진 입력 2021. 07. 05. 21:51 댓글 152개
"쿠팡 탈퇴" 이용자수도 7% 하락
신뢰 회복 사활..경쟁사 '예의주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이충우 기자]
최근 쿠팡의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물류센터 화재로 촉발된 불매운동 여파로 풀이된다.
반면 경쟁사 마켓컬리와 쓱닷컴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쿠팡 불매운동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마켓컬리 쓱 등 반사이익
5일 앱 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 앱을 설치한 총 모바일 기기(안드로이드+iOS)수는 2623만8808대로 전월(2658만9389대)보다 1.3%(35만대) 감소했다. 쿠팡 앱을 설치한 모바일 기기는 올해 3월 2624만대를 기록한데 이어 4월(2628만대), 5월(2659만대)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덕평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6월에 역신장했다.
앱이 설치된 모바일 기기수가 감소한건 주력 이커머스 업체 중 쿠팡이 유일하다. 지난달 롯데ON을 설치한 기기수는 350만대로 전월(336만대)대비 4% 늘었다. 마켓컬리도 495만대에서 498만대로 3만대 가량 증가했다.
이용자 수 희비는 더 크게 엇갈렸다. 지난달 3주차(6월 18~24일) 쿠팡앱의 하루 평균 사용자수(DAU)는 830만명으로 직전주(6월 11~17일) 894만명보다 7% 감소했다. 일주일만에 64만명의 이용자가 증발한 셈이다. 반대로 같은 기간 마켓컬리는 36만명에서 38만명(5%)으로 증가했다. 쓱닷컴의 경우 지난달 21일 하루 이용자수가 36만여명으로 6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20일 오전 폭격을 맞은 듯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온라인 #쿠팡탈퇴 이어지나
이커머스업계는 쿠팡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7일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큰 인명피해 없이 불은 엿새만에 꺼졌지만 진압 과정에서 소방관 1명이 순직했다. 이후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오작동하는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쿠팡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여기에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국내 법인 등기이사에서 사임한다는 소식이 겹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았다. 쿠팡 측은 "김범석 의장이 사임한 건 올해 5월 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전반적인 노동 환경에 대한 지적으로 번지며 화력이 세졌다. 트위터에 따르면 현재 해시태그(#)로 '쿠팡탈퇴'를 붙여 업로드한 글은 누적 3만여건에 달한다.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쿠팡 배송 차들이 세워져 있다. [한주형기자]
◆ 업계 판도 영향 주나
다만 쓱닷컴과 마켓컬리, 롯데ON은 쿠팡 화재사고 직후 매출에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에 로열티가 높은 고객보다 많은 업체를 두루 사용하는 고객이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어 매출이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쿠팡으로부터 유입된 신규 고객을 어떻게 락인(Lock in)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기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18%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롯데ON(4%), 쓱닷컴(3%) 수준이다. 최근 쓱닷컴을 운영하는 이마트는 3조4000억원을 투자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 쿠팡은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순직 소방관 유족을 지원하고, 화재 현장 주민들의 피해회복을 돕겠다고 밝히는 등 신뢰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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