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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위기 후폭풍에 치솟는 독일 부동산 |
Cover Story 부동산 거품 쓰나미 다시 덮치나- ① 폭등하는 독일 임대료 |
유로위기의 후폭풍이 독일을 덮치고 있다. 남유럽 등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안전지대인 독일 부동산으로 몰려들면서 집값과 집세가 급등하고 있다. 그 덕분에 10여 년 동안 집 걱정 없이 살던 서민과 중산층이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경제위기로 풀린 자금이 부동산 거품을 만들고, 이 거품이 경제대국 독일의 안정된 사회 시스템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것이다. 홍콩·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도 '핫머니'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한 이후 아시아 통화 강세와 자산가치 상승을 예상한 핫머니가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집값은 지난해 이미 20% 이상 올랐다. 필리핀도 페소화 강세 덕분에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중국도 경기 바닥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투자 자금이 다시 입질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_편집자
유례없는 저금리와 남유럽 자금 유입으로 집세 폭등… 무리한 에너지 정책도 한몫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이 유례없는 주택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위기로 인한 저금리와 남유럽 자금의 유입으로 집세가 치솟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의 무리한 에너지 전환 정책이 불을 붙였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리모델링을 한 집 주인들이 집세를 크게 올리고 있는 까닭이다. 총선을 앞둔 독일 정치권은 서로 주택 문제 해결을 외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호란트 크나우프 Horand Knaup, 알렉산더 노이바허 Alexander Neubacher,
안카트린 네치크 Ann-Kathrin Nezik <슈피겔> 기자
비행기에서 내리는 베를린의 부동산업자 야코포 민가치니의 고객들은 관광과 사업의 결합을 즐긴다. 민가치니의 직원들은 이탈리아의 밀라노나 피렌체에서 온 고객들에게 일단 베를린의 명소를 구경시킨 뒤 그들을 그리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베를린 중심부와 가까이 위치한 베딩 지역으로 데리고 갔다.
매물 관람 일정은 빡빡하게 짜여 있다. 구매 의사가 충만한 이 고객들에게 민가치니의 직원들은 하루에 5채까지 집을 보여줄 때도 있다. 거래는 이탈리아어로 이뤄진다. 민가치니의 부동산 회사가 지난해 중개한 1200여 채의 집 중에서 150채는 자신들이 저축한 돈을 유럽 경제위기에서 안전한 독일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이탈리아인들이 사들였다. "그들은 평방미터당 5유로에 세를 내준 집을 다른 세입자에게 다시 세를 놓을 경우 훨씬 많은 집세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민가치니는 말했다.
유로화 위기 속에서 이탈리아의 중산층들이 찾아낸 자구책이 지금 독일의 수도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베를린의 주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서부 베를린은 2007년 이후 임대료가 20%가량 폭등했다. 이런 현상은 도시의 부동산 붐 중심지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번화가가 아닌 외곽 지역에서조차 서민들이 집세를 낼 수 없을 지경이다. 지금 함부르크·뮌헨·베를린·프랑크푸르트·뒤셀도르프·쾰른 같은 대도시에서 새로 집을 구하는 사람은 그가 지금까지 살았던 집과 비슷한 크기와 수준의 집을 얻으려면 집세를 최소한 25% 더 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직장이나 학업 문제로 다른 도시로 이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유동성?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자녀 소망? 점점 힘들어진다. 독일세입자협회는 현재 전국적으로 약 25만 채의 주택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최근 발표한 주택 경제 보고서에서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도시와 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집세 쇼크'와의 싸움이 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떤 정당도 총선이 있는 올해 집을 찾아헤매는 이들의 걱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세입자기 때문이다. 다행히 자기 집을 가진 사람들도 가족이나 친지를 통해 뻔뻔스러운 중개인과 낡은 시설에 비해 너무 비싼 집세를 요구하는 임대인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
페터 람자워 건설교통도시계획부 장관(왼쪽 사진 왼쪽)이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해 숙박용 여객선을 도시에 정박시키겠다는 선거 공약을 발표했으나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집세가 크게 오르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강가의 고급 콘도미니엄들. DIETMAR GILJOHANN CC BY SA
다른 도시 이사하려면 집세 25% 더 내야
여당과 야당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쟁적으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연방 건설교통도시계획부 장관 페터 람자워(기독사회연합·CSU)는 지난 몇 년간 신축하지 않은 공공 학생 기숙사의 대안으로 대학 도시에 숙박용 여객선을 정박시킨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사회민주당(SPD)의 총리 후보자 페어 슈타인브뤼크는 '주택과 도시 개발을 위한 국가 실천 계획'을 발표하고 공공 임대주택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중개인 수수료를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이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토지 소유자에 친화적인 자유민주당(FDP)조차 성탄 휴가 직전 의회에서 과도한 집세 상승을 방지하는 법에 찬성했다.
각 정당은 유권자들에게 닥쳐온 위험을 알아채고 그에 대비했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갑자기 자신의 심장이 세입자를 위해 뛰고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은 사실 많은 부분 위선에 불과하다. 정치인들이야말로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에 상당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시장 가격 상승의 주범은 모든 측면에서 바로 국가다.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낮췄기 때문에 건축 비용은 그 어느 때보다 저렴하다. 동시에 남유럽의 도피 자산이 독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고, 독일의 세입자들에게 그들도 유로화 위기로 인해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쓰디쓴 진실을 알려준다.
다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너무 적은 토지 공급과 느린 사무 처리로 토지 가격과 개발 비용을 상승시킨다. 그리고 대부분의 연방주에서 공공주택 건설 정책은 축소된 반면 부동산 양도세는 올랐다. 예를 들어 바덴뷔르템베르크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최근 3.5%에서 5%로 양도세가 올랐다.
하지만 주거 비용을 상승시키는 일차적 원인은 연방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연방정부는 열펌프, 지열 시스템, 3중 단열창 설치를 장려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소유자가 월세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임대 계약을 새로 맺을 때만 월세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세입자가 있을 때는 3년에 최대 20%까지 월세를 올릴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을 놀이기 위해 리모델링했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이 경우는 임대인이 월세를 올리는 것에 대한 국가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좋은 목적으로 주택이 수리됐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주는 집수리 비용을 연간 11%까지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자신이 소유한 임대 건물에 2만유로의 비용을 들여 단열 공사를 한 경우 한 달 월세를 최대 183유로까지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임차인이 내야 하는 난방비를 계산해보면 절약되는 금액은 많지 않다. 이에 더해 연방정부는 집수리가 기후보호 명목으로 이뤄질 경우 세입자는 몇개월에 걸쳐 발생하는 수리로 인한 소음에 대해서도 항의할 수 없도록 최근 발표한 임대법 수정안에 다시 한번 명시했다.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체감한 사람이 슈투트가르트에 살고 있는 은퇴한 노부인 우르줄라 팔크다. 그녀는 30년 동안 할슐라크에 있는 8층짜리 정사각형 콘크리트 건물에서 살았다. 그녀의 자녀들과 손주들이 이곳에서 자랐다.
집세 상승 부추기는 에너지 전환 정책
최근 이 지역 집들에 열 보호를 위한 외부 마감 공사가 이뤄졌다. 최신 에너지 표준에 적합한 플라스틱 창문으로 교체하는 것인데 이 공사가 세입자들에게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임대인인 슈투트가르트 주택 및 도시 건설 회사가 수리 비용을 월세에 반영하려 하기 때문이다. 다른 120명의 임차인들과 마찬가지로 팔크 부인은 얼마 전 임대인의 편지를 받았다. 수리 뒤 월세를 475유로에서 770유로로 60% 이상 올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월세 상승폭을 낮추겠다고 주택회사가 한발 물러섰지만 월세 상승폭이 40%만 된다 하더라도 그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손주들이 도와주거나 아니면 이 집에서 나가 그녀가 낼 수 있는 금액에 맞춰 새로 집을 구해야 한다. 물론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슈투트가르트의 신규 임대 계약 월세는 지난 5년간 약 20% 상승했다.
오래된 건물을 최신 에너지 공학의 기준에 맞게 수리하는 일은 대부분 베를린 공항이나 엘브필하모니 같은 실패한 공공 건설 사례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비용이 든다. 최근 연방 환경청이 이를 제대로 경험했다. 연방 환경청은 엄격한 환경 및 에너지 절약 표준에 맞춰 건설된 데사우의 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 기존 난방장치 대신 지열교환기를 설치하고, 여름에는 에어컨 대신 태양열로 작동하는 냉방 기구가 더위를 식힐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적용하고 유지·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에 따라 건물 관리비가 다른 연방 관청 건물보다 50%가량 더 든다고 최근 연방 감사원은 지적했다. 국가기관에 드는 비용은 납세자들에게 부담시키면 되지만 보통의 세입자들은 일방적으로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빠르게 추진할수록 주거 비용도 가파르게 상승한다.
주거 비용 상승의 원인은 새로운 환경 정책뿐만이 아니다. 바덴뷔르템베르크의 사회당-녹색당 연합 지방정부는 지난해 12월 초 지역 건설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전거 주차장 수요가 증가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지역에도 앞으로 더 많은 자전거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건축 규제의 범위는 점점 더 확대되지만 연방주들이 공공주택에 투자하는 예산은 줄어들고 있다. 2006년부터 주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공공주택 건설을 책임지고 있다. 연방정부는 매년 5억유로의 보조금을 교부하지만 그 사용처에 대해 간섭해서는 안 된다. 보조금을 받은 지자체들은 지난 수년간 공공주택 건설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 다른 목적으로 이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베를린은 매년 3200만유로의 보조금을 받지만 그 돈으로 저렴한 공공주택을 신축하는 대신 일차적으로 과거의 부채를 갚았다. 결국 독일의 공공주택 수는 지난 10년간 약 260만 채에서 160만 채로 줄어들었다. 그와 동시에 지자체 주택건설조합은 친환경 리모델링으로 세입자들에게 월세 증가를 강요하는 데는 아주 열심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서민용 공공주택
정계는 너무 오랫동안 주택 부족 문제가 이미 해결된 과거의 문제라고 믿었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인구는 더 늘지 않는 상황에서 '왜 주거 공간 부족 문제를 생각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히려 비어 있는 낡은 아파트 건물과 버려진 마을을 철거하는 일이 더 필요해 보였다. 실제로 소수의 부동산 붐 지역을 제외하면 오랜 기간 독일의 임대료는 다른 생활 비용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독일의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대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수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게다가 1인 가구가 증가해 가구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집과 직장이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2주택이 필요한 경우도 많고, 사람들은 이사할 때마다 더 큰 집을 원한다. 오늘날 독일의 일반 시민들에게 필요한 평균 생활 공간은 43m²인데 이는 20년 전보다 8m² 증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지자체는 이런 상황에 너무 느리게 반응하고 있다. 과거 건설부의 과장이었고 현재 부동산 컨설팅 연구소 엠프리카의 대표이사인 울리히 파이퍼는 "지자체장들이 건축 부지를 끌어안은 채 과도하게 비싼 가격으로 투자자들에게 내놓는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주택 건설 허가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1995년에 63만9천여 건이던 허가 건수가 마지막으로 조사된 연도인 2011년에는 22만8천여 건으로 줄었다. 파이퍼는 여기에 더해 지자체가 불필요하고 많은 비용이 드는 조건을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집세 상승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독일 연방의원들이 올가을 재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주택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의원들이 올해 예산안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AP |
하지만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 문제를 담당하는 연방 건설부 장관 페터 람자워의 숙박용 여객선과 학생 기숙사 발안은 정치권이 아무런 대책을 찾지 못한다는 증거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보다 더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한 것은 '국가가 집세 상승률을 제한하라'는 지자체 의원들과 세입자 대표들의 제안이다. 그런 극단적인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발생하는 리스크와 부작용이 이미 병든 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독일 세입자협회는 새로운 임대 계약에서 월세를 주변 시세에 비해 최대 10%까지만 올릴 수 있게 법으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견은 일단 크게 반대할 만한 부분이 없다. 주택 수요가 저리 대출과 남유럽의 도피 자산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증가한 지금 같은 시기에는 국가가 부동산 거품이 생성되지 않게 방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이런 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하느냐다. 세입자협회가 요구하는 대로 정부가 전국적으로 가격 상승률의 한계를 정하면 투자자들은 실제로 주택이 필요한 서민 지역에 대한 투자를 기피할 것이다. 만일 부동산 붐 지역만 상승률을 제한한다면 정부가 어떤 도시의 집세 상승률이 너무 높고 어떤 도시의 집세 상승률이 아직 적절한 수준인지 판단해야 한다. 지난 경험에 비춰보면 이런 평가를 정부기관이 정확히 내린 경우는 드물었다.
일명 호화 리모델링을 금지하는 베를린 판코프 지역의 정부 계획 역시 효과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1월부터 이 지역에서는 욕실을 2개 만들거나 바닥 난방을 설치하는 것이 금지됐다. 당국은 이 조치로 임대업자들이 리모델링 뒤 집세를 많이 올려 받는 것을 방지하려 한다.
발의의 의도는 나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정말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의심한다. 자녀가 여럿 있는 가정은 2개의 욕실을 그리 호화로운 사치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반면 투기꾼들은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에 백금으로 도금된 설비를 설치해 값을 올릴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은 토지소유자협회의 임원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대부분 효용성이 없다고 여긴다.
부동산 투기 막고 주택 공급 늘려야
1960∼70년대 스타일의 공공 임대주택 건설을 재개하자는 페어 슈타인브뤼크의 제안에 동의하는 도시 개발자 역시 많지 않다. 이들은 당시 정부가 건설한 임대주택이 복지급여 수령자들의 밀집 지역(빈민가)으로 전락한 사실을 잘 기억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과거 방식의 공공주택 건설은 SPD의 선거 캠페인 프로그램에 더 이상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계획은 전 건설교통부 장관 아힘 그로스만이 당총재 지그마어 가브리엘의 지시로 소수의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것이다. 대도시 재개발 구역에서 고급주택과 공공주택을 섞어서 짓는 소셜 믹스를 강화하고 서민들로 구성된 주택조합에 혜택을 주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한 SPD는 개인의 주택 건축 지원 조건을 완화하고, 주거 공간을 휴가용 콘도나 사무실로 변경하는 것을 강하게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조치로 주택 몇 채를 더 건설할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강제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서는 이 비상사태를 야기한 정치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집세 상승을 막으려면 연방주와 지자체가 다시 더 많은 예산을 주택 건설에 투자하고, 건설 규정을 단순화하고, 주거 면적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함부르크 시장 올라프 숄츠는 "수량이 결정적인 요소다. 다른 만병통치약을 믿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 외에 에너지 전환 목표를 경제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한계에 맞춰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건축주나 세입자들 대부분이 생각하지도 않은 전체 수리를 하는 대신 창문과 출입문에 단열 공사를 한다면 훨씬 환경에 이로울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부동산 투기 방지다. 전문가들은 이미 상당수의 독일 대도시가 부동산 투기 붐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본다. 이는 정치권이 유로화 위기를 끝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과제다. 그때까지는 베를린의 부동산업자와 그들의 남유럽 출신 고객들이 즐겁게도 집세가 계속 오를 것이다.
ⓒ Der Spiegel 2013년 1호 Ein Herz für Mieter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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